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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이건 덴지를 유혹한게 맞음

근데 그 이면에는 복잡한 여심과 갈등이 있었다고 생각함


레제는 소련의 스파이로서 체인소의 심장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음

근데 모두가 아는 것처럼 레제는 덴지를 바로 죽이는 걸 실패하고 계속 차일피일 미뤄짐


애초에 학교를 간 것도 레제가 치밀하게 짠 계획이 아니라 덴지의 레제랑 같이 학교 다녔으면 재밌었겠다는 말에 충동적으로 결정한 일이었음

그리고 레제 본인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밤의 학교 탐험이 너무 즐거워져버린거임

지금 네가 있는 공안이 진짜 좋은 곳이냐, 너 왜 학교도 못 가고 혹사 당하냐 하는 말은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을거임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음. 우리는 밤에 학교를 돌아다니고 이렇게 노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이게 평범하고 당연한건데 왜 우리는 이러면 안 돼?


덴지가 생각을 많이해서 머리가 뜨거워졌다고 말하니까 그제야 레제도 아차 싶었을 거임

그런 말들을 무심코 내뱉었을 정도로 감정 조절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거임

조금 식히러 가자는 말 역시 덴지 뿐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일이었음


레제는 덴지의 순진하고 어린애같은 모습에 지나치게 끌려가는 스스로를 눈치챘고 그렇기 때문에 옷을 벗었음

덴지도 평범한 남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ㅇㅇ

자신의 알몸에 욕정한 덴지로부터 어린애가 아닌 남자를 이끌어내면 레제는 그런 덴지에게 실망할테고 그러면 더이상 망설임 없이 당초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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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의 레제는 거미임. 거미줄을 쳐놓고 먹이가 걸리길 기다리고 있는.


그런데 복잡한 여심이라고 말한 이유는 레제의 약점이 바로 물이라는 거임. 

물에 젖으면 능력을 제대로 쓸 수 없는 레제에게 알몸으로 물 속에 잠기는 건 일생일대의 도박임

덴지가 자신을 해치12지 않을거라는 생각과 자신에게 해를 가해서 실망시키길 바라는 생각,

덴지도 결국 평범한 남자에 불과하다는 자신의 생각을 배신해주길 바라는 마음과 이대로는 냉혹한 스파이로 남아있을 수 없는 자신을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실망시키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해달라는 상반적인 감정이 동시에 들어버린거임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덴지는 레제가 옷을 벗을 때는 노골적으로 발정났지만 막상 물에 들어가고 나니까 무슨 수영복 입고 놀러온 마냥 세상 건전하게 물장구치고 놀았음

덴지에게는 레제의 알몸이 아니라 레제랑 수영장에서 노는 이 상황 자체가 더 중요하고 더 즐거운 일이었던 거임

섹무새주제에 사실 고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순진무구한 덴지의 모습에 레제는 완전히 사로잡혀버림

독니도 없고 거미줄도 잃어버린, 되려 사로잡힌 나비가 되어버린거야


레제는 더이상 소련의 스파이로 존재할 수도 없고, 덴지의 심장을 빼앗을 수도 없음


화장실에서 거울 보는 레제가 붉은 조명 때문에 좀 무섭고 불온하게 비춰질 수 있는데 나는 다르게 생각함

이제 레제는 소련의 스파이가 아니기 때문임

붉은 조명은 홍조를 가리는 장치에 불과했던거지

좋아하는 남자애한테 데이트 신청을 하고, 그걸 수락한게 기뻐서 레제는 거울을 보면서 자신이 연기를 하지 않고 있는데도 표정근육이 풀리고 자연스럽게 홍조가 나오는 걸 보고 있었을 거임


근데 그 직후에 만난게 치즈 시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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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가 어떤 존재고 어떤 걸 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 좆밥 새끼가 체인소를 언급하면서 자길 미끼로 쓰겠다고 함


