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꽃다발에 꽂혀있는 꽃들의 생기도 점차 사라진지 오래.
햇빛이 비춰오던 바깥은 어느새 어두워지고 있었다.
너무나도 오래 앉아있었던 탓에 다리가 저려오고 허리가 빳빳해지는 덴지였지만 그는 기다리는걸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
"덴지, 그만 가게 문 닫는다?"
덴지는 그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레제는 이미 떠나버렸다는것을. 자신은 그녀에게 있어 어울리지 않는 남자라는것을.
"그 애는 너무 귀여웠어. 사는 세계가 달랐던거지."
"너한테는 언젠가 천생연분인 여자애가 나타날거야..."
괜히 울적해진 덴지는 대답 대신 힘없는 콧방.귀만 뀔 뿐이었다.
하지만 바뀌는 사실은 없었다. 시간은 지나버렸고, 레제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
"딸랑"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순식간에 화색이 돌기 시작한 덴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허억... 허억..."
'"....오래 기다렸지, 덴지."
약간의 보랏빛이 도는 머릿결과 초록색 눈동자.
갸름한 목선을 타고 채워진 검정색 초크까지.
레제였다.
"레...레제!"
"진짜로 와줬구나....!"
"미안, 오는길에 잠깐 일이 있어서..."
"...시간이 없어. 일단 밖으로 나가자 덴지."
재회의 기쁨도 잠시, 레제는 황급히 덴지의 손을 낚아챈 뒤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과정에서 꽃다발이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덴지에게 주울 시간따윈 주어지지 않았다.
얼마나 달렸을까.
더 이상 도시의 불빛마저도 잘 보이지 않게 될 시점.
레제는 쉴틈없이 움직이던 두 다리를 비소로 멈춘 채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어이... 레제,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달리는지 정도는 이야기 해 줄 수도 있는거 아니야?"
"허억... 미,미안..."
괜스래 불안해진 덴지는 레제가 그랬던 것 처럼,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산. 산. 수풀과 나무. 이따금 들려오는 까마귀의 울음소리 외에는 그닥 특징적인 요소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레제는 아닌듯 했다.
"아아... Блять..."
"어디,어디로 가야..."
알 수 없는 말을 되내이며, 레제의 눈동자는 불안감으로 떨리기 시작했다.
덴지는 그런 레제의 행동이 퍽 답답했다.
"레제, 대체 왜 그러는거야?"
"주변에는 아무도 없어. 혹시 너 누군가에게 쫒기고 있는거 아ㄴ.... 읍!!!"
그때였다.
눈빛이 돌변한 레제가 덴지의 입을 가로 막은것은.
"쉬,쉬잇! 조용... 조용히..."
순식간에 두 사람은 어두운 수풀 속으로 떨어졌다.
덴지는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하고 레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미칠듯이 떨려오는 두 손과 눈에 띄게 수축된 동공은 그녀가 무지 긴장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조용히 해 덴지... 알아. 이해할 수 없겠지만 조용히 해야해."
"...전에 함께 도망치자고 했지? 그래. 함께 도망치자."
"하지만 그러고 싶다면 지금은 잠시, 가만히. 아무말도 하지 말아줘... 금방 끝날거야... 금방 지나갈테니까..."
"읍... 으으읍..."
저 멀리서 들려오는 까마귀 소리.
소리가 점차 멀어지자 잔뜩 힘이 들어갔던 레제의 손도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그런 레제가 너무나도 답답했던 덴지는 그녀의 손을 풀어해친 뒤 말했다.
"읍...으븝... 으브븝!!!"
"푸하... 레제! 뭐야. 대체 무슨일인건데! 이렇게 갑자기 넘어트리고 입을 막으면....!"
"10년 사용."
푸우욱.
그 순간, 덴지의 복부에 강력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미처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이번에는 다리에도 아까와 똑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끄아아아아악!!!!!!!"
"....!!"
"데...덴지!!!!"
"20년 사용."
푸욱.
"끄헉...!"
곧이어 어디서 날아온것인지 모를 거대한 창이 레제의 몸을 관통한 채 땅에 박혔다.
온 몸을 휘감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제는 초월적인 정신력으로 자신을 관통한 창을 부수는데에 성공했다.
