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조차 구름에 가려진 깊은 어둠 속 공원, 차가운 늦가을 바람이 인기척 없는 공원의 광장을 흐느끼며 가르는 가운데 가로등의 빛이 닿지 않는 검은 수풀 속에서 미약한 인기척이 느껴진다.

자실장들이 하우스로 돌아오자 문 앞에는 빅보스 실장과 경호실장들이 서있었다.

\'오마에타치의 마마는 어디간 데스?\'

빅보스실장의 질문에 장녀와 차녀는 겁먹고 거하게 빵콘을 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장녀와 차녀도 바깥에서 놀고 돌아와보니 마마가 없어져서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탁아하러 간 데스까... 결국 3대씩이나 이어졌던 이 일가도 분충이었던 것 데스네.\'

빅보스 실장은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양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호실장들에게 고개짓하자 경호실장은 일순간에 자실장들에게 달려들었다.

\'오바상타치 무슨 짓인 테츄카! 와타치의 소중한 옷씨가!! 아아악 머리씨는 안되는 테샤아아앗!!\'

성체실장, 그것도 나서부터 튼튼한 마라실장을 빅보스실장이 직접 훈육한 경호실장의 힘에 자실장들은 저항할새도 없이 독라가되고 말았다.
  학대파들은 말한다. 옷을 입은 녹돼지나 벗은 녹돼지나 평등하게 추하다고. 둘다 추한건 맞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다. 실장복과 머리카락을 몰수당한 실장석은 그렇지 않은 실장석대비 5배는 추하다. 그리고 실장석 사회에서 독라는 최하층노예, 불가촉천민. 그야말로 수드라와 부락민과 백정을 한데 모아 섞은 존재였다. 아무리 아끼던 자라 해도 독라가 되면 가차없이 버리고 운치굴로 던져넣는다. 부모라 할지라도 독라가 되면 자들이 힘을 모아 부모를 죽이려 한다. 독라가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앞으로의 실장생이 행복과는 영영 인연이 없어진다는 것을 뜻했다.

\'테에에엥 테에에에엥\'
\'어째서 이런 슬픈 일을 하는 테츄카!! 테에엥!\'

살색돼지 두마리가 땅바닥에 거하게 운치를 하며 적녹피눈물을 흘렸다. 언청이입은 서러움에 굳게 닫히고 얼굴은 우거지상으로 일그러져 안그래도 추한 외모를 더욱 추하게 만들었다.

\'오마에타치 일가는 공원의 규칙을 두개나 어긴데스. 와타시는 오마에타치의 마마에게 기회를 준 데스. 분충을 솎아낼 기회를. 하지만 오마에타치의 마마는 그 기회를 걷어차고 와타시가 금지한 탁아를 한 데스.\'

\'와타치타치는 모르는 테치! 억울한 테치! 테에엥!\'

확실히 자실장들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빅보스실장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사정을 다 봐주면서 법을 집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실장석들은 본디 이기적이고 추악하고 자기 욕망을 위해서라면 주변환경이 어찌되건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생물이다. 이들에게 도덕심이나 사회구성원에 대한 배려, 그리고 법의 필요성을 72시간 가령 가르쳐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데프픗 왜 세레브하고 고귀한 와타시가 다른 똥벌래들을 배려하면 안되는 데스우? 헛소리 그만하고 아마아마나 내놓는 데스 똥닌겐.\' 뿐.
인간의 추악한 측면만을 한데 모아 40cm로 축약한 생물. 그것이 실장석이었다. 이러한 실장석을 확고한 법 아래로 한데 묶게 하는 것은 교육이 아닌 확실한 폭력이었다.
  명령한 말을 지키지 않으면 확실하게 제재하여 다른 분충들의 본보기로 삼는다. 일벌백계의 정신. 이것이 빅보스 실장으로 하여금 20년동안 이 공원에 평화와 안녕을 가져다 준 철칙이었다. 그 철칙에 예외는 없다. -탁아를 한 일가는 일가실각인 데스우- 라고 말한 이상 빅보스실장은 그걸 지킬 의무가 있었다.

\'이 자들을 공용운치굴로 데려가는 데스.\'

빅보스실장은 경호실장 중 한명에게 명령했다. 경호실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실장들을 양 옆구리에 끼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빅보스실장은 남은 경호실장과 함께 분충을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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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충이 나타난건 자실장들을 운치굴로 데려간지 2시간이 지난 후 였다. 어둠 속에서 적녹초승달눈을 한 흉물스러운 분충이 그야말로 분충스러운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하우스로 돌아왔다.

\'뎃데로게~ 닌겐노예의 마라로 임신을 하는 데스\'
\'뎃데로게~세레브한 흑발의 자로 닌겐노예의 집을 가득채우는 데스\'
\'뎃데로게~닌겐노예의 시중을 받으면 매일 우마우마한 스테이크와 스시를 먹는 데스.\'
\'뎃데로게~ 후식으로는 아마아마한 콘페이토 데스.\'
\'교토의 전통화과자집에서 만든 특대 콘페이토 데스웅.\'
\'뎃데로게~세레브한 분홍색 사육실장복을 입는 데스. 와타시의 자들도 세레브한 사육실장복을 입는 데스. 녹색따위 촌스러운 색 세레브한 우리 일가에겐 어울리지 않는 데스웅. 분홍색 실장복을 입고 공원으로 산책가는 데스. 똥분충들이 와타시타치를 보고 질투로 파킨하는 소리가 와타시의 태교인데스야.\'

빅보스실장은 노래의 구절구절마다 묻어나오는 분충성에 분노와 실망을 금치 못했다. 나름 기대하고 있던 일가였다. 이 공원에 저 분충의 마마의 마마의 마마가 왔을때 부터 지켜보던 일가였다. 원사육실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정도로 정숙하고 착한 실장석의 일가였다. 하지만 결국 여기서 그 일가를 실각시켜야 될 때가 왔음을 알았다.

\'데뎃? 오마에는 여기 왠일인 데스?\'

빅보스실장이 시야에 들어오자 분충은 노래를 멈추고 빅보스실장에게 질문했다.

\'오마에 버르장머리 없는 분충데샤앗! 감히 보스에게 무슨 말버릇인 데샤앗!\'
\'오마에는 가만히 있는 데스.\'

옆에 있던 경호실장이 분노하며 달려들려고 했지만 빅보스실장이 막았다.
이 분충은 행복회로를 너무 돌린 나머지 정신이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제정신이었다면 자기보다 2배는 큰 공원의 제왕에게 이런 안하무인적인 태도는 취하지 못했을 것이다.

\'분충은 공원실각의 원인 데스. 보스인 와타시는 분충을 제거하고 공원에 있는 모든 일가들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데스.\'
\'분충은 오마에데샤아아앗!! 이제 곧 내 남편노예가 와서 오마에를 일가시키는 데샤앗!! 지금이라도 스스로 독라가 되어 도게자하면서 나의 총구를 깨끗히 혀로 핥아 청소하면 독라달마로 참아 줄 수 있는 데스요? 데프프픗!\'

그 원사육실장의 자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분충발언. 이미 뇌의 사고기능 전반이 정지하고 행복회로만이 저 분충을 지배하고 있었다. 애호파 인간에서 주인님 주인님에서 닌겐노예 그리고 남편노예까지. 떡 줄 시늉도 하지 않았는데 김치국부터 시작해 까스활명수까지 다 들이마시는 이 분충의 폭주를 막는건 오로지 죽음 뿐이었다. 하지만 빅보스실장은 저 분충을 행복회로가 풀가동하는 상황에서