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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를 찢을 듯이 비명을 지르는 자명종만이 아침을 알린다.

비가 올 것만 같이, 우울한 흐린날만 지속되는 가운데 털이 복슬복슬한 활기찬 개들과 바깥의 지저귀는 새들만이 나를 달래 줄 뿐이다.

평소와 같이 일어나 세수를 하고, 나무그릇에 싱그러운 초록색과 신선한 붉은색을 더해 섞으며, 커피의 은은한 향기가 입맛을 자극시키는 한 상을 준비한다.

더불어, 식사를 진행하며 나즈막히 푹신한 개들을 쓰다듬자, 언제부터인지 바쁘게 요동치던 심장과 감정을 천천히 가라앉혀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간단히 양치를 하고 포근했던 집을 나와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담배를 입에 물고 사랑스런 나의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뺨을타고 솟구치듯이 지면의 반대방향으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며, 연기가 도달하는 하늘위의 새들이 사랑스런 그 사람과, 새로운 소식들을 시끄럽고 방정맞게 전달해주고 있었다.

“소련의 통나무가 잘못 수입된 모양이네... 농림성에 연락해 따져야겠는걸...”

스스로 실없는 농담을 하며 킥킥대는 동시에, 담배연기를 산소삼아 호흡을 하고 있는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을 보노라면, 묘하게 매력적인 묵직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는 정장차림의 아리따운 여성이 걷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가야하는 장소에 가고싶다.싫다

이 우중충한 날씨에 덴지군과 같이 순찰을 나갈 생각에 기분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여름의 시원한 바람처럼 좋지만, 반면에 그가 자꾸 나를 밀어내려고 하는듯한 이 기분이 내키진 않으리.

어찌어찌 사무실에 도착해 서류들을 검토하고, 타자기의 가볍고 경쾌한 기계음을 내며 보고서를 작성하고, 귀찮은 인사치레를 받으며 
순찰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마...마키마님..! 지금 지하로 가보셔야 할 듯 합니다..!”

하필 업무가 끝나가서 순찰업무를 위해 일어나려고 할때 쯤 수술복을 입고 있는 공안의 직원이 나를 황급하게 부르며 도움을 요청한다.

“무슨일인데 그래...? 급한 용무 아니면, 나가줄래?”

반응으로 보았을 때, 이미 급한 용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딴건 내게 중요치 않다.

작금의 그와 함께 순찰 업무를 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거려 죽겠으니까 말이다.

“피...피의 마인이...”

이야기를 듣자하니, 내가 직접 뿔을 뽑고, 손목에 상처를 깊게 그어버려 대량의 피를 천천히 마르지 않도록 뽑아내던 도중, 인권따윈 없는 마인주제에 경기를 일으키고 소변을 지리며, 살려달라고 그 난리를 쳤다는 것이다.

바보같은 피의 마인 파워는 고의적인 것 처럼, 괘씸하게 내가 중요한 일정을 가질때마다 도로위의 길고양이 마냥 달려들어 방해를 하는 것 같아 분노가 가슴속 깊은곳 부터 끓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처음에 그에게 관심조차 없었을때, 나의 원대한 계획을 이루고자 가까운 권속 중 하나를 붙여두었을 뿐인데, 마음이란게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방향이 다른쪽으로 꺾이자, 파워는 내게 눈엣가시를 넘어 우리를 방해하는 징그러운 요인이 되었을 뿐이다.

한숨을 쉬며 다시 담뱃불을 붙이는 내 모습이 참으로 처량하다.

“이게... 급하게 보고까지 올릴 일이야..?”

난처한 표정의 부하직원이 우물쭈물 하는 모습을 보니, 기가 찰 노릇이다.

“알았어, 금방 내려가 보도록 할게.”

다른 사람을 호출해, 오늘 나의 주인공인 덴지군에게 속히 이 말을 전달하기를 요청하고 상어의 마인을 대신 그의 곁에 임시 버디로써 있어달라고 명령하였다.




눈이 반쯤 감긴 채, 지루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순찰을 나가는 노란머리 소년의 모습이 세상의 이치를 전부 깨우친거 마냥 도시의 풍경만을 바라보며 흐느적 걷고 있었다.

“악마 피해를 입은 아이들에게 모금을 부탁드려요!”