"쿨럭 쿨럭... 끄흐... 쿨럭쿨럭쿨럭...!!!"
"커헉... 하아... 하아... ㄷ,덴지!!!"
땅에 떨어진 레제는 곧바로 덴지를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매케한 흙먼지 사이로 흐릿하게 보이는 덴지의 실루엣.
레제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천천히. 그러면서도 아주 절실히 덴지를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쥐때들에 의해 레제의 진로는 가로막히고 말았다.
다른 방향을 향해 기어가도 마찬가지였다.
"쿨럭... 쿨럭..."
그때, 누군가가 레제의 손을 덥썩하며 쥐었다.
문득 느껴지는 위화감에, 레제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한 데 뭉친 쥐들의 더미속에서 튀어나온, 희고 고운 형상의 "손".
피투성이가 된 레제의 손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손" 은 말했다.
"찾았다."
이윽고 쥐들이 모두 사라진 자리에는 마키마가 서 있었다.
그녀는 특유의 감정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동심원의 눈동자로 레제를 빤히 주시하였다.
"...저런. 많이 다쳤구나."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둘까나. 어차피 목표는 너가 아니었으니 말이지."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은 채, 마키마는 뒤돌아 천천히 멀어지기 시작했다.
레제는 그 틈을 노려 마키마의 뒤를 치고자 하였지만 이미 그녀의 육체는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다.
"커흑...!"
"쿨럭... 쎄엑.... 쎄엑... 흐읏....!"
"....!!"
찰그랑. 바닥에 검이 떨어짐과 동시에 레제의 공격은 실행조차 하지 못한 채 가로막히고 말았다.
레제의 손목을 붙잡으며, 마키마는 말했다.
"저런... 가만히 누워있는 편이 너에게는 더 나았을텐데."
"꺄아아아아악...!!!!"
다시금 날아오기 시작한 창. 이번에는 한 두개가 아니었다.
결국 온 몸에 힘이 빠져 전신을 꿰뜷린 채 쓰러진 레제는 멀어지는 마키마를 보며 분노와 공포가 뒤섞인 날숨을 힘겹게 내뱉을 뿐이었다.
그러나 마키마는 사라지지 않았다.
잠시 뒤, 어딘가에 멈춰선 마키마는 잠싯동안 땅을 가만히 처다보더니 쓰러져 누워있던 덴지를 안아 올린 뒤 레제를 바라보았다.
레제는 위기감에 몸을 뒤틀며 마기마에게 소리쳤지만, 이미 꿰뜷려 공기가 세고 있던 그녀의 성대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
"...!!!!!! ....!!!!!!!"
"흐음... 어때, 덴지군. 저기 있는 여자아이도 같이 대려갈까?"
"...에에... 으에에에...."
"...잘 대답했어."
마키마는 천천히 레제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잠시 뒤, 무언가가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는 감각과 함께 레제의 의식도 거기서 끊겼다.
***
"...으으윽..."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어딘지 모를 공간에서 천천히 눈을 뜬 레제는 자신의 몸이 결박되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덴지는 없었다.
"...허억! 데,덴지는??"
"덴지라면 여기있어."
마키마의 목소리였다.
인자하면서도 위화감이 느껴지는 미소를 지으며, 마키마는 레제를 처다보고 있었다.
레제는 물었다.
"...여긴 어디야?"
마키마는 대답 대신 후훗. 하고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벽면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덴지가 있었다. 바지가 벗겨진 채, 평평한 테이블에 사지를 결박 당한 모습으로.
"...!"
"덴지! 덴지!!!! 내 말 들려??"
"으... 음냐... 누구야... 한창 잘 자고 있었는데..."
"엣? 여긴 어디? 어라라??? 내 팔 다리는 또 왜 이래? 레제?? 이거 어떻게 된거야?"
"하아? 마키마씨? 마키마씨도 잡혀오신겁니까?"
"트,틀려 덴지...! 마키마는 잡혀온게 아니야! 마키마가 우릴...!"
"조용히."
"...!"
마키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레제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이상했다. 입은 물론이고 그녀의 목에는 아무런 장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전혀 말을 할 수 없었다.
