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텟테...레...에에...."
봄이나 가을에서 물이 고여있는 공원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소리
실장석이 태어나는 소리다.
다만 공원 화장실에서 나는 우렁찬 소리가 아닌 죽어갈 듯한 소리라는 점이 다르다.
그렇게 태어난 실장석은 구더기 형태로 바닥에 툭 하고 떨어져
이렇게라도 태어난 이상 멋지게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 몸을 뒤틀다
몇 분 지나기도 전에 숨을 다하고 눈이 뒤집혀 죽어버린다
온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구더기 시체에 있는 점액이 다른 실장석 총배설강에
쭉 이어져 있어, 그 실장석이 구더기를 낳았음을 알게 해준다
덩치와 살집이 여타 다른 실장석보다 더 커서
만약 공원에 있었더라면, 막강한 힘으로 공원의 실세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 실장석은 공원에 있지 않다
X자 형태로 팔다리가 결박되어있어 옴짝달싹도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든 결박을 풀려고 몸을 이리저리 꼴사납게 뒤틀어댄다
하지만 매우 단단하게 묶여있어 실장은 벗어날 수 없다.
"데게에에에....."
"테...테...레......."
또 한마리가 통 안에 떨어진다
묶여있는 실장의 두 눈은 새빨갛게 물들여져있다, 강제 출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언뜻 보면 이는 학대파들이 흔히 하는 '강제 출산 학대' 이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과 분위기는 학대파의 그것과 많이 달랐다.
출산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안주 삼아 킬킬 거리는 것과 달리
마치 생명의 신비함을 보듯, 경이로운 눈으로 실장석의 출산을 하나하나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위대하고 놀라온 행위를 하고 있는 실장석은 그 행위와 대조적으로
굉장히 지쳐보이고 곧장 죽을 것 같아보였다.
"데헤....헤......에......."
이 실장은 출산을 멈출 수 없다.
초록색 눈에 머물러 있는 붉은 색소가 빠질때 쯤 되면 위에서 다시 톡 하고
붉은 색소가 떨어진다
왜 눈만 붉어지면 새끼를 낳아대는지 의문을 가질 찰나의 시간도 없이
또다시 한마리가 통 안에 떨어진다
"테.....에엑"
이제는 구더기는 태어났다는 울음도 내뱉지도 못한채, 자신보다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버린 구더기들의 몸뚱이 위에 툭 떨어진 충격 만으로 죽어버렸다.
그리고 그런 걸 낳은 실장석도 상태는 마찬가지였다.
"닝겐....들!!! 왜 와...타시에게 이런...짓을!! 하는 데....샤..!!"
다 꺼져가는 촛불이 확 타오르듯,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실장석은
마지막 유언이 될 지도 모르는 말을 힘겹게 쥐어짜내고 있다
그 내용은 원망과 의문 이었다
"왜.... 이런 짓을 하는 데스...!!!! ...와타시는 왜....이런 걸...!!!"
"이게... 학대인 데스..??.. 근데 왜 그런 얼굴을 하는 데스!!!!!"
"학대가 아니라면 당장 풀어....내주는 데...스!!!!"
그건 실장석에 있어서도 이상했다.
이런 모진 고문을 하는데도 웃거나 조롱하는 사람 없이, 모두 조용한 상태로
그저 보고, 보고, 보고 있다.
처음에는 전부 박수치면서, 씨끌벅적하게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조용해지는 건 뭔가 이상한 일이었다.
"데에....제발..풀어.....주는...."
파킨
청명한 소리가 작게 들렸다. 그와 동시에 죽은 시체로 나온
구더기 한 마리가 통 안에 툭 하고 떨어졌다.
그 이후에 몇마리가 더 나왔지만 만들어지다만 구더기들이어서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붉은 빛이 얼룩덜룩 섞인 고깃덩어리처럼 보였다.
실장석이 출산을 멈추자, 바로 옆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던 사람이 일어나 나지막히 말했다
"461"
"네!!! 총 461마리를 출산했습니다!!!"
와아아아!!!
관중들 사이에서 감탄과 함께 놀라움의 함성이 쏟아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어두웠던 무대에 환하게 밝아졌다
"정말 놀랍습니다. 보통 실장석은 강제 출산 하면 40~60마리가 한계거든요"
"하지만 이 실장석은 그것에 10배나 많은 출산을 했습니다!!"
짝짝짝짝짝
관중석에서 박수갈채가 들린다
"그럼 이 우량 실장석 사육에 성공하신 분을 모시겠습니다!!"
또 다시 박수소리가 들리고, 우량 실장을 길러낸 사육사가 무대에 나왔다
간단한 자기 소개와 품종 개량의 계기, 시행착오, 실패와 성공의 이야기를 말한다.
그에 걸맞는 반응이 관중석에서 들린다.
"이 461마리의 구더기는 그야말로 사육사 분의 노력, 그 자체군요"
"노력이라 할 게 뭐있어요, 그냥 가져가서 실장육으로 가공할 거리죠"
와하하하하하
사육사의 겸손과 재치에 관중들은 웃음으로 답한다.
그렇게 몇몇 이야기가 오가고
진행자는 사육사에게 방송국이 마련한 상금 '천만원'이 적힌 큰 스티로폼 팜플랫을 건낸다
사육사가 받아들자 관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축하해준다.
그리고 그 밑에, X자 형 틀에 묶여있는 실장석 한마리가 분변을 흘리며 차갑게 굳어있다
'노력하는 자에게 상금이 주어진다, 내가 바로 노력왕!'
'다음 주에도 계속 됩니다!'
'이 방송에 참여하신 분께는 백화점 상품권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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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삽화까지 넣어서 올리려 했는데 존나 못그리겠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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