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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느끼는 봄내음과 같은 풋풋한 사춘기의 감정이 덴지의 가슴속에 있는 포치타마저 싱그러움으로 흠뻑 적셔져간다.

공원의 화단에 피어있는 여름들꽃과 해바라기들이 자신들의 수수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며 햇살을 한움큼 집어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었고, 새들은 그곳을 거니는 두 사람을 축복하듯이 바라보고 지저귀며 싱그러운 자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햇살에 상큼하게 비친 소녀의 목덜미와, 이를 더욱 돋구는 솜털같이 옅게 피어오른 머리카락이 보송하게 여름바람에 흩날려 배경의 분위기를 타고 소년의 가슴을 더욱 설레게 한다.

“덴지군, 손이 왜이렇게 축축할까...? 더위를 먹은걸까, 나랑 손 잡고 있어서일까~”

장난스런 소녀의 달콤한 목소리가 소년의 고막을 간지럽히더니, 이내 잘 익은 사과마냥 얼굴이 발그스름 열과함께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모...모르겠어. 레제 너만 떠올리면 맨날 이런 느낌이란 말이야.”

대상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애꿎은 땅바닥만 바라보는 덴지의 모습이 기존의 들개같은 느낌이 아닌, 세상의 아름다움을 마주하고 만끽하는 천진난만한 여름의 소년 분위기가 물씬 풍겨졌다.

“아하하하하! 그게 뭐야, 언제의 나를 떠올리면 그래? 첫만남..? 함께하는 식사..? 아니면... 밤의 학교...?”

요망하게 생긋 웃으며 손아귀의 남성을 쥐락펴락하듯이 다루는 이 소녀는, 몇마디 거들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소년의 심장을 섬세한 손끝으로 건드리듯이 움찔거리게 만들었다.

“그런거 아니거든...!”

얼굴을 붉히며, 진심에 반 비례해 커진듯한 당황한 덴지의 목소리는 소녀를 더욱 재미있다는 듯이 웃음짓게 만들 뿐이였다.

“맞구나, 하여튼 남자들이란...”

그녀의 보드라운 입술이 덴지의 목덜미를 타고 올라와, 아직 남자답지 못한 자그마한 귀에 도달해 간지럽히듯 솜뭉치같은 부드러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어붙인다.

“처음으로 했던 경험, 어디까지 네 심장에 자극을 주었어..?”

덴지의 얼굴이 사과의 색감을 넘어 더 짙은 채도의 붉은색이 얼굴에 덕지덕지 바른듯 한층 피의 색감으로 물들어 갔다.

덴지는 차가운 물에서 수영을 마치고 비가 내리는 그날 밤의 학교를 곰곰히 떠올린다.

소년의 기억속, 처음으로 보는 부드럽고 가녀린 여성의 나체, 아직 마르지 않은 서로의 머리와 피부를 쓰다듬으며 살며시 입을 맞추었던 교실의 쿰쿰한 냄새가 스쳐지나간다.

타액을 섞어가며 서로의 체온을 탐하는 듯한 그 광경, 하지만 아직은 모든게 처음이라 어색하기 짝이 없었던 풋풋하고 원초적인 기억은, 여실히 덴지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데 여념이 없었다.

“전부... 전부 다...”

그러한 기억속이 머릿속을 헤집고 맴돌다, 결국 성대를 통해 자신의 솔직한 감상을 말하는 덴지는 첫 사랑에 홀린 여느 사춘기 소년과 다를 바 없었으리라.

“덴지군은 솔직해서 좋아.”

나긋하게 웃으며 팔짱을 끼는 요망한 소녀와, 여름이지만 봄내음 가득 풍기는 햇살의 분위기와, 그에 어울리지 않는 까마귀 떼만이 그들의 주위를 장식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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