마치 무언가에 입을 가로막힌 것 처럼. 마치 무언가에게 지배 당하는 것 처럼.
"그래. 당분간은 그렇게 조용히 있도록 해."
마키마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벽면에 박혀있는 서랍장을 향하여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잠시 뒤 서랍장에서 나온 물건은 주황색 뚜껑의 반투명한 병에 담긴 로션이었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거야? 레제? 뭐라고 말 좀 해봐!"
"마키마씨?!? 우리 잡힌거 아닙니까? 이거 엄청 위험한 상황같은데요 지금?"
마키마는 서랍장에서 꺼낸 로션을 열어 천천히 자신의 손에 흘려보냈다.
과거 교토의 신사에서 총격범들의 머리를 짓이기던 때 처럼, 마키마는 부드러운 손길로 로션을 천천히 바르며 레제에게 말했다.
"덴지군은 분명히 매력있는 남자라고 할 수 있어. 친절하고. 내면이 따뜻하거든."
"머리는 조금 나쁠 수 있지만 뭐, 그건 별 다른 흠이 안 되려나. 후훗."
"..."
"그런데 말이야 봄(bomb). 덴지의 내면은 아무나 가질수가 없어. 특히나 너같은 소련의 모르모트에겐 한없이 과분한 물건이지."
"...체인소 악마의 심장을 가져가려고 했었지? 미안하지만 그건 안돼. 줄 수 없어."
마키마는 천천히 덴지에게로 다가갔다.
손에다 로션을 주욱 짠 마키마는 이내 말없이 덴지의 비쩍마른 근육질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흝기 시작했다.
처음은 엉덩이, 그 다음은 엉덩이 골이었다. 차가운 로션의 이질적인 감각에 덴지는 몸을 부르르 떨며 기겁하기 시작했다.
"흐갸아악??? 마,마키마씨...?"
"마키마씨... 지금 무엇을...크어어억???"
이윽고 마키마의 얇은 검지 손가락이 덴지의 아누스를 천천히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로션의 미끌거림 덕분인지는 몰라도 한 번 입구를 트자 그 이후는 순식간이었다.
단 한 번도 이물질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던 덴지의 아누스는, 그렇게 벌려진 채 여기저기를 능욕당하기 시작했다.
"우읏... 끄하아악!!!! 앗,아아앗...!!!"
"마,마키마씨... 마키마씨 제발 그만...!!! 으히이익....!!!!"
단단한 괄약근으로 조여진 입구를 강제로 비집고 들어간 충격탓일까. 덴지는 꼴사나운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몸을 튕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레제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덴지... 덴지...!!'
'Сук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야...'
찌걱 찌걱.
덴지의 로션머금은 아누스가 마키마의 손가락에 유린당하며 내는 소리였다.
이후 손가락의 개수는 한 개에서 두 개. 두 개에서 세 개까지 늘어나고야 말았다.
"우흣??? 우흐으으... 끄헙! 앗,아앗... 아아앗..."
그러는 사이 덴지의 치부에서는 꿀타래와 같은 투명한 액체가 천천히 흘러나와 테이블을 적시고 있었다.
회음부에 느껴지는 이질적 감각에, 덴지는 몸을 부르르 떨며 거친 숨만을 내쉴 뿐 이었다.
"헤엑... 헤엑.... 마....마키마씨이이...."
"제헤발.... 제발 그만해주세요오오오.... 거긴... 거긴 이상한 구멍인뎨에에....."
"흠. 좋아. 이쯤하면 됐으려나."
로션과 장액이 뒤섞인 채 끈적이는 손가락을 덴지에게서 빼낸 마키마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레제를 바라보았다.
자리에서 일어선 마키마는 잠시 뒤 서랍장에서 부드러운 실리콘 제질로 보이는, 붉은색의 커다란 원통을 꺼내었다.
길이는 대강 보기에 약 30cm, 둘레는 약 20cm였다.
마키마는 자신의 옷을 한꺼풀 벗어 내려놓은 뒤, 허릿춤에 착용하고 있던 검은색 가죽 벨트에 그 원통을 매달았다.
