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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트...? 상사랑 그런거 해도 되는건가...?”

역시 아직 들개의 누린내가 가시지 않고, 이빨을 드러내며 제 주인이 될 자를 경계하는 듯 한 모습을 보자니, 난 아직 그의 목줄을 쥐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다.

“괜찮아. 이곳에서 나보다 높은사람은 얼마 없어. 그리고 버디끼리 단합을 하려면 이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첫사랑을 고백하는 사춘기의 소녀처럼, 처음으로 타인에게 자신감 없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의 끝맺음을 나타냈다.

“코베니짱과 폭력도 사이가 좋아져서, 인간과 마인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사적으로 만난다고 들었는걸. 우리도... 괜...찮지 않으려..나?”

혈액이 전신을 휘감으며 뜨거운 온도와 함께 얼굴쪽으로 파도치듯이 올라오는게 느껴진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건 턱에 손가락을 올리고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골똘히 생각하는 매력적인 들개 한마리만 있을 뿐이였다.

참 어이없게도 그를 설득시키고, 매료시키는게 아니라 그에게 매달리며 긍정의 답장만이 날아오길 간절히 기도하는 내 모습을 보았을때, 얼마나 우습고 볼품없었을까.

“좋아요! 마키마씨가 부탁하는데 들어줘야죠”

처음으로 나에게 그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태 불신, 의심, 짜증섞인 목소리밖에 낼 줄 몰랐는데, 드디어 그를 길들이기 위한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그의 능글맞은 긍정의 답변이 내게 전해졌을때, 처음으로 덴지의 앞에서 표정이라는 걸 지었을지도 모르겠네.

좋아, 이제 해야 할 일은 그를 먼저 내보내고, 나의 최대 실수작인 이 피의 마인을 어떻게 구워삶을지 생각해보는 과정만이 남았다.

“덴지, 승낙해주어서 고마워. 하지만, 난 네 버디이기 이전에, 악마와 마인들을 관리하는 담당이기도 해서 파워짱의 피를 배출하는 작업부터 해야 할 것 같아.”

생긋 웃으며,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마냥 이야기를 덧붙이는 내 모습이 천진난만하구나.

“좋아, 그렇다면 다른 동료들과 잡담을 해도 좋으니까 특이4과 사무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자유를 만끽하도록 해줘.”

옅게나마 입꼬리가 자꾸만 올라가려고 해서, 견디기가 너무 힘들다.

“네,네 빨리 데려가시는게 좋을 듯 하네요. 끝나면 말해주세요.”

그가 나름대로의 인사를 마치고 문을 닫음으로써 안과 밖의 경계를 다시금 그어놓자, 내 앞의 피의마인의 표정이 두려움과 실의에 젖어 울기 직전인 상태이다.

“자,자 파워짱 한두번도 아니잖아...?”

그녀의 보드라운 금빛 머리칼을 조용히 쓰다듬으며 진정시켜야지.
난 모두에게 자애롭고 자비로운 지배의 악마니까.
내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에겐 상을 줘야 하지.

책상위에 담배 한개피를 물고 불을 붙이며, 조용히 피의 마인을 어떻게 요리할지 잠잠히 생각해보자.

“마...마키마... 오늘따라 유독 무서운거다...”

눈물, 콧물을 추하게 질질 흘리며 안타깝게 애원하는 모습이 몹시도 사랑스럽구나. 
자 이리온, 내가 특별하게 보살펴줄게.

담배를 추파춥스처럼 그대로 입에 꼭 물고 파워에게 다가가는 내 모습이, 어쩌면 그녀를 구원하러 가는 천사의 모습보다는, 공포의 존재인 사형집행인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그런쪽이 좋긴 하지만 말이야.

‘퍽’

명치를 맞고 그 자리에 쓰러져 버린 파워는 토악질과 거품을 주둥이에서 뱉어내며, 정신을 잃는 모습이 어찌나 꼴사납던지...
아... 이제 일을 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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