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들었군, 마키마씨가 널 구해주었다.”
푸른 머리칼, 꽁지머리 청년의 목소리가 견고한 자태로 자유분방한 금빛머리 소년의 귀를 파고든다.
낯익은 천장은 반갑기만 하고, 그의 여동생같은 죽마고우 마인도 같은 이불을 덮고 악몽이라도 꾸는지 경악스런 표정으로 잠꼬대만 나불대고 있었다.
“으...에... 아키, 어떻게 된거야...”
아직 잠이 덜 깬듯, 충격이 가시질 않았는지 일어났던 사실에 대해 조곤조곤 되묻는 덴지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한숨을 쉬며 눈앞의 소년에게 과일이 담긴 접시를 내미는 아키의 모습이 자상할 따름이다.
“소련의 스파이가 널 납치하려고 했다. 여자만 보면 눈이 돌아가다니... 제 정신이냐..?”
친절하게 포크까지 꽂아 사과를 그의 입에 넣어주는 아키의 손이 조금은 주저하듯이 어색한 자태를 뽐낸다.
“그녀가 직접 널 데리고 이곳으로 왔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처음이라 낯설더군... 무슨일이 있던거냐..?”
본론을 꺼내는 아키의 눈빛이 탐탁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동생같은 덴지를 챙기는데 유념하며 그의 머리를 한움큼쥐고 마구 털어댈 뿐이였다.
“마...키마씨가..? 난 그냥... 아무것도...”
소년의 뇌리에 무언가 스치듯이 지나가며, 동공에 힘이 더해져 확장되고 무언가 깨달았다는듯이 상체를 벌떡 일으켜세운다.
“마키마씨...!”
다시 건강해진걸까, 이 녀석은 정말 한결같다는 생각을 곱씹으며 천천히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가는 아키의 뒷모습이 비춰지며 세 사람은 사건의 끝에서 평온함을 맞이한다.
공안 지하시설, 녹슨 강철의 냄새와 먼지나는 오래된 콘크리트의 냄새가 풍기는 복도에는 계약용 및 격리수용된 악마와 마인따위가 있는 방들이 늘어서있었다.
구두소리가 고요한 장소를 가득 채우듯이 잔잔히 울려퍼지며 적발의 숙녀는 어느 한 두꺼운 강철문 앞에서 멈춰선다.
몇자리의 디지털 음이 울리자, 증기소리와 불쾌한 금속의 마찰음이 울리며 문이 열린다.
그 안에는 온 몸에 시퍼런 철근이 잔뜩 꽂힌 사건의 주범이 손발이 잘린채로 대롱대롱 매달린 채 묶여있을 뿐이였다.
“이제... 심문을 해야겠네, 형식적인 절차이니 협조부탁할게.”
차진 소리를 내는 라텍스 장갑을 끼며, 의사행세를 하듯이 섬뜩한 표정을 짓는 내 모습이 궁금하기만 하다.
이미 며칠에 걸쳐 사심이 가득 담긴 시술을 마친 터라, 철근을 따라 이리저리 꿰맨 흔적들과 더불어, 뱃속에 가득담긴 내용물이 꺼내달라 아우성치듯이 올록볼록 튀어나온 모습을 보니 희열감마저 느껴진다.
“너는... 남의 남자에게 꼬리치면 안됐어... 그래서 나는 결심했지, 네 여성적인 매력을 반감시킬 기특하고 영리한 생각 말이야.”
라텍스로 덮인 손 끝이, 처참해진 소녀의 목덜미부터 배의 끝자락까지 훑어지며 고통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자하니 쾌감과 행복감이 밀려들어 참을 수가 없다.
“네 자궁과 내장에 콘크리트와 돌덩이들을 잔뜩 넣어놨어. 네가 심문을 향해 거짓말을 할 경우에, 하나 둘 더 늘어날거야.”
소녀에게 나의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 질수록, 그에 비례해 공포심이 가해지니 악마인 나에게 몹시도 황홀한 기분이다.
가증스런 피의 마인도, 자비롭게 이 광경을 보여줌으로써 용서하노라고 부드럽게 귓가에 읊어주니, 알아서 기던 그 장면도 떠올려져 너무나 통쾌해서 미칠 것만 같아.
자, 아직 겨우 밑간만 끝냈을 뿐이야.
너를 위한 혈액도, 내가 주사기에 섞고있는 정체불명의 하얀 가루도, 그리고 마침내 너를 지배할 내 차가운 사슬도 잔뜩 준비되어 있으니까, 날 즐겁게 해줘.
날 놀아줘.
- dc official App
조금 고어하긴 한데 그래도 재밌다 - dc App
마키마의 잔인함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어디까지나 악마니까 - dc App
다음화 주세요 - dc App
진짜 미친년 그자체네..
여자는 사랑에 죽고 남자는 인정에 죽는다는 말에 착안했어요. 진짜 상대방에게 매달려서 미치는 사람도 많더라구요 - dc App
ㄷㄷㄷ;;
제발 끝내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