직후 마키마는 그 원통을 로션으로 천천히, 아주 부드럽게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체인소의 악마는 오직 나의 것. 나의 차지여야만해."
"그러니 잘 봐두도록 하렴. 모르모트."
마키마는 허리를 들어 덴지의 벌름거리는 아누스에 원통을 밀어넣었다.
일번의 애무로 인해 이미 충분히 풀려있던 덴지의 구멍은 아무런 거부감도 없이 마키마를 받아들였다.
"웃, 우흐으읏?!?!?!?"
덴지는 풀린 눈으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코에서는 콧물이, 입에서는 반투명한 침이 입가를 타며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설마 그토록 바라던 동정보다 처녀를 먼저 때게 될 줄은 아마 상상도 못했으랴.
철퍽 철퍽.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어둡고 축축한 밀실 내에 조용히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한 번 마키마가 허리를 움직일 때 마다 덴지는 마치 입력에 대한 출력이라도 하듯 요상야릇한 신음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일전의 그 고통섞인 신음과는 다른, 조금 더 긍정형에 가까운 소리였다.
두 사람이 일으키는 색(色)의 열기가 방 안을 가득 매우는 사이, 레제는 무력하게 벽면에서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레제는 저주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사랑하는 애인을 지키지 못한 자신이 너무나도 싫었기 때문이다.
당장이라도 목에 있는 트리거를 당기고 싶었다. 하지만 온 몸에 힘이 빠진 채 움직이지도 못하는 지금, 그녀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것이 없었다.
"읍... 으읍.... 우으으으읍!!!!!"
레제는 끊임없이 덴지에게 소리쳐봤지만 닿지 않았다.
이미 그 자리에 레제가 알던 덴지의 모습은 없었다.
자신을 죽이려고 까지 한 그녀를 받아주고 이해해주던 덴지.
말도 없이 늦는 자신을 끝까지 믿으며 기다려주던 그런 덴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
그 자리에는 오직 새로운 미지의 쾌락에 눈을 뜬 한 마리의 암캐만이 있었을 뿐이다.
어느덧 마키마의 원통과 덴지가 마찰을 시작한지도 1시간이 경과한 시점.
덴지가 내뿜은 하얀색 백탁액이 테이블을 넘어 바닥까지 흘러내릴 무렵, 덴지는 다시 한 번 땀에 젖은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마키마는 그런 덴지를 뒤에서부터 껴안으며, 그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옳지, 덴지. 그대로 내보내렴."
"우...우앗...."
"아아아아앗... 마키마씨....!!!!!!"
부아아아아앙!
불현듯 울리는 체인소 소리와 함께, 덴지는 금옥(金玉)에 들어있던 마지막 정기를 시냇가에 흐르는 시냇물보다 약한 세기로 내뿜은 채 쓰러지고야 말았다.
이제 더 이상 그로부터 정기는 나오지 않을터였다. 그의 금옥은 이미 수명을 다한지 오래였으니.
***
쥬퐁.
마키마의 원통이 덴지의 아누스로부터 빠져나오는 소리였다.
그 와중에 덴지는 다시 한 번 절정을 맞이하였는지 또 한 번 몸을 부르르 떨며 꿈틀거렸다.
마키마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체인소가 튀어나와 피범벅이 된 덴지의 속박을 풀어주었다.
바닥으로 철이 부딪히며 나는, 기분 나쁜 굉음을 내며 떨어진 덴지를 마키마는 천천히 일으켜 새운 채 레제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레제는 분노에 가득찬 눈빛으로 마키마를 가만히 노려보았다.
그런 레제를 보며, 마키마는 피식하고 웃은 뒤 덴지의 트리거를 당겼다.
붕 붕 붕 붕.
덴지. 아니, 체인소맨은 마치 죽은 사람처럼 가만히 마키마의 품에 안긴 채 서 있을 뿐. 별 다른 기행을 보이거나 하지 않았다.
레제는 마른 침을 꿀꺽 하고 삼켰다.
"...이제 말해도 돼."
"...푸하!!! 데,덴지!!! 덴지이이!!!!"
레제는 자신의 말문이 트이자마자 덴지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외쳤다.
하지만 덴지의 반응은 없었다.
