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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중요한 메타포:

 레제편에서 물 속에 빠지는 장면은 크게 둘 정도가 있음.

 영화의 첫번째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한 수영장 장면과, 전투씬 이후 함께 바다에 빠지는 장면.

 이 중 두번째, 바다에 빠지는 장면에서, 덴지가 이런 대사를 함.

 물에 들어가면 폭탄을 터트릴 수 없다, 대충 이런 뉘앙스.

 얼핏 들으면 레제의 능력을 속박하고, 억압하는 방향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 대사는 물이라는 메타포와 연결되어 '해방'의 의미를 지님.

 정확히는 레제를 억압하고 있는 '폭탄의 악마'로부터의 해방.

 일단, 레제가 왜 사랑하는 사람인 덴지를 죽여야 할 상황에 쳐했는가를 생각해보면, 모르모트 작전, 소련, 뭐 등등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론 '폭탄의 악마'의 힘을 가졌기 때문임.

 그렇기에 '폭탄의 악마', 그리고 그 힘은 그 자체로 레제를 속박하는 운명을 상징하고, 물에 빠져 그 힘이 무력화되는 장면은 레제의 해방을 의미함.

 그렇게 바다 속으로 빠진 레제는 바다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수되고, 천천히 고개를 떨구게 됨.

 근데 이 장면에서 재밌는 점은, 레제의 고개를 떨구는 그 때에도 숨방울이 나오고 있다는 점임.

 즉, 숨이 끊어지거나 정신을 잃어서가 아님.

 직접 몸에 힘을 풀고, 덴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것.

 

 수영장 씬에서도 이런 메타포는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남.

 밤의 학교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일탈적 행동이고, 남녀간의 탈의, 둘만의 수영장 또한 마찬가지임.

 다만 흔한 클리셰와 그 장면들이 가진 차이점이라면, 의 학교가 아닌, 밤의 학교가 중요한 장면이라는 점.

 보는 당시에는 알 수 없지만, 이야기가 끝나고 레제의 뒷이야기를 알게 된 시점에서 보면, 덴지와 레제의 서로 다른 환경, 도시와 시골이라는 명시적으로 다른 성향에도, 어떤 식으로 그들의 결핍과 지향이 맞아들어가는지가 절묘하게 보이는 장면.

 그리고 '본능'을 상징하는 거미의 사냥장면을 보여주면서, 이들이 지금 겪고 있는 감정이 순수한 사랑임을 강조함.

 그렇게 아무도 없는 물 속에서,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해방감을 겪는 장면이었고, 곱씹어보니 더 맘에 들었다.


 두번째로 재밌었던 부분: 

 꽃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레제를 만나기 직전, 아주 신난 덴지가 길거리에서 기부를 하는 장면임.

 사실 이 자체로는 별 의미는 없고, 연출적 의미는 쿠키영상에서 파워가 준 꽃을 먹으며, 마치 레제와의 이야기를 수미상관처럼 끝내는 부분에 있음.

 개인적으론 꽃을 먹는 두번째 장면에서, 바닷가에서 레제와 덴지가 나눈 대화가 떠올랐음.

 대충 후회하기 싫어서 이래저래 행동했다는 말을 레제에게 건네는 장면이었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런 식으로 말함.

 지금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 일이 끝난 이후에도 편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 라는 뉘앙스였음.
 
 이 말에서 이어져, 덴지가 꽃을 먹는 장면에서 덴지가 가장 행복한 일상 속에 있었다는 것을 연결하면.

 길거리에서 꽃을 먹은 그 순간부터, 파워와 함께 카페에서 꽃을 먹은 그 때까지, 덴지의 선택에 아무런 후회도 남지 않았다는 말처럼 들렸음.

 레제의 마지막 독백과 빗대면 굉장히 슬프기도 하고, 덴지라는 캐릭터를 너무 잘 드러내는 연출이라고 생각해서 좋았던 장면.


 암튼 레제편 너무 재밌었다

 뒤늦게 보고와서 생각난거 몇가지 끄적여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