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지군, 데이트는 어땠어..?”
해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가며, 어둠이라는 장막을 잡아 당기는 동시에 밤의 존재를 불러오는 시간, 영화관을 나와 나긋하게 소감을 묻는 그녀의 모습.
평소 업무를 위해 밧줄의 매듭마냥 단단히 묶었던 머리도 풀어 곱게 빗어 단장하고, 나름대로 모두에게 호감이 갈 만한 고즈넉한 원피스에 하늘하늘한 가디건은 그녀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그녀는 내심 기대가 가득한 눈빛으로 그에게 만족스러운 답변을 요구하는 부모마냥,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길 촉구하고 있었다.
“에... 음... 그러니까...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조금은 별로였어요”
너무나도 솔직한 시큰둥한 표정의 그의 모습은 배려따윈 하나도 없다는 듯이, 자신의 상사인 마키마를 향해 날 것 그대로의 언어를 마치 계란을 던지듯이 마구잡이로 투척한다.
“여성이랑 노는게 처음이기도 하고... 제가 생각했던 그런 느낌도 아닌거 같아서... 파워코랑 노는게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루종일 영화만 봐서 어지럽기도 하고...”
마키마의 입술위에 이빨이 얹히어 압력을 가하자, 조그맣고 연붉은색으로 빛나는 그녀의 입술엔 조금의 주름이 잡힌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들과 네온사인의 조명들이 마키마의 금빛 파동을 이루는 눈 속에 한데 뒤섞여 울렁이는 듯, 물기를 촉촉하게 머금고 흔들리는 연못처럼 왜곡된 형태를 보여주었다.
“음... 그렇구나, 다음엔 좀 더 다른느낌으로 가봐야겠네.”
밤의 어둠을 가림막삼아 얕은 눈두덩이에 애써 눈물을 가두려고 노력하는 마키마의 모습이 상처입은 사춘기 소녀마냥 생동감을 부여하고 있었다.
“상사랑 시간 보내느라 고생했어, 내일은 버디로써 같이 순찰업무를 하자.”
같이 나란히 발걸음 소리를 맞추어 걸어가는 남자의 대답따위는 듣지도 않은 채, 자기의 말만 일방적으로 뱉어내곤 감정에 심취해 익숙한 길로 접어들며 빠르게 걸어가는 마키마의 모습이 처량했다.
가로등만이 그녀의 표정을 살짝쿰 비추며, 조금씩 새나오듯이 뺨의 측면을 타고 저항없이 떨어지는 빛나는 눈물만이 창문의 뭉친 결로마냥 또르르 흘러내린다.
그에게 형과같은 존재도, 멍청하고 어리숙한 마인들도, 심지어 이 나라의 수장까지 꾀어낸 그녀의 자존심에 상처가 가득 새겨져서 그런걸까, 아니면 너무나도 여리고 순수한 마음에 바늘처럼 찌르는 무언가의 반응에 자극된걸까, 그녀만이 정답을 알고있는 문제겠지만 아무도, 심지어 덴지조차도 그에 대해 아무런 궁금증도, 호기심도 갖고있지 않다.
내 한숨의 크기를 보기위해, 연기를 얼마나 들이키고 내쉬었을까, 온몸의 향수냄새를 쫓아내고 찐득하고 누런냄새로 내 몸을 뒤덮는다.
어느 낡디낡은 골목의 쓰레기가 너저분하게 놓여있고 자판기가 너다섯대쯤 서있는 알 수 없는 곳에서, 캔음료따위를 마시며 밑에 점점 모이고 쌓인 담배꽁초를 바라 볼 뿐이다.
손바닥만한 새앙쥐들이 하나 둘 모여, 내 앞에 연설이라도 청취하듯이 진을치고 있다.
위로가 필요한 걸까, 진정이 필요한걸까, 그의 흩날리는 언어들이 자꾸 머릿속을 뒤죽박죽 섞어놓으며 내 호흡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러한 부담감에 못이겨, 짖이겨지듯이 어여쁘고 고운 옷감이 망가지든 말든 신경쓰지않고 그대로 주저 앉아서 하염없이 소리내며 울었다.
악마가 폐암에 걸린다는 보고는 없었지 아마.
끊임없이 이 갈증을 달래고자 담뱃불을 붙여가며 연기를 들이내슁수록, 초조함과 불안감은 더해가며, 곱게 꾸민 머리칼은 헝크러지고, 옅게나마 단아하게 성의껏 했던 고운 화장은 눈물과 담배연기에 범벅이 되며 지워지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이를 사랑했다.
그이 역시 나를 사랑해주길 바랬고, 나만 바라봐주길 바랬다.
그이는 그를 선택했고, 그의 심장이 되어 곧 그가 되었다.
그런 나는, 흐름에 지배당해 흔들리며 그를 사랑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여태껏, 한낱 인간, 마인, 악마 할 것 없이 나에게 숙이고, 복종하고, 따르고, 좋아했지만 그 반대의 경우를 생각했던 적이 있었을까?
한낱 길들여진 개들따위에겐 조금만 놀아줘도, 조금만 쓰다듬어줘도 그렇게 좋아했는데... 지금은 막상 내가 개가 되어 그에게 저 따위의 행동들을 기대하고 바라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다.
극장에서 본 영화의 내용 중, 사랑이란 상대에게 헌신하는 동시에
상대와 대등한 시점에서 자신의 것을 거리낌 없이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매달리는 행위를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어.
갑에 남은 마지막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뿜어내자, 그곳에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배관과 전선, 그리고 그에 연결된 가로등만이 새앙쥐들과 나를 오롯이 비추고 있을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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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린다 ㄷㄷ(아직 안봤음)
너무 좋다,계속 써주라
덴지 이 시발롬은 배가 불렀노
개꼴리노
하…속편..속편이 필요한것이다..
하 시발 울면서 줄담배피는장면 다시봐도꼴리네...
ㄹㅇ 개꼴림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