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f98f403b2f66c8423ef87ed429c70649e9fa559263657c5cf88f88a0466051244efef40931eaac8debddf18ea56bb4257b87c4601





 시기는 마키마 사후 몇 주 정도 지났을 즈음. 덴지는 고민 아닌 고민에 잠겨있었다. 그래서 그 고민이라 무어냐 한다면 그것은 바로 나유타가 먹는 것에 관한 문제. 돈이 부족해서 같은 슬프고도 현실적인 이유나, 먹이기 싫다는 되지도 않는 복수 같은 건 절대 아니었다. 

 “나유타, 너 다른 건 안 먹을 생각이야?”

 이 애. 아니, 이 악마는 몇 주 동안이나 끼니마다 잼 바른 식빵만 먹고 있었다. 다른 음식을 줬을 때 먹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결국 원하는 건 잼을 바른 식빵. 이걸 입맛이 싸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편식이 심하다고 해야 할까. 다른 건 먹을 생각이 없냐는 말에도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 제대로 된 답도 주지 않고 있었다. 

 “젠장, 중국에선 입 닫고 있는 법만 가르친 거냐고오…”

 말수는 적고, 대답을 하더라도 짧은 단답으로만 하는 데다가 혼자 구석에 있다가도 자려고 누우면 어느새 옆에 와있는 등 제대로 된 소통이 성립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덴지는 답답함에 혼자 욕지거리를 중얼거리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아님에도 무언가 굉장히 힘들었다. 가지고 있는 기력을 나유타가 모조리 흡수해서 쓰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이러다가 갑자기 픽 쓰러져 죽어버리기라도 할 것 같았다. 이렇게 죽어서 저승으로 가면 꼭 아키에게 사과라도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어올 즈음엔, 꼭 그 자신보다도 사회성이 결여된 저 악마가 이상한 일을 하나씩 터트렸기에 그런 생각을 할 여유도 사라지곤 했다.
 그러나 평소처럼 나유타가 틀어놓곤 끄지 않은 TV를 보고 있을 즈음 덴지의 눈에 들어온 건 한 생활 방송. 

 “-그래서 말이죠, 오늘 소개할 음식은 프렌치 토스트입니다. 정말 간단한 조리법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로…-”

 이후의 내용은 프렌치 토스트에 낫토를 바르면 악마를 쫓아낼 수 있다는 등의 이상한 소리였었던 것 같았으나 그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방송이 눈에 들어온 순간 프렌치 토스트가 먹고 싶어진 것이다. 마침 나유타도 식빵은 잘 먹겠다, 일석이조인 상황이라 생각한 덴지는 곧장 곤히 잠든 나유타를 놔두고 밖으로 나섰다.

 “아침에 틀어주는 방송은 엉터리 같아도 말이지, 맛있는 게 많이 나온다니까.”

 그는 걸어가며 아침 방송이 얼마나 유익한가에 대해서 중얼거렸으나, 그의 곁에는 말동무가 없었기에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당장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에겐 말에 딴지를 걸거나 격렬히 동조할 말동무가 있었으니 답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무심코 입 밖으로 말을 내뱉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빵집에 들어서자 그는 빵 특유의 고소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온갖 종류의 갓 구워진 빵들이 가지런히 놓여서 냄새를 풍기고 있다는 건 정말 침 고이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 덴지의 입에는 침이 고였으니 말이다.
 당장 시금치로 파이를 만들어도 맛있게 먹는 입맛인데, 어떤 빵이든 끌리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 그는 지금 식빵을 사겠다는 본래의 다짐에서 천천히 멀어지는 중이었다. 왜인지 멜론빵이나 소금빵에 손이 더 가고 있던 것이다. 사실 당연히 그 빵들이 더 끌려서겠지만 덴지는 머릿속에서 그 사실을 극구 부인하며 그저 빵이 손을 끌어당긴다 얼버무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결국 다른 빵을 집으려던 손을 멈추고, 그는 식빵을 잡았다.

