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진짜 에피소드 시작이라는 기분이 든다.….
아무튼. 늦었지만 그래도 한 화는 올렸어!
즐감하고, 수정할 점이나 불만족스러웠던 점 있으면 댓글로 달아줘!
고치도록 노력할게!

그리고 골뱅이 넣은 건 짤@리지 않기 위해서야…. 양해 부탁해…..
(몇번 그대로 올리려 시도하다 짤@림)





부우웅- 달칵.

클래식 오토바이의 시동이 한 주택가 앞에서 꺼졌다.

풀페이스 헬멧을 벗었다. 
답답했던 헬멧 속 공기 대신 상쾌한 낮의 공기가 폐부로 들어왔다.

등에 맨 검은색 검 가방에서 귀철을 꺼내 혁대 왼편에 묶었다.

약간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이것은 쇠의 묵직함, 든든함이 우러나오는 원천이었다.

몇 대의 경찰차 너머로 폴리스 라인이 쳐진 2층짜리 단독주택이 보였다.
그리고 그 주택 근처에 사자 같은 탁한 금발과 남색빛의 검은 꽁지머리가 보였다.

“거기, 민간 데블 헌터는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아키 선배와 덴지 뒤에 서있던 경찰관이 날 막아세웠다.

공안 보급형 정장을 착용했음에도 막아세운 형사, 이전에 보지 못한 것과 정장 차림의 데블 헌터를 막아세운 걸 보면 신입일 확률이 높았다.

품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지갑 속에 있는 공무원증을 찾으려 시도한 것이다.

“...”

없었다. 집에 놓고 온 듯하다. 아마 빨래통에 넣어놨을 거다. 어제 입은 정장은 악마의 피로 범벅이 되어 빨래해야했으니 그 품속에 고이 모셔놨을 것이다.

“쿠로이, 이쪽이야.”

딱히 증명할 게 없어 경찰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때, 구원의 손길이 내게로 향했다.

“예엡.”

건성으로 하는 티가 나는 대답, 참 병X같이 대답한 내가 후회스러워졌다.

다행히도 아키 선배는 딱히 상관하지 않는 눈치였다.

‘옆에 덴지가 있어서 그런 건가.’

아마 맞을 것이다. 의무교육도 받지 않은 우리의 주인공이었으니.

“마인? 그게 뭐야.”

봐라, 저 띨빵한 눈빛이랑 호기심으로 그득한 어투. 
물론 나도 이 세계에선 의무 교육을 못 받았지만 원래 세계에서의 두뇌 능력은 평균은 넘는 수준이었다.

“너 의무 교육도 안 받았냐?”

안 받았다.

“어, 나 안 받았어.”

덴지의 답변에 동공이 커진 아키, 생각보다 놀란 눈치다. 나도 처음 들었으면 놀라긴 했을 것 같다.

이후, 이어지는 마인에 대한 설명. 
머리 모양이 특징적이니, 사람 시체를 채갔다느니, 전부 내가 아는 내용이었다.

“졸려.”

마음의 소리가 밖으로 나왔다. 명백한 실수였다.

“투덜대지 마라.”

단호하지 않은, 심드렁한 아키 선배의 말. 화나진 않았다는 소리다.

“넵.”

칼자루에 손을 얹고 경계하는 폼새를 취한 아키, 악마를 대할 때의 교과서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그다.

쾅.

아키 선배가 문을 발로 깠다.
뭔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문이 젖혀지고 마인의 모습이 드러났다.

입의 형상이 조류나 벌레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변형된, 혐오스러운 외형을 지닌 놈이었다.

스릉-

귀철(鬼徹)의 칼자루로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그 와꾸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이번엔 덴지가 처리한다.”

아, 원래 만화도 덴지가 도끼로 목을 치는 거였지. 순간 까먹고 있었다.

“악마가 되어 힘을 보여라, 그걸로 쓸 만한 놈인지 아닌지 판단한다.”

만화에서 본 대사 그대로 아키가 말했고 덴지는 도끼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보지 마 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 데블 헌터 새끼가!”

서걱-

‘오.’

깔끔하게 목이 절단되었다. 괜찮은 도끼 솜씨다.
우리 주인공의 육탄전 능력을 내가 생각보다 낮게 평가한 모양이었다.

