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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전, 음악을 틀어주세요



 밝은 베이지색의 옷자락이 바람을 타고 살랑살랑 흔들린다.

가을을 맞아 덴지와 아사가 골라준 새 옷은 나유타의 마음에 쏙 들었는지, 울긋불긋한 주위 배경에 녹아들어 그 맵시를 제법 뽐내고 있었다.

모두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칭찬하는 듯이, 하늘거리는 단풍들과 그 밑에 카펫처럼 펼쳐진 노란색의은행잎들, 그리고 붉은색 잠자리들과 길가에 솟아있는 강아지 풀들이 이리저리 고개를 기울고 춤을 춘다.

학교 가는 길,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 나유타 또래의 아이들이 각자 무리를 지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 자동차의 배기음이 한데 어우러져 귀를 즐겁게 한다.

나유타는 몸통만한 란도셀을 어깨에 메고 청량감 있는 깊은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성큼 성큼 앞으로 걸어 나아간다.

“나유타..!”

한참을 걸었을까, 어렴풋이 들리는 자신의 이름에 돌아보는 소녀.

그곳에는 안경을 쓰고 머리를 곱게 땋은, 나풀거리는 하늘색의 긴 팔 티셔츠를 입은 한 소녀가 그녀를 향해 빠르게 걸어오고 있었다.

안경의 소녀가 나유타의 옆에 당도했을때, 비로소 무표정의 친절한 인사를 건네는 나유타.

”안녕, 쿠리코“

쿠리코라는 이름의 소녀에게 세상을 보던 그 눈빛을 그대로 옮기는 나유타는 살갑다면 살갑게, 그녀 나름대로 따스하다면 따스하게 느껴지는 표정을 최대한 지어보도록 노력했다.

처음, 학교에 입학식이 열리고 배정받은 반에 옆자리에 앉은 소심한 그녀는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 덴지 이외의 사람이였다.

과거 첫학기, 첫교시 쉬는시간, 낡은 책걸상에 앉아 엄마와 떨어져 울먹울먹거렸던 쿠리코에게 선뜻 포옹을 해주었던 나유타.

당황했던 쿠리코였고, 새파랗게 질려 긴장한 나머지 나유타를 밀어내려 했지만, 이윽고 나유타의 한마디에 사르르 녹는듯이 풀어져버렸다.

”안아주면 따듯해. 나는 이게 좋아.“

눈물을 닦으며 퉁퉁 벌겋게 부어버린 눈으로 나유타를 쳐다보던 그 순간이, 소녀들의 첫 만남이였던 순간이였다.

”나유타, 체인소맨 뉴스 보고있어...? 엄청 멋있더라..! 멋지게 나타나서 악마들을 혼내주는 그 모습이란... 나중에 결혼해 달라고 할거야..!”

어린아이의 꿈이란, 비현실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순수하고 재밌어서 어른의 시선에선 귀엽고 웃음이 나올 뿐이다.

”체인소맨은 여자친구 있어.“

무덤덤하게 답변하는 나유타.

”거짓말..! 나유타는 거짓말쟁이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게 사실이여도...상관없어.”

스테인드 글라스같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꿈에 금이가는 것 같아 뾰루퉁해진 쿠리코, 무표정의 노란빛 눈으로 순수하게 그녀를 바라보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나유타의 모습이 대비된다.

“거짓말 안한다. 사실이야.”

다시한번 묵직하게 날아오는 그녀의 화살이지만, 그래도 여느 어린아이들이 그렇듯이, 단짝친구의 사소한 말장난에도 쉽게 토라지며 쉽게 풀리기도 한다.

쿠리코는 나유타의 새 옷을 칭찬하기도 하고, 숙제와 수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친구들의 뒷담아닌 뒷담화를 하며 어느덧 둘은 신발장에 도착해 실내화로 갈아신는다.

이후, 계단을 올라 입학식때 지났던, 햇살을 가득 머금은 창문이 가득한 복도를 지나, 낡은 나무바닥을 삐걱거리며 어느덧 둘은 교실에 도착한다.

교실에 들어가 나란히 창가 근처의 책상에 앉는 두 짝꿍.

하나 둘,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오기 시작하며 선생님이 들어오기 전까지 수업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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