 “다른 빵이야 나유타가 다른 걸 먹게 됐을 때 사도 충분하니까…”

 덴지는 스스로 굉장히 어른스러운 선택을 했다고 자찬하며 식빵을 계산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에 창문이 깨지더니, 창문을 깨고 들어온 무언가가 빵집을 휩쓸기 시작했다. 덴지는 무언가라기보단 무언가들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빛 하나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빵집을 꽉 채운 기괴한 것들이 기분 나쁜 날갯짓 소리를 내며 빵이고 사람이고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고 있던 것이다. 달리 생각할 필요도 없이 악마였다.
 와그작 소리와 함께 신경을 타고 올라간 날카로운 고통이 뇌에 닿아 몸 전체로 퍼졌다. 악마가 팔을 뜯어먹은 것이다. 피가 솟구치는 팔의 단면은 크게 베어 문 것처럼 불규칙한 모양을 그리고 있었다. 날붙이 따위를 써서 절단한 것이 아니었으니 당연히 뜯어먹은 것인 게 분명했다. 덴지의 몸에 달라붙은 악마들은 모두 하나 같이 메뚜기의 형상을 하고 있었으나 절대로 메뚜기라고는 할 수 없는 끔찍한 형상이었다. 몸에 달린 여섯 개의 다리는 사람의 팔이었으며, 겹눈이 있어야 할 위치에는 사람의 눈알 여러 개가 대신하고 있었던 데다가 더듬이는 사람의 창자로 보이는 무언가가 달려있는 몰골이었으니 절대 멀쩡하진 않았다. 그의 다리를 뜯어먹기 위해 악마가 입을 벌리자 양 옆으로 벌려지는 곤충의 턱 안에는 사람의 구강처럼 치아가 가지런히 자라나 있었다. 저러니 당연히 베어 문 것처럼 보이는 단면이 생겼겠지.
 메뚜기의 악마들은 덴지에게 점점 더 많이 달라붙어갔다. 망설일 시간이고 나발이고 우선 여기서 빠져나가야 했기에 덴지는 반 정도 뜯어먹힌 반댓팔로 가슴에 달린 트리거를 당겼지만 그 순간에 훨씬 더 많은 수가 그를 덮쳤기에 덴지는 그대로 파묻히고 말았다.

 곤충들 특유의 끔찍한 관절 움직이는 절걱절걱 소리 이외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잠깐의 정적 이후, 메뚜기의 악마들은 천천히 빵집에서 나왔다. 악마가 탄생하는 구조를 생각하자면 아마 저 많은 숫자 전체가 메뚜기의 악마 하나라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몸 길이가 160 cm 정도로 보이는 사람의 팔로 움직이는 메뚜기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건 정말 끔찍한 광경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스무 마리 정도가 밖으로 빠져나왔을 즈음에, 악마가 만든 산에서 미세하게 어떠한 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구르릉대며 마치 짐승이 감정을 터트리기 직전에 내는 경고 같기도 했고, 부릉거리며 엔진에 시동이 걸리는 소리로 들리기도 했다. 그 이후에 들려오는 것은 구르릉이나 부릉 따위가 아니라, 찢어발기고 뜯어내는 듯한 소리였다. 그리고 소리는 메뚜기의 악마 몇 마리들이 동요한 순간 정적으로 돌아갔다. 
 아주 짧은 정적 이후에는 커다란 굉음과 함께 폭발이 있었다. 뱀이 혓바닥을 낼름거리듯 불길이 치솟아 밖으로 나가지 못한 수십 마리의 악마들을 휩쓸어버렸다. 그가 가스 밸브를 열어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가까운데다 가격까지 싼 곳은 여기 뿐인데 말이지…”

 불길 속에서 새까맣게 그을린 덴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는 기계처럼 변해있었고, 두 팔과 변한 머리에는 전기톱이 불쾌한 금속음을 내며 팽팽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좋은 곳을 네놈들이 박살을 냈잖냐아—!!!”