“어이, 왜 악마의 힘을 안 쓴 거냐?”

악마를 잡으면 그만이지, 우리의 아버지께선 뭐가 또 불만이신지 모르겠다.

“아.... 내 힘을 써서 죽이면 말야. 엄청 아파 보인다고.”

‘지X, 야@한 책에 피 튈까봐 그런 거잖아.’

“그러니까~ 아- 나도 이 녀석 같은 마인이 된 걸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왠지 편히 죽이고 싶어져서......”

소설을 쓴다. 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머리 잘 굴려서 막힘없이 잘 지어낸 거다.

쿵.

아키 선배가 덴지를 밀어 벽에 밀착시켰다.

“잘 들어라, 기억해둬. 마인도 분명한 악마다. 데블 헌터가 동요하지 마.”
“내 가족은 모두 눈앞에서 악마에게 죽었다. 밑에 있는 경찰들과도 한 잔 한적 있는데, 부인이나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일하고 있었다.”

‘이렇게 들으니까 덴지가 폐@급 새@끼 같네.’

“네놈만 빼고 모두 진심이라고. 나는, 악마를 가능한 고통스럽게 죽여주고 싶거든.”
“넌 악마랑 친구놀이라도 하고 싶은 거냐?”

아키의 이명, ‘공안 제일의 악마 혐오자’에 걸맞은 말이었다.

이에 덴지가 눈알을 굴리며 대답했다.

“친구가 될 수 있는 악마가 있다면 되고 싶다고, 나는 친구도 없는데.”

덴지와 아키 선배가 언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 나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성인용 잡지를 주워들었다.

잡지에 실린 건 옷을 반쯤 걸친 여자들의 사진들, 그리고 그게 끝이었다.

‘재미없네.’

에로한 잡지를 대충 아무데나 내팽개치며 방 밖으로 향했다.

“데이트, 끝나면 말해주십쇼.”

문지방을 밟았다. 이후에는 아는 내용의 연속이라 듣기에 따분하기 때문이었다.

띠리링- 전화왔다-!

피처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히메노 선배가 말하길, 나다운 벨소리라고 했다.

피처폰을 펼쳐 전화를 받았다. 걸걸한 중저음의 목소리, 지인의 전화였다.

-야 이놈아, 맡겨놓은 거 안가져가냐?

...솔직히 말하자면 까먹고 있었다. 하루는 코베니가 버디가 되고, 죽을 뻔한 상황에서 아키 선배한테 구해지고, 작품의 시점을 정확히 안지도 얼마 되지 않아 정리할게 많은 판에 맡겨놓은 장비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 조금만 더 맡겨주시면 안돼요?”

-해체해갖고 딴 거에 쓰기 전에 갖고 가라.

상당히 구수한 방언, 그 속에 내포한 반 협박.

“쪼잔하시네. 저녁에 가지러 갈게요.”

달칵.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가 끊어졌다.

‘시니컬하네, 아재.’

속으로 혀를 차며 피처폰을 닫고 주머니에 넣었다.
뭐, 어차피 있으면 요긴하게 쓸 거니까 언젠가는 찾아가야만 할 거였다.

“어, 뺀질이!”

아키에게 빠진 장난꾸러기 누님이 오셨다.

“히메노 선배, 왜.... 여기 있어요?”

만화에서 보지 못했던 뒷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그래도 덴지가 히메노를 처음 본 건 영원의 악마 에피소드에서였을텐데, 내 기억이 잘못된 걸까.

“아, 악마가 설친대서 일단 잡고 주변에 아키 군이 있다 하길래 왔지.”

‘우연의 일치인가?’

과거. 내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야쿠자들에게 채무를 갚고 이 미친 나라의 영향권이 닿지 않는, 안전한 해외로 도주하려 몇 번이나 시도했을 때.
비행기가 반@파되고 배가 동강났으며 심지어 고@아원에 들어가도 고@아원이 불을 쓰는 악마에 의해 전@소되었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이 현상을 알아낸 결과, 이는 내가 메인 스토리에서 벗어나는 걸 억제하려고 개연성을 버린, ‘억지력’의 영향이었다.
억지력의 존재를 깨닫고 나는 며칠을 한탄하다 현실에 적응했다. 아니, ‘해버렸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현실에 체념하며 살아남기 위해 의미 없는 노력을 버리고 악마에게 딜을 치며 민간 데블 헌터로 살아남았다.