최근, 직장 상사의 알 수 없는 호의가 부담스러워 먹던 음식도 게워낼것만 같다고 생각하던 그는, 길을 걷던 도중 마음이라도 비우고자 모금함에 동전을 넣으며 그곳에 부담감을 실어 보낸다.

“마음이 있으니 모금도 할 수 있지”

“감사합니다! 모금을 해주신 분께 꽃을 선물해 드리고 있어요!”

자선단체의 보답으로 어여쁜 풀꽃 한송이를 받은 덴지는, 아직 응어리만큼은 전부 해소 되지 않았는지, 꽃을 입 안에 털어 놓자 경악하는 봉사원의 웃긴 얼굴표정을 뒤로 한 채 목적지따윈 없는 제 갈길을 나아갈 뿐이다.

‘쏴아아아아아아.....’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하늘이 마침내 누군가 바늘로 쿡 찌른걸까, 순식간의 덴지의 하얀 와이셔츠를 반투명하게 적시며 습기와 풀내음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한다.

“꺄아꺄아 물이다! 물이다! 물이다!”

바보같은 상어의 마인은 물만난 고기마냥 신나게 춤을 추며, 이 날씨를 만끽하는 모습이 마치 생일 선물의 포장을 뜯는 어린아이 같을 뿐이였다.

“ 빔! 네놈은 들어가 있으라고! 딴 사람들한테 들키면 밖을 돌아 다닐 수가 없잖아!”

“네!”

“왜 마인은 다들 이름이 바보같지...”

덴지의 매서운 잔소리에 다시 바닥속으로 잠수해 모습을 숨기는 빔의 모습이 시트콤을 찍는 것 마냥, 엉뚱한 장면의 연속이였다.

빔을 땅 속에 숨기고, 어찌어찌 더 이상 비를 맞기 싫은 덴지는 황급히 떨어지는 물로부터 몸을 숨길 곳을 찾아다니던 중, 녹이 제법 슬어있는 한 공중전화 부스의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뒤이어 덴지와 같은 꼴로 들어오는 한 여성의 모습.

“와아, 안녕하세요... 이거이거 비가 엄청나네요”

능글맞게 덴지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당돌하다 못해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져있는 모습같았다.

“날씨예보에선 분명, 음? 어?! 아하하하하하하!”

덴지의 얼굴을 본 소녀는 마치 조롱하듯이 세상이 떠나가라 폭소를 내뿜으며 그의 심기를 자극하는 듯 하였다.

“아니아니, 죄송해요... 당신 얼굴... 죽은 우리 집 개하고 닮아서...”

계속되는 도발일까, 조롱일까... 아니면 의도를 가늠 할 수 없는 무례한 장난이 고조 될 때 쯤 결국 참다못한 덴지는 그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뭐?! 내가 개냐..~~~!”

잠시 후, 목을 부여잡는 덴지의 모습이 심상 치 않다.

“으엑....”

그런 그를 걱정하는 듯이, 괜찮냐고 물어보는 소녀의 질문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구토음을 내는 덴지의 모습이 역겹기만 하다.

“으에에에.... 으에에에에엑”

“기다려요, 손수건! 손수건!

다급하게 배려심 깃든 손수건을 찾는 소녀의 목소리와 구토를 호소하는 앳된 남성의 목소리가 공중전화 부스에서 한데 뒤섞여 화음을 내고 있을 뿐이였다.

“따란...!”

방금 전, 구토를 호소하고 눈물을 쏙 빼고 있던 그 표정은 어디에 갔는지, 침으로 범벅된 꽃을 그녀 앞에 선보이며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자랑스럽다는 듯이 이야기를 덧붙인다.

“아무런 속임수도 없다니까...? 이게”

그녀를 향해 상냥하게 꽃을 건네는 덴지.

“고마워”

그리고 덴지를 향해 고개를 드는 한 이국적인 분위기의 소녀는 꽃이 시들새랴, 손가락으로 살포시 잡고 홍조를 붉히며, 나긋하게 미소짓는 얼굴로 덴지를 바라 볼 뿐이다.

그녀의 숨결이 덴지의 가슴에 닿았는지, 심장박동이 빨라진 것을 들킬세라 최대한 표정을 유지하며, 달콤한 분위기와 공기를 최대한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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