그리고 그 자리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있는 태풍의 악마도 있었음


레제는 더이상 소련의 스파이로 존재할 수 없는데 그걸 선택할 수 있는 건 자신이 아니었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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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레제는 덴지에게 같이 도망가자고 말했음

덴지가 수영장에서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았던 것처럼 레제 역시 덴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덴지를 소련으로 데려가는 건 당연히 안 되고 말없이 사라지는 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밤의 학교가 무서워서 손을 잡아달라고 말하던 여자아이가 공안의 데빌헌터를 지켜주겠다고 말할정도로 레제는 컨셉도 잊고 진심으로 고백을 했던거임

이 다음에 사실상 덴지에게 차이고 희대의 실연전쟁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음ㅇㅇ 중요한건 덴레제가 쌍방순애라는 거지.


엔딩 가사에서 요네즈 켄시가 부르던 부분 있잖아 


錆さびたプールに放はなたれていく金魚きんぎょ
사비타 푸-루니 하나타레테이쿠 킨교
녹슨 수영장에 풀려나는 금붕어

靴箱くつばこの中なか隠かくした林檎りんご
쿠츠바코노 나카 카쿠시타 링고
신발장 속에 숨겨둔 사과


수영장과 신발장은 밤의 학교에서 마주한 것들이고 금붕어와 사과는 축제에서 본 것들임


그런데 레제와 덴지가 이어질 수 없었기 때문에, 즉 두 사람이 함께 학교와 축제에 갈 일은 더이상 없기 때문에

두 사람의 추억이 깃든 수영장은 녹슬어버렸고 신발장에 숨겨뒀던 사과는 누구도 찾아내는 일이 없을 거임



萎しなびた君きみの肌はだに残のこる傷跡きずあと
시나비타 키미노 하다니 노코루 키즈아토
쭈끄러든 너의 피부에 남은 흉터


犬いぬのように泳およいだ迷子まいご
이누노 요-니 오요이다 마이고
개처럼 헤엄친 미아


쭈그러든 피부는 바다에 가라앉았기 때문임

체인에 묶인 상처는 무기 인간 특성 상 흉터를 남기지 않았지만 그 날 밤 바다에 함께 가라앉았던 일은 바로 그 전날 수영장에서 보냈던 시간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 모두에게 영원히 흉터처럼 남을 거임


후타미치 카페가 상징하는 것처럼 덴지에게는 두개의 길이 있었음


공안, 도시쥐, 마키마 <-> 학교, 시골쥐, 레제


축제날 덴지는 어느 한 쪽을 선택할 용기가 없어서 둘 다 하면 안되냐고 물었지만 그 선택 때문에 레제를 실망시켰음

덴지는 자신이 갈림길 앞에 있다고 생각했음

그런데 기본적으로 갈림길 양 쪽으로 동시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이미 공안 소속이고 마키마에게 붙잡혀 있는 덴지는 갈림길의 앞에 서 있지 않았다는 거임

최후에 덴지는 마음을 정하고 레제와 함께 도망치는 길을 선택했지만 레제의 말처럼 너무 시간을 써버렸고 그 길은 마키마에 의해 끊겨버렸기 때문에 덴지는 미아가 되어버림



마키마의 위험성을 알고 있던 레제는 그 결말을 미리 알았을 거임

그래서 덴지를 억지로 밀어내고 도망치려 했던거지

그런데 또 다시 수영장에서의 일이 떠올라서, 덴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동시에 자신을 기다리는 덴지가 보고 싶어서 레제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모든 걸 걸고 덴지에게 돌아간다는 최후의 도박을 함

작가가 씹지모토 좆츠키가 아니었으면 둘이서 거기서 결/혼했다. 개시발.


n회차를 하도 뛰어서 진짜 오늘이 마지막이다. 후기 겸 추측글 쓰고 이제 보내주자 하고 결심했는데 글 쓰면서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때 수영장에서의 일을 떠올리던게 레제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내일 또 보러 가고 싶어짐

내 생각인데 레제는 거기서 덴지랑 같이 죽고 싶었을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