그러니까, 간략하게 요약해보자면 유년 시절에 ‘억지력’의 맛을 본 나이기에 지금 히메노 선배가 아키 선배를 보러 온 상황이나 마키마와의 독대 같은 원작에선 없거나 내가 몰랐던 전개가 있으면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아키 선배, 저기 안에 있어요.”

약간 경직된 말투와 떨리는 목소리, 다행히도 히메노가 이걸 캐치하지 못한 것인지 태클을 걸지 않았다.

흑녹색 단발이 내 어깨에 스쳤다.
나와 같은 악마와 계약한, 히메노 선배가 폴리스 라인이 쳐진 주택을 슥- 보더니 다시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왜 나만 보면 아키 얘기를 하지~?”

능글거리는 말투, 장난스러운 눈빛. 여전히 대하기 힘든 사람이었다.

“둘이 사귀는 거 아니었어요?”

그냥 직설적으로 쏘기, 내가 대하기 힘든 사람에게 사용하는 화법이었다.

“아뉜데? 안 사귀눈뒈?”

일부러 발음을 우스꽝스럽게 굴려가며 살짝 붉어진 얼굴을 숨기는 히메노 선배.
확실히 예쁘긴 하지만.... 그 얼굴을 이렇게 굴리고 있으니 내가 정욕을 품지 못하는 것 아닐까.

그래도 아키 앞에서는 이렇게까진 얼굴을 굴리지 않으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조금 이따 아키 선배 나오는데 좀 보살펴줘요. 남자애 새로 들어온 놈 하나 있는데, 걔랑 사이가 좋진 않나 봐요.”

자연스레 주제를 돌렸다. 아키 선배와 엮는 주제가 아니었으니 넘어갈만 해줬다.

“어디 가는데?”

안넘어갔다. 선배 쪽을 돌아봤는데 호기심이 묻어있는 눈이었다.

“뭐.... 그냥, 맡겨놓은 게 있어서 그거 찾으러 갑니다.”

대충 얼버무렸다. 당황할 때 거짓말을 하면 확 티가 나기에 두루뭉술하게 뭉개서 말하는 게 더 효율적이었다.

“음.... 알았어?”

‘왜 끝에 톤이 높아지냐, 불안하게....’

속으로 당황스러움을 삼키며 BLACK-1이라고 적힌 클래식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손잡이에 걸어놨던 풀페이스 헬멧을 착용하고 바이저를 내렸다.

바이저에 썬팅이 되어있어 세상이 한층 어두워졌다.

주머니에서 피처폰을 꺼내 아키 선배와 마키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어차피 나중으로 가면 세상이 개판으로 치달아 먹히지도 않을 연차, 그냥 지금 쓰는 게 좀 더 나을 거라는 판단 하에 이뤄진 행동이다.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 어딘가로 출발했다.

힘 있는 배기음이 쿠로이가 탄 바이크를 뒤따랐다.


* * *

클래식 오토바이가 멈춘 곳은 환한 불이 수없이 놓인 시장의 입구 근처.
오토바이를 골목 구석에다 주차하고 헬멧을 벗었다.

순간, 밝기에 적응하지 못해 안구를 쑤실 듯한 빛에 눈을 찡그렸다.

‘왜, 굳이- 여기에 자리를 잡았을까.’

구수한 방언의 아재한테 약간 짜증이 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맡겨놓은 건 회수해야 했다. 특히 오늘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그 영감탱이가 부품으로 자기 액세서리를 커스텀할지도 몰랐다.

시장의 인파에 섞여 중심부로 들어왔다.
이리 밀치고 저리 밀쳐지고 하는 소형 물고기와 같은 신세, 그 파도 속에서 쿠로이의 눈에 저 멀리, 빛이 닿지 않는 시장의 골목에 굳게 닫혀있는 청록색 셔터가 잡혔다.

‘몇 번을 와도 길을 헷갈린다니까.’

상당히 복잡한 구조와 유사한 점포가 수두룩한 시장이기에 길을 헷갈릴 수밖에 없는, 그런 곳에서 쿠로이가 들릴 매장은 민간 때부터 알고 지냈던 지인의 점포.

