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부서질 듯한 낡은 건물에서 들려오는 수돗물 떨어지는 소리.


문을 열면 들리는 소름끼치는 나무문 소리가 들려온다. 아무도 없는 집안에는 어둠만이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문을 닫고 들어가면 불을 키고 정장을 벗는다. 그리고 TV를 켠다. 요즘 인기있는 실장석 주인공의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채널을 돌려도 TV에서는 연일 실장석에 관한 정보만 흘러나온다.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그렇지 이렇게 밤마다 실장석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니 아침에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나는 TV를 끊을까 생각했다.


한숨을 쉬며 TV를 끄고 씻은 후 불을 다시 끄고 침대에 눕는다. 포근한 침대의 느낌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얇은 벽 사이로 들려오는 옆집 아줌마의 목소리와 시끄러운 실장석의 소리가 귀를 때린다. 며칠 전부터 들려오는 실장석의 소리. 테치테치 거리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해봤지만 아줌마는 되려 이 녀석의 목소리가 얼마나 크다고 그러냐며 나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 녀석이 시끄럽게 떠드는 것은 비단 밤 뿐만이 아니었다.


모두가 자고있어야할 새벽,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뜨면 그 소리의 주인공은 항상 그 녀석이었다. 다음 날 일가야하는 나에게 그 녀석의 목소리는 지옥에서 들려오는 악마와 같은 목소리였다.


그 녀석을 죽이라는 악마의 소리.


내 마음속에서는 그 녀석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 녀석도 생명이었기에 나는 마음으로만 생각할 뿐 실행으로는 옮길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다르다.


새벽마다 울어재끼는 그 녀석의 소리에 어젯밤도 제대로 잘 수 없었던 나는 회사에서 졸다가 욕을 먹었다. 이 건에 대해서 말을 해봤자 상사는 알아서 하라며 핀잔을 줄 것이 뻔했다.


그렇기에 오늘 새벽, 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째깍거리는 시계가 2시를 가리켰다. 세상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이 조용하다. 나는 모자를 쓰고 문을 연다. 그리고 옆집을 향한다.


내가 하는 일을 축복이라도 하는 듯, 달은 매우 밝고 고왔다. 들키지않기를 기도하며 나는 옆집의 문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집안이 낡은 것처럼 문 또한 낡았고 몇 번 흔들면 열렸기에 침입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한 발자국 내밀 때마다 내 마음에는 심장이 고동쳤다.


방은 작았기에 그녀석을 찾는 것은 쉬웠다. 그 녀석은 침실에서 주인과 함께 자는 것이 아니었다. 방보다는 크지만 다른 집보다는 작은 거실에서 이불을 덮고 새근새근 자고 있다.


나는 조심스레 그 녀석을 들어올려 안은 다음 밖으로 빠져나왔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 손에 들려있는 그 녀석 역시 자신이 잡혀가는 것도 모른 채 기분좋은 표정으로 잠이나 쳐자고 있다.


나는 집으로 들어와 그 녀석을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새근새근 자고 있는 그 녀석의 볼을 후려갈겼다.


테칫-


작은 비명과 함께 깨어난 그 녀석은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본다.


"여긴 어디인 테치?"


당황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는 그녀석에게 말했다.


"잘 잤어?"

그 녀석은 나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얼굴 생김새는 기분나쁠 정도로 못생겼지만 눈 색깔이 달라 고양이 같았다.


"여긴 어디인테치? 그리고 닌겐상은 누구인테치?"

"질문도 많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에 물을 담는다. 생각보다 작아 국대접이면 충분할 듯 했다.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그 녀석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린다.


"이게 바로 요바이인 테치? 나 이제 닌겐상에게 시집가는 거인 테치?"

어이가 없어 코웃음쳤다. 앞으로 자신이 당할 일을 제대로 알지 못해 생기는 일이겠지.


나는 그릇을 그 녀석 앞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그 녀석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첫날밤 전에 우선 목욕부터 하는 테치? 알았으니 조금만 기다리는 테ㅊ-"


옷을 벗으려 하는 그 녀석을 거꾸로 들어올리고 그 녀석의 머리를 물로 쳐박았다. 갑작스러운 일에 제대로 반응도 하지 못하고 물에 얼굴이 집어넣어진 채 팔을 버둥거리며 발버둥치고 있다.


