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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에... 나유타에겐 뭐라고 말하죠... 그 녀석 엄청 화낼거라구요. ” -

- “ 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 여튼 오늘 식사 즐거웠다. 난 술마시러 가본다. ” -

- “ 아니... 잠깐 선생!! 야! 키시베! ” -

덴지는 저 멀리 손을 흔들며 사라져가는 중년남성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탐탁치못한 한숨을 내쉬곤 자신의 엄지손가락에 찍혀있는 붉은 도장액을 바라본다.

- “ 하아... 그래... 계약은 계약이니까... ” -

제멋대로 혼자 신난 하나코의 손을 꼬옥 붙잡고, 집을 향해 걸어가는 덴지는 이윽고 여지껏 그랬던 것 처럼 캄캄해진 눈앞을 애써 부정하기 위해 오만가지 잡생각을 하며 궁시렁 거리고 있었다.

- “ 오사카 보육원의 보배인 이 몸의 가족이 되다니! 영광인줄 알게나! ” -

- “ 그래그래 꼬마아가씨, 아주 영광이랄까... 활기차서 보기 좋아. ” -

- “ 오오...! 나의 가치를 알아보는 구나! 용케 보는 눈이 있군! ” -

똘망똘망한 금빛 십자가의 눈동자를 지닌 하나코는 전생의 자신이 그랬던 것 처럼 당당한 자태를 뽐내며 노란빛이 은은하게 감도는 분홍빛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당당함을 한껏 내세웠다.

- “ 이몸은 궁금한게 많다! 혹시 물어봐도 되겠느냐. ” -

- “ 으음~ 얼마든지 ” -

- “ 이름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것은? 참, 무슨일을 하고 있느냐? ” -

- “ 아가씨 진정해, 하나씩 천천히 질문하라고. ” -

- “ 알았다! 난 이래뵈어도 보육원에서 선생님 말을 아주 잘 들었느니라. 칭찬스티커도 매일 한가득씩 받았다네 하핫. ” -

아키라면 어떻게 했을까, 새삼스레 자신의 눈에 어른스럽게 보이던 그가 유독 그리워지는 날이라고 생각하며, 그가 파워와 덴지에게 그랬던 것 처럼 주머니에서 풍선껌을 하나코에게 들이밀며 웃어보았다.

- “ 하나코, 풍선껌 좋아해...? ” -

- “ 우오오! 완전 좋아한다! 내 취향을 아는구나! 이리 달라! 내거다! ” -

덴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뿔달린 꼬마숙녀는 그의 손에 들린 풍선껌을 잽싸게 낚아채곤, 누가 뺏어먹으랴 허겁지겁 입안에 털어넣더니 우물우물 볼을 부풀리며 알차게 씹어대고 있었다.

- “ 워워 잠깐 진정... 하아... 이건 달라진게 없구나. ” -

- “ 너는 좋은사람 같구나. 마음에 든다! 이름을 알려다오. ” -

다시금 덴지의 손을 꼬옥 붙잡는 하나코는, 싱그러운 아이 특유의 미소를 내비치며 그에게 뾰족한 이빨을 한껏 보인다.

- “ 덴지... 하야카와 덴지 ” -

그 말을 듣곤 하나코는 멈칫하더니 무언가 아련하다는 듯, 나즈막히 그의 언어에 답변한다.

- “ 무언가 그리운 이름이게로구나... 마치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다. ” -

덴지 역시 덩달아 그녀에게 씁슬한 눈빛을 건네며, 지난 전생의 그녀와 함께 했던일을 돌이켜 생각하곤 부스스한 그녀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손을 올려 쓰다듬는다.

그러자 하나코는 기분이 좋은지 그의 팔을 와락 끌어안으며, 자신의 머리를 덴지의 팔뚝에 비비고는 애교많은 고양이마냥 체온을 한껏 모아 그에게 전달한다.

- “ 아야..! 아파! 아프다고 파워! 내가 뿔 조심하라고 누누히 말했지! ” -

- “ 파워...? 내 이름은 파워코다. 하지만 모두들 하나코라 부르니까 그렇게... ” -

아차 싶었는지 자신의 입을 거친 손바닥으로 막은 덴지는 허탈하게 웃음을 짓고선 돌아온 자신의 가족이 그토록 그리웠는지 복잡한 감정을 담아 한줄기 바람에 실어보낸다.