철물점을 빙자하고 있으나 실은 더 많고 더욱 정교한 것을 파는, 그런 곳이었다.

피처폰을 꺼내 영감탱이한테 도착했다고 문자를 보냈다.

“...”

그럼에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셔터를 두드리면 소리가 상당히 크게 나서 마구잡이로 두드릴 순 없었다.

-안 열면 셔터 자르고 들어갑니다.

피처폰의 메시지로 보낸 확실한 경고. 몇 초 뒤에야 셔터가 올라갔다.

“하여간에, 무식한 시끼.”

노화로 인해 새치가 났고 눈 밑에 옅은 다크서클이 있는 빼빼 마른 아재, 내가 만날 사람이었다.

“가즈갈거면 후딱 챙기가라. 둘 데 없다.”

중년의 궁시렁대는 소리와 함께 철물점 내부로 입장했다.

꽤나 큰 공간이었지만 그 내부는 여러 가지 장비들과 부품들로 가득 차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녹슨 선반들, 그 위에 나름 열을 맞춰 정리된 장비들과 수리도구. 빛바랜 테이블 위의 스탠드와 내가 수리를 요청했던 장비가 있었다.

“하루만 늦게 왔다면 벽시계 부품으로 사용했을 끼다.”

여전히 독설만 내뱉는, 입이 한결같은 아재였다. 그러나 손재주는 한결같지 않아 점점 더 실력이 늘고 있는 듯 했다.

원래 내가 장비하던 검정색 권@총 형태의 그래플링 훅을 은색 슬리브 건(Sleeve G@un) 형태로 바꿔 오른 손목에 장착할 수 있게 편의성을 개선해주었다.

“시험작이니께, 돈은 이미 준 걸로 충분하다.”

돈을 더 안줘도 된다는 점은 감사하다만, 살벌한 소리다. 시험작이라는 건 자기도 이게 성공할지 몰랐던 거니까.

“성능 감소는 없죠?”

서투른 손놀림으로 오른 손목에 슬리브 건을 장착하며 말했다.

“읎다. 100kg. 그대로다.”

피융- 콱!

시험삼아 그래플링 훅을 발사했다. 똑같은 와이어의 장력과 앵커의 탄속. 다행히 이 양반이 뻥카를 치진 않았다.

“뭐하는 기가?!”

이마에 핏줄이 드러날 정도로 화를 내는 아재, 하긴. 자기 장비에 기스라도 나면 열불을 내는 양반인데 지 상점 벽면에 앵커를 꽂았으니 오죽할까.

“잘 작동되네요. ‘츄조’께 맡긴 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원래 내 장비를 시험작으로 쓴 건 저 아재니까 먼저 건드린 건 영감탱이다. 그러니까 아재가 더 잘못했다.

“안줄끼다!”

단단히 화났는지 ‘츄조’께 맡긴 장비가 들어있는 보따리를 감싸 안은 아재.
나는 집에 들러서 시장에 온 이유를 품속에서 꺼냈다.

툭.

돈이 든 봉투가 떨어졌다. 꽤나 두꺼웠다.

“수리비요.”

거짓말이었다. 사실은 츄조께 맡긴 것의 수리비였지만 내 눈앞에 있는 양반은 그걸 몰랐다. 게다가 츄조께서 주무실 시간이니 더욱 좋은 타이밍이었고 말이다.

아재가 못마땅하다는 눈빛으로 품속의 남색 보따리를 내어주었다.

보따리 안에는 무광의 검정색 두건 형태를 가진 금속 마스크와 검정색 테크웨어. 내가 맡긴 장비 그대로였다.

“갑니다.”

“다신, 올 생각도 하지 마라!”

그래놓고 또 까먹을 양반이었다.

보따리를 묶고 철물점을 나왔다. 뭔가 알 수 없는 만족감과 중압감이 들었다.
이제부터 진짜 작품의 시작이라는 느낌과 후일의 대비를 했다는 그런 느낌? 아마 맞을 것이다.

‘사무라이 소@드 에피소드까지 대비는 했다.’

이제 주인공도 나왔으니, 본격적으로 움직일 시간이었다.



어제 학업 때문에 연재 못한 점 미안해!
앞으로 평일에 거의 연재 못하고 주말에 쓸 것 같아!
그럼에도 봐주는 사람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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