하지만 이내 천천히 움직임이 사그라들고 있다. 아직 죽이면 안된다. 이 때까지 내가 받은 고통에 배는 주어야한다.


얼굴을 물에서 꺼내니 그 녀석은 잔뜩 화가 난 채로 나에게 소리친다.


"이게 뭐하는 거인테치?! 지금 바로 세레브한 와따시를 내려놓는 테치!"


명령하는 듯한 말에 기분이 나빠진 나는 다시 한 번 물에 얼굴을 쳐박는다. 물이 보글거리는 소리가 내 안의 무언가를 기분좋게 만들었다.


다시 얼굴을 빼낸다. 그 녀석은 아직까지 화가 난 채였다.


"와따시가 돌아가기라도 하면 오마에는 죽는 테치! 마ㅁ-"


커다란 목소리로 옆집 아줌마를 부르려 했기에 나는 다시 얼굴을 쳐박았다. 그리고 다시 빼내고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머리카락을 떼어내었다. 두부처럼 부드러운 피부였기에 머리카락은 쉽게 뜯겨나갔다.


내가 그 녀석의 얼굴에 잡아뜯은 머리카락을 들이대자 상황파악이 된 그 녀석은 각 눈 색깔과 같은 빨강, 초록색의 눈물을 흘리며 분노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와...와따시의 머리카락을... 감히... 똥닌겐 따위가... 테칫-!"


시끄러운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기에 나는 준비해두었던 테이프를 꺼내 그 녀석의 입에 붙였다. 그러자 그 녀석은 붙은 테이프를 연신 떼어내려했지만 그 녀석은 손가락이 없었다. 테이프를 떼어내는 것은 무리였다.


거기에 내가 붙인 것은 양면 테이프. 그 녀석은 떼어내려던 손이 역으로 붙자 당황하며 손을 떼어내려했다.


그 녀석이 힘을 주자 떨어진 것은 테이프가 아니었다. 그 녀석의 둥근 팔이 입에 붙어있는 테이프에 달라 붙어 있다.


뭐라 이야기하는 듯 했지만 이제는 테이프 때문에 알아들을 수 없었고 나는 두부처럼 연약한 그 녀석의 남은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강하게 찍어눌렀다.


찌부러진 팔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내가 다가가자 공포에 잠긴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피는 흐르지 않는지 아무것도 나오는 것은 없었다. 아니, 하나는 있다. 그 녀석의 엉덩이에서 급격하게 빠져나오는 초록색의 기분나쁜 똥들. 나는 팬티를 제외한 옷을 전부 벗겼다.


벗기면서 찌부러진 팔이 뜯겨져 나가 그녀석에게 남은 팔은 오로지 하나 뿐이었다.


나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뜯겨나간 팔과 같은 방향의 다리를 짖이겨 떼어냈다. 고통스러운 그 녀석의 비명소리가 작게 흘러나온다. 내 마음속에 희열이 느껴진다.


남은 팔 한짝과 다리 한짝 역시 뜯어버렸다. 테치거리는 작은 소리가 들려온다. 잘 때마다 들려오는 그 소리가 너무 기분이 나빠 나는 그 녀석을 들어올려 바닥에 던졌다.


찌부러지는 그 녀석의 몸을 보고 치워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휴지를 꺼냈다. 저 정도면 죽었겠지 했지만 그 녀석의 찌부러진 얼굴에서 미소가 흘러나온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멍한 눈으로 웃어대는 그 녀석이 기분나빠 발로 밟아 죽이려했지만 나는 한 가지를 떠올리고 웃었다.



다음 날, 옆집에서 아줌마가 찾아와 나에게 그 녀석에 관해 물었다. 물론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줌마는 다짜고짜 확인해보겠다며 들어와 내 방을 조사하고는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갔다.


당연히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녀석은 나만이 알고 있는 곳에서 아직까지 행복한 생각을 하며 웃고 있기 때문이다. 나만이 알고 있는 그 곳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