"덴지군도 참, 나를 사랑한다고 할 때는 언제고 말이지. 이렇게 다른 여자에게 한 눈을 팔다니."
"...우리 내기 하나 할래? 댄지군에게 누굴 가장 사랑하냐고 묻는거야. 만일 덴지가 너를 선택하면 그 순간부터 너와 덴지는 자유의 몸으로 해줄게."
"하지만 덴지가 나를 선택하면...'
"..."
"덴지는 나의 소유가 될거고, 너는 공안에 의하여 폐기처분 될거야. 덴지와의 기억도, 추억도 모두 잊은 채 말이지."
"...어때. 꽤 괜찮은 조건 아니야?"
"...미쳤어? 내가 그런 조건을 받아들이게?"
"뭔가 착각하고 있나본데, 내가 진심으로 저 애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거야?"
"저런 애 따위 어떻게 될지 내 알바도 아닌데, 그냥 덴지만 풀어주고 끝내. 어차피 난 죽을 운명이잖아? 내가 틀린말했어?"
레제는 사뭇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마키마는 다시 한 번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공안의 규칙으로 인해, 만일 덴지를 풀어준다면 그 순간부턴 악마로 취급하여 즉시 처형의 대상이 돼."
"정말 그래도 좋은거야? 너의 덴지가 무참히 살해된 채 심장을 뽑혀도 괜찮은거야?"
"...아. 방금 너가 그랬지? 저런 애 따위 어떻게 되든 알 바가 아니라고... 후훗. 그럼 됐네."
"자,잠깐...!!!"
"...할게. 할테니까...!"
"제시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 반드시!"
마키마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미소는 일전의 의미불명의 형태가 아닌, 진심이 느껴지는듯한 미소였다.
"덴지군. 일어나."
".....크아아아아아!!"
이윽고 어둠만이 가득하던 체인소 맨의 머리에 붉은 안광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뜨거운 증기를 입가에서 내뿜으며 체인소 맨은 천천히 숨을 골랐다.
마키마는 체인소 맨에게 다가가 말했다.
"덴지군. 일전에 총의 악마를 잡으면 내가 무엇이든지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지?"
"총의 악마는 아니지만 비슷하게 위험한 폭탄의 악마를 잡았으니 그 소원, 지금 이루어줄게."
"드러니 자. 내가 들어줬으면 하는 일을 말해봐."
잠시 동안의 정적이 흘렀다.
마른 침이 넘어가는 소리와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
그리고 무미건조한 체인소 소리만이 방 안을 매우고 있을 그때.
마침내 체인소 맨이 입을 열었다.
"...요."
"응? 잘 안들리는데, 다시 한 번 말해 볼래?"
"...마키마씨의 개가 되고 싶어요."
"...그렇다면 덴지군. 여기 있는 폭탄의 악마와 나,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덴지군은 누굴 고를래?"
"...그야 물론... 마키마씨요."
"옳지. 잘 대답했어."
체인소 맨의 대답을 들은 마키마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레제를 바라보았다.
레제는 충격과 실의에 빠진 목소리로 자신도 모르게 되내었다.
"ㄷ,덴지..."
"어쩔 수 없네. 약속은 약속이니까."
마키마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밀실의 문이 열리더니, 건장한 공안 요원 두 명이 튀어나와 레제를 대리고 사라져버렸다.
"아... 안돼... ㅈ,잠깐... 덴지!!"
"아...아니야.... 덴지... 덴지이이!!!!!"
"정신차려... 정신차려 덴지!!! 덴지이이이이이...!!!!!"
쾅.
밀실의 문은 닫혔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처럼.
마키마는 조용히 체인소 맨의 몸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것으로 당신은 제거에요 체인소 맨."
"이제부터는 쭈욱 함께, 같이 먹고 자고.... 후훗. 행복한 생활을 하도록 하죠."
체인소 맨은 아무 말이 없었다.
***
명색이 문학대회인데 좆같은게 하나도 안 올라와서 썼다
1000자 넘겼고 두창 아니고 대회 기준 다 만족했으니 문제 없제?
왜 예전에 봤던거 같지
예전에도 올렸었는데 다 짤렸음ㅋㅋㅋ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