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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르르르릉’

이른 아침, 덴지는 세상만사 피곤한 얼굴로 부스스 눈을뜨며,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알람을 눌러 종료한다.

늘 그렇듯, 덴지는 조용히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자 벽지에는 나유타의 그림과, 여름방학때 찍었던 갖가지 사진들이 벽면 한쪽에 붙어있고, 책상 옆과 장식장 한 구석에는 책들과 인형이 조용히 앉아있다.

새벽 여섯시.

아직 하늘의 검푸른색이 걷히지 않고 옅게 남아있을 무렵, 해와 달은 교대를 준비하며 그대로 여명을 맞이하고 있다.

“일어나... 야.. 나유타... 일어나”

침까지 흘리며 개와 고양이와 함께 뒤엉겨 천진난만하게 덴지의 품에 안겨 자고있는 나유타 역시, 몸은 인형처럼 그대로 멈춘 채, 눈꺼풀을 열며 동심원의 노란색 눈을 보인다.

“덴지, 좋은아침”

아직 잠을 덜깼는지 목소리는 탁하고, 뜨다 만 눈이 덴지의 시야에 맺힌다.

그 모습을 보고 말 없이 웃은 채 일어나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자 창문을 열고, 토스트를 굽고, 머리를 감는다.

나유타는 상체만 얼추 세운 채, 냐코를 부드럽게 쓰다듬자 골골거리며 배를 뒤집는다.

“자 자, 냐코는 아직 좀 더 자야해. 나유타는 착한아이니까, 어서 씻고 준비해야지”

나유타의 팔을 감싸 잠옷 차림 그대로 일으켜 세워 세면대로 데려가는 덴지.

동시에 부지런히 비어있는 그릇들에 각각 물과 사료들을 채워주고, 베란다에 있는 상당한 양의 냄새나는 배설물도 쓰레기 봉투에 담는다.

몹시도 귀찮은 일이지만 그런 덴지의 노고를 알아주는 걸까, 열린 창문사이로 상쾌한 가을바람이 평온을 유지시켜준다.

“덴지, 머리말려줘”

이윽고, 나유타가 나와 평소와 같이 머리를 말려달라고 칭얼댄다.

“네 네 갑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몹시도 힘들다고 누군가 그랬던가, 손이 가는게 이만저만 아니지만, 그래도 묵묵히 드라이기와 빗을 들어 어느덧 허리춤 근방까지 자란 나유타의 머리를 말려주고 빗어준다.

옷을 입히고, 롤러로 묻은 밤새 묻은 털을 제거하고, 다소곳이 한 구석에 놓여있는 둘의 책가방을 챙기며 문을 나서는 두 사람.

가을의 아침햇살을 여유롭게 쬐며, 둘은 닮아가는지 느긋하게 하품도 하고, 나유타의 머리위를 졸졸 쫓아오며 날아다니는 새들의 울음소리도 만끽한다.

하늘을 가리키며, 자그마한 새들이 만화 연출처럼 자신의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도는게 신기했는지 흉내내는 나유타.

“짹짹”

그런 나유타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덴지.

그리고 조심스런 덴지에게 나즈막히 말하는 나유타.

“덴지, 안아줘”

그렇게, 평소와 같은 반복되는 등교길의 교차로에 다다르자 덴지는 나유타를 한껏 안아준다.

“오늘도 잘 다녀오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친구들이랑도 잘 지내야해. 오늘 저녁은 뭐 먹을지 고민도 해보고. 이건 숙제야.”

“응. 집에서 보자.”

교차로에서 인사하며 갈라지는 두 사람.

집으로 부터 멀지 않은곳에 있는 나유타의 학교지만, 점점 멀어지는 뒷모습이 사라질때까지 덴지는 우두커니 서서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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