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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희가 함께하게 될 영화는 <체인소맨: 레제 편>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인데요.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아무래도

전형적인 '보이 미츠 걸(Boy meet girl)' 플롯을 따르고 있다는 점인데요.

사실 '소년이 다른 세상에서 온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바뀌게 된다'는 이야기는 워낙 동서고금 많이 쓰인 이야기라서 요즘 창작자는 꺼려하거든요.

그런데 과감하게 그런 플롯을 가져와서 자신만의 마력을 입힌 것은 원작자 후지모토 타츠키의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여겨지거든요


또한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점이 액션이죠.

2D로 그런 3차원적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술력도 놀랍지만, 이게 어떻게보면 잔혹동화스러운 지점이 있다는거에요.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하늘을 날아오르고, 말을 타고 그녀를 따라가고, 괴수를 무찌르는,

이런 로맨틱한 요소들을 절묘하게 비틀어서 액션으로 만드는 센스는 상당한 수준의 연출력이 없으면 나오기 힘들죠.


그리고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장면은 주인공 덴지가 마키마라는 인물과 함께 영화관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거기서 마키마라는 캐릭터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에 나오는 영화가 <병사와 시>라는 소련 영화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장면을 원작의 어떤 캐릭터의 이후 행적과 연결지어 해석하시는데,

저는 이 영화에만 한정해서 해석하자면,

이 영화는 젊은 청년이 독소전쟁에 끌려가서 전쟁의 참혹함을 몸소 느끼다가 짧은 휴가를 통해 고향에 돌아가며 겪는 일을 보여주는데

결국에는 이 청년이 전사했다는 암시를 주는 결말로 마무리해요. 그러면서 '그는 다른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에게 그는 군인으로 남게되었다'는 나레이션이 나오는데

이 영화에 나오는 레제라는 캐릭터를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봅니다.

소련에 의해 전쟁터에 내보내져서 결국 군인으로 남게된 비극임을 암시하면서

그걸 보면서 눈물 흘리는게 또 나중에 그녀를 죽이는 마키마란 말이에요.

굉장히 묘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장면이라고 보고요.


다만 이 영화를 과하게 이데올로기적으로 해석하는 의견은 전 조심스럽게 반론을 제기하는게

이 영화에서 소련은 그냥 '보이 미츠 걸' 플롯에서 소녀가 온 다른 세계고, 플롯 상의 장치일 뿐이에요.

가상의 9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배치된 악역일 뿐이지

그걸 가지고 이데올로기적으로 풍자할 생각이었다면 이념적인 이야기가 더 나왔어야죠

그런데 이 영화는, 소련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소련이 공산주의인지도 모를만큼 관련 언급이 이상할 정도로 없어요.

그래서 전 과잉해석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반론을 제기하는 바이고요.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 대한 제 한줄평은요.

'서서히 끓다가 무섭게 분출해 모든 걸 집어삼키는, 소년과 소녀의 가장 뜨거운 여름.'


이 영화에 대한 제 별점은 ★★★★☆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