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보고왔는데 딱히 어디에다가 올릴지 모르겠어서 에라 모르겠다 톱갤에 투척함.
파트1은 후지모토 타츠키가 2011년 17세 부터 2014년 21세까지 점프 SQ 등에 연재한 단편집들을 영상화했다. 점프 SQ는 톱붕이들에게도 익숙할 주간 소년 점프보다 좀 더 타깃 연령대가 넓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여러 톡톡 튀는 소재가 다뤄지는 단편임을 감안해도 소위 말하는 '점프 답지 않은데?'라는 인상을 주는 작품들이 등재될 때가 잦는데 이를 감안하고 보면 좋다.
1. 뒤뜰에는 두 마리 닭이 있었다
타츠키의 기념비적인 첫 프로 등단 작품.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들에게 인류가 멸망한 뒤의 이야기를 다룬다.
십칠세의 어린 나이의 작품인 만큼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지엽적이고 작가의 개성도 딱히 드러나지 않으며, 인물들간의 케미는 순식간에 지나치는 쇼트로만 짚고가 서사가 맞물린다는 감각이 없다. 하나의 완성된 극이 아닌 어느 한 순간을 기계적으로 지면에 옮겨 담았을 뿐인 관찰자의 느낌이 강하다.
덕분에 타츠키의 작품 중엔 드물게 무관으로 그친 커리어다. 다만 포치타의 조상님격인 흥미로운 디자인이 있으니 톱팬들에겐 나름 의미가 있는 작품.
★☆
2. 사사기 군이 총을 막았어
2013년도 작품. 여교사를 사모하는 남학생이 아버지에게 꿈을 물려받았으나 남들에게 비웃음 당해왔었고, 이 꿈을 선생님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지켜낸다는 이야기
십대 후반 창작자 답게 불과 몇년 사이에 괄목한 성장을 보여주는 작품. 여전히 풋풋하지만 타츠키의 인생관 또는 작품관(혹은 여성관…)의 윤곽이 서서히 잡히기 시작하는 작품이다.
다루는 담론은 개개인의 단위에 그쳐있지만, 두번째 슈에이샤 신인상 부문 특별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 내외적으로 타츠키의 커리어에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동정은 소중히.
★★★
3. 사랑은 맹목
2013년 연말에 발표한 작품. 사사키군처럼 교내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를 소재로 다루지만 가벼운 개그물로 특정한 텍스트보단 그의 코믹한 만화적 연출의 숙련도를 중점으로 봐야하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판 역시 이 같은 점에 착안하여 원작의 연출을 다양하게 살려냈고 재미도 있으나, 태생이 만화라는 플랫폼 자체를 다루는 작품이기에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으로는 강점이 부적합하다는 인상을 떨치기 힘들다.
차라리 첫번째 신인상을 안겨준 종이비행기를 영상화하는 것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
4. 시카쿠
타츠키 하면 으레 떠올리게 되는 '고어함'과 '힙스터'한 테이스트가 슬슬 고개를 드는 작품. 14년도에 수록됐으며 사이코패스 미소녀 킬러 시카쿠와 3500년을 산 불사의 뱀파이어 유겔의 이야기를 다룬다.
'미소녀 킬러'라 하면 일찍이 '카이트'의 사와나 '건슬링거 걸'의 의체 시리즈 등 여러 유형의 캐릭터들이 있었으나, 시카쿠는 티츠키 특유의 무심한듯 시크한 살육일변도와 똘끼넘치는 성격을 부여하여 유니크한 인물형을 빚어내는데 성공했다.
깜빡이도 없이 짓쳐 들어오는 뚜샤뚜샤한 가정폭력은 관객으로 하여금 시카쿠의 잔혹한 면모도 잠시 잊고 동정과 연민을 징검다리 삼아 몰입하게 만드며
뇌수뿜뿜과 대가리로 공안 머가리 확찢 액션 등은 "크으 타츠키는 역시 이맛이지!"하는 추임새가 절로 나올정도로 앞선 말랑말랑한 세 작품으로 인해 금단증상에 시달리고 있던 대깨타츠키단의 갈증을 상쾌하게 해결해준다.
특히 클라이맥스의 병원 고백씩은 개또라이 시카쿠의 매력이 폭발하는 지점으로, 관객은 자신을 폭소하는 유겔처럼 시카쿠라는 캐릭터가 어느새 자신의 가슴속에 깊이 그리고 크게 자리잡은 모습을 발견한다.
거기다가 에필로그의 백치미&앞치마씬까지 ㄱㅇㅇ
★★★☆
타츠키는 꾸준히 단편 창작을 계속하는 한편 시카쿠 이후 2년 뒤 첫번째 장편작 파이어펀치를 점프 플러스에 연재하게 된다
(눈치챘겠지만 룩백의 후지노의 이야기는 사실 자신을 본뜬것)
2022년 안녕 에리를 연재하기까지 만신 타츠키의 끝없는 도전과 발전상이 파트 2엔 어떻게 담겼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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