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건들을 지나치며,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게 눈에 띈다.
광활한 들판처럼 넓은 책상 위, 달력의 찢긴 자국들과 여태 결재하는데 사용한 낡고 부러진 도장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보고서들은 안중에도 들어오지 않은 채, 잉여로운 생각만이 머릿속을 휘저으며, 노란머리의 사나운 들개는 나의 마음속 평온을 하나 둘 무너뜨린다.
“계획이... 차분히 잘 진행되고 있으려나...”
어느덧 혼잣말이 늘어난 내 모습을 보면, 그토록 냉정하고 단단했던 지배의 악마는 어딜갔는지, 이런저런 감정에 휘둘리는 모습이 거울에 비칠때 마다, 혐오감과 자괴감, 한편으로는 애정이 싹트기도 한다.
나는 그를 위해 일을 주었다.
나는 그를 위해 가족을 주었다.
나는 그를 위해 돈을 주었다.
나는 그를 위해...
생각을 그만 두자... 나는 그저, 들개가 잡아먹은 사랑스런 그이를 꺼내 로맨스를 만끽하고 싶을 뿐이다.
소년은 철저하게 그런 친절한 나에게 목줄을 채운다는 이유로 이빨을 드러내며 우리를 방해하고 갈라놓는 모습이 괘씸하게 여겨질 뿐.
하지만, 왜 그런걸까, 이젠 헷갈린다.
그이를 위한 행동이 마치 소년을 향해 베푸는 기분이다.
그이를 향한 애정과 사랑, 그리고 인간의 감정같은 간질거림과 두근거림 따위가 소년의 피부에 닿는 느낌이다.
저 들개가 나의 모든걸 가로채고 있나..? 그이에게 닿아야 할 나의 애정과 노력이 다 빼앗기고 있는 걸까...
고고하신 지배의 악마가, 한낱 미천한 들개따위한테 심장이 잡혀 이리저리 휘둘리는 꼴을 본다면 모두의 손가락질을 받을 터인데..?
이건 무언가 잘못 되었다. 그를 지배하려고 했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그에게 지배당하고 휘둘리고 있는 셈이다.
구역질과 욕지기가 올라온다. 타인의 시선과 위엄에 신경쓸 겨를이없다.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변소칸에 토악질을 하며 뒤틀린 내장을 황급히 진정시킨다.
“이 뒤틀림... 타인에겐 전가되지는 않나보네...”
총리와의 계약은 무효인가... 공격이 아니라서 그런가... 나는 지금 왜 이런거지...
높은 굽의 구두를 비틀거리며, 세면대로 나아가 인간따위에게 휘둘려 추레해진 내 자신의 모습을 본다.
무시무시한 악마가 거울속에 있는 줄 알았거늘, 낯선 감정에 의해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붉은머리의 숙녀가 머리가 풀리고, 역겨운 색을 옷에 묻힌채로 세면대를 붙잡고 간신히 거울속의 자신과 눈을 마주치고 있을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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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대박
개꼴
관계역전이 애정관계였네
조금씩 서서히 뒤틀며 갈 예정. 레제편을 좀 심하게 왜곡해볼까 생각중. 내용은 괜찮나요 - dc App
캐릭터의 변화 과정이야 자세히 묘사하니까 상관없고, 전 내용 재밌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 편 길이를 전에 나유타랑 덴아사 썼을때 정도 길이로 내주면 좋을듯
넵 피드백 수용하겠읍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