 말을 마치기도 전에 덴지는 땅을 박차고 남아있는 스무 마리 가량의 악마들에게 돌진하여 체인소를 휘둘렀다. 악마들은 도망가기는 커녕 또다시 그를 물어뜯으려 했으나, 덴지는 체인소를 쑤셔넣어 벌린 입 채로 악마를 찢어발겼다. 외피가 단단하다곤 하나 결국 벌레 형상이고 벌레였기에 악마들은 그가 휘두르는 체인소에 쉽게 썰려나가버렸다. 제대로 잘못 걸린 것을 직감한 몇 마리는 도망을 시도했지만 괜히 육아의 스트레스까지 이 악마들에게 풀어버리던 그에게 잡혀 그대로 찢기고 뜯겨나갔다.결국  그렇게나 많던 메뚜기의 악마들은, 순식간에 전부 토막나고 바싹 타서 허무하게 전멸해버리고 말았다.

 
 넝마짝이 된 옷을 입고 덴지는 힘 빠진 표정으로 문을 열으려 했다. 폭발에 지갑까지 전부 타버려 다른 곳에서 식빵을 살 수도 없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문을 연 순간 개들이 크게 짖으며 그를 덮치더니, 개 위에 올라탄 나유타가 덴지의 앞에 섰다.

 “…어디?”

 “…식빵 사려고 빵집에 다녀왔어.”

 “식빵?”

 “엉.”

 나유타는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한 손에 들고 있던 잼 바른 식빵을 그에게 보였다.

 “남았는데.”

 “…에?”

 되짚어보니, 남았었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나갔던 것이 아닌가. 그저 방송을 보고 무작정 식빵을 사러갔을 뿐이었다. 확인이라도 했었다면 이런 소득 없는 개고생을  할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크게 좌절했다. 나유타는 죽을 날이라도 앞둔 것처럼 어두워진 그의 표정을 보다가,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그의 입에 잼 바른 식빵을 쑤셔넣었다.

 “우읍, 읍…!”

 “맛있어.”

 어쩔 수 없이 천천히 씹으니 온갖 잼이 뒤섞인 맛이 느껴졌다. 집에 있는 잼이란 잼은 몽땅 바른 것인지 무어라 형용하기도 힘든 감각에 그는 잠시 표정을 구겼으나, 그렇다고 맛있다는 말을 부정하자니 정말로 꽤 맛있었기에 꾸역꾸역 씹어서 전부 넘겼다.

 “맛있지?”

 “…그래, 맛있네.”

 덴지가 맛있다고 답해주자 나유타는 무언가 보람찬 일을 해내기라도 한 양 픽 웃어보였다. 그래도, 처음 만났을 때보단 훨씬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까 나유타, 이제 좀 비켜주라.”

 “왜?”

 “계속 복도에 누워 있을 수는 없잖아.”

 “여기 있자.”

 “…또 한바탕 어지럽혔나 보네.”

 “…”

 훨씬 나아진 것 같다는 생각은 취소하기로 했다. 잼이란 잼은 몽땅 발랐으니 집이 무슨 꼴일지는 안 봐도 뻔하겠지. 머리는 분명 좋은 것 같은데 어째서 자신을 닮아가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덴지는, 죽어서 아키를 만난다면 절이라도 한 번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대로 개들에게 깔려있을 뿐이었다.










안녕 톱붕이들
그라인딩 체인소는 내좆대로 단편을 쓰기 위해 만든 묶음책 같은 거야
설붕 캐붕 what if 가득인 단편을 모아놓는 역할이지
거기에 좆박은 내 필력을 복구하고자 하는 야망도 담긴 소설이니 보다 보면… 언젠가는… 발전하는 게 보이지 않을까…?

소신발언 하자면 사실 이번 화는 일상도 전투도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병신이라 볼 게 없어

아무튼 화려하게 좆망하고 시작하는 단편이고
다음 화는 울보 마키마 아니면 키시베 콴시 순애겠지 뭐
분량은 쓰다가 좆망한 것 같아서 그대로 망쳐버렸으니 이해 좀 부탁해
다음엔 톱붕이들도 느낄 수 있도록 더 긴 걸로 가져올게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