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갈에 표시된 욕설들을 보며 토시아키는 미간을 찡그린다. 아니 사실 토시아키에게 있어 엄지의 욕설따위 아무렇지도 않았다. 단지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려서 산 장어덮밥 도시락과 디저트인 푸딩이 녹색 운치의 산이 된 것이 서글플 뿐이었다.
어째서 나는 봉투를 묶지 않아도 된다고 했던가! 토시아키는 한탄한다. 그리고 5분 사이에 자신의 10배나 되는 양의 음식들을 먹어치우고 그 2배나 되는 운치를 싸지른 엄지의 식욕과 카오스한 위장구조에 놀랐다.
냄새나는 녹색산 위에서 3cm가량의 분충이 레치레치 거리며 토시아키에게 뭐라한다. 하지만 린갈을 보지 않는다. 이 똥의 양은 물론이거니와 첫대면에서 내뱉는 저 건방진 폭언들...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 않는가?
\'아아 그래 이건 분충이라는 거다.\'
이 분충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토시아키를 올려다보며 엄지는 탁아순간부터 리미트를 해제하여 더이상 멈출수가 없는 행복회로를 활활 불태우는 엄지는
\' 레프픗 여윽시 마마의 말은 맞은 레치! 똥닌겐노예는 와타치한테 메로메로 레치!\'
라고 초승달눈을 하며 착각에 빠져있었다.
토시아키는 학대파도 아니었고 애호파는 더더욱 아니었다. 단지 여느 일반 소시민들처럼 녹색분충들과는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이었다. 토시아키에게 있어 이들 실장석은 말하는 바퀴벌래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어째서 애써 앱스토어에서 린갈을 검색해 엄지의 폭언을 해석했는가. 그 이유는 바로 그가 소시민이기 때문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토시아키는 녹색분충과는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대다수의 사람이었다. 공원에서 학대파가 빠루로 햣-하를 하건 애호파들이 대책없이 공원에 먹이를 뿌려 개체수를 늘리건 자기한테 직접적인 피해가 오지 않는 이상 어느 편에도 서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이 녹색분충에 의해 간만에 찾아온 토시아키의 달콤한 휴식시간은 녹색아우라가 보이는 듯한 코를 저절로 막게 되는 운치냄새에 더럽혀져 버렸다. 월급날 직전 돈이 떨어져 노리벤(김덮밥, 일본 도시락계의 최하카스트)로 버텨오던 와중 드디어 월급이 들어와 큰 마음 먹고 산 장어덮밥과 완벽한 식사를 위해 큰 마음 먹고 산 특대 카스타드 푸딩은 비료로도 못써먹을 더러운 운치산이 되버렸다.
토시아키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온 것이다.
토시아키는 운치더미 위에서 레치레치 거리며 발광하는 엄지를 비닐장갑 낀 손으로 건져내어 싱크대에 던져넣는다. 물론 그 충격에 엄치의 우레탄 바디와 섬섬옥수(웃음)가 중대한 데미지를 입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레츄아아아아아아아악!! 또오오오오오옹니이이이인겐!!!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와타치에게 무슨 폭거인 레치이아아앗!!\'
토시아키에게는 그저 레치레치 소리로 들린다. 단지 1cm 약간 안되는 그 작은 얼굴에서 나타나는 분노와 아픔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표정을 보면 대강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거 같았다.
엄지의 섬섬옥수는 낙하의 충격으로 싱크대의 구석 구석으로 흩어졌다. 두개골은 함몰되어 뇌를 망가트렸을 터이지만 의외로 엄지는 하무라뾰 상태에 빠지지 않았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엄지는 원채 미숙아로 태어난 터라 뇌의 발달이 더디어 저실장마냥 위석이 두뇌의 역할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이 엄지의 두개골은 80% 정도 비어있었다.
\'도...독락달마로는 더이상 용서못하는 레치이이!! 마마...마마가 오면 다...당장 독라달마노예로 만든 다음 강제출산시켜 그 자식도 독라달마로 만들어서 똥닌겐 총구에 박아 죽여주는 레챠아앗!\'
엄지는 인간으로 따지면 한 3살이나 4살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습득하는 지식도 일가에서 담당하는 역할도 저실장의 프니프니 정도로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폭력성은 다른 분충 못지 않다. 도리어 몸집이 작고 지능이 낮은 만큼 사육주의 주의를 끌 수위가 못되어사육엄지의 분충성은 자실장이나 성체실장에 대비해 더욱 노골적인 경우가 많다. 동족식또한 아무런 갈등없이 해치우는 것이 엄지라는 분충이다. 그리고 이 엄지는 자들 앞에서 거리낌없이 동족식을 하고 트림을 하며 배를 두드리는 특급분충의 엄지로 태어난, 말하자면 분충계의 세레브였던 것이다.
물론 엄지가 분충계의 세레브이건 공원왕자건 토시아키가 알바 아니었다. 무심코 던진 엄지가 빈사의 중상을 입은 것을 본 토시아키는 당황하다 문득 거래처에서 만난 중국 허난성의 철웅이라는 학대파가 잡담을 하다 말해준 정보를 기억해 냈다.
\'참피 잘 안죽는다. 머리와 몸통을 분리해도 위석이 깨지지 않는 한 살 수 있다. 왠만한 부상은 리포비탄(일본 박카스) 한병이면 회복된다.\'
야근이 끊이지 않는 사축 샐러리맨인 토시아키는 언제나 냉장고에 리포비탄(귀찮으니 박카스라 합니다)이 몇병 상비되어 있었다. 토시아키는 단지 학대만을 위해 도시락을 쳐먹은 분충에게 박카스를 붓는 행동에 일말의 의문을 품었지만 이내 철웅으 한 말이 떠올라 믕설임 없이 엄지에게 박카스를 먹였다.
\'참피 죽을때 행복회로킨다. 참피에게 있어 죽음은 구원이다.\'
토시아키는 자신이 이렇게 불행한데 그 불행을 몰고온 녹색분충이 행복 속에 죽어간다는 사실이 납득되지 않았다. 그래서 살리기로 한것이다.
엄지는 죽음에 가까운 중상을 입고- 만약 푸딩과 도시락을 먹고 영양만땅 상태가 아니었다면 분명 낙하순간에 파킨했을 것이다.- 행복회로를 키고 행복한 꿈을 꾸고 있었다. 대개 행복회로가 보여주는 꿈이나 환상이 그렇듯 참으로 발칙한 내용이었다. 자기를 던진 닌겐을 독라달마운치굴노예로 만들고 그 위에 앉아 산더미처럼 쌓인 콘페이토를 먹는, 어린애 같지만 더할나위 없이 분충스러운 그런 꿈이었다.
\'콘페이토 아마아마 레치. 먹는거 멈출 수 없는 레치...\'
실장석은 기본적으로 아마아마에는 사족을 못쓰는 생물이다. 아무리 빈사상태로 기절해있다 해도 아마아마를 가져다 주면 척수반사적으로 그것을 먹는다. 박카스 한병을 모두 마신 엄지는 과연 엉터리 생물답게 벌써 상처를 회복하고 있었다. 토시아키는 어이없어 하며 엄지를 싱크대에 방치한 다음 자신이 공복이었던 것을 떠올리고 근처의 패밀리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다음화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