- “ 알았어 알았어 하나코. 맞다, 곧 집에 도착하면 언니 될 사람 있는데... ” -

마른 침을 바짝 삼키는 덴지는 말을 이어간다.

- “ 꼭 말 잘들어야해... 무서운 언니니까 조심조심. ” -

- “ 응! 알았다! 아까도 말했지 않았느냐. 보육원 칭찬스티커도 잔뜩 있다고. ” -

둘은 나란히 풍선껌을 후후 불어대며 터뜨리기도 하고, 다정한 남매지간처럼 손을 꼭 잡고는 한창동안 길을 걸으며 이것저것 둘러보기도 하다보니 어느덧 낡은 맨션에 도착해 우직한 철문 앞에 멈춰섰다.

- “ 그리고, 언니 앞에서 규칙을 설명할거야. 꼭 규칙은 들어야해. 하나코는 착한아이니까 지킬거라 믿을게. ” -

긴장되는지, 아무말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꼬마숙녀를 재차 확인하고, 묵직한 철문에 열쇠를 넣고 돌려 문을 연다.

그리고는 큰 소리로 자신이 이곳에 왔음을 외치는 덴지와, 그 목소리를 듣고 바닥에 엎드려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고 있던 나유타가 일어나 그를 반기러 나오는 듯 하다가, 무언가 낌새를 감지하고 그녀는 그저 딱딱한 표정을 지었다.

- “ 덴지... 무서운 냄새가 난다... 언니... 무섭다. ” -

- “ 덴지, 저건 누구야...? 웬 어린아이가 네 손을 잡고 들어오는 거야..? ” -

분노가 가득한 표정이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듯이 일그러지는 얼굴을 유지하는 나유타의 모습에서 서리보다 차가운 분위기가 공기를 타고 모두에게 닿아 얼어붙게 만드는 듯 했다.

- “ 아니... 뭐 그게 사정이 좀... ” -

- “ 사정...? 무슨사정...? 숨겨진 딸이라도 있던거야...? ” -

- “ 그러니까 나유타, 키시베 선생이 부탁한건데 말이지... 내 말좀.. ” -

- “ 하아? 덴지는 그게 문제야. 착해도 너무 착해빠진거 아니야? 그걸 고분고분 다 들어줘...? 저 아이는 뭔데 할아버지까지 덴지에게 맡기는건데...? ” -

싸늘한 분위기가 지속되자, 덴지의 손을 꼭 붙잡고 있던 꼬마숙녀는 어느덧 덴지의 등 뒤로 숨어 옷자락을 부여잡고 오들오들 떨고있었다.

- “ 덴지에게 다가온 여자들은 모두 덴지를 죽이려고 했던거 몰라...? 이번에도 저녀석이 무슨짓을 꾸밀 줄 알고...? 그리고 이게 뭐야. 막무가내로 데려오면 내가 좋아라 할 줄 알았... ” -

- “ 나유타 그만해... ” -

나유타의 말을 잘라내고 목소리를 낮추고 답변하는 덴지.

- “ 덴지, 내가 여기 있잖아. 내가 어른이 되고 덴지를 위해 대학도 졸업하고 집안일도 하고 일도 하면서 돈도 벌어다 주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저런녀석까지 데려와서 우리를 방해하려는거야..? ” -

그리고 찡긋거리는 나유타의 코가 킁킁대며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 “ 그리고... 저 애 인간이 아니구나... 이제 하다하다못해 악마까지 집에 데려와 키우려는 거야...?! 대답해! ” -

- “ 나유타! 조용히 해! 당장 들어가 있어! ” -

처음으로 들어보는 덴지의 호통소리에 당황한 나유타는 놀란 나머지 커다란 눈망울에 이슬을 맺으며 울먹거린채로 화장실로 뛰어들어간다.

덴지는 그녀가 씩씩거리며 화장실로 들어가는 길에 바닥에 널브러진 크레파스를 발로 힘껏 차는 모습을 보며, 적잖이 토라졌음을 직감 할 수 있었고, 덩달아 무거워진 분위기 탓인지 덴지의 등 뒤에 있던 소녀 역시 눈물을 그렁그렁 쏟을 것 같은 표정으로 눈을 꼭 감고 있었다.

3편 잘못 덮어써서 삭제하고 다시 올림 양해좀요...
내용 조금 바뀐게 있을 텐데
최대한 스토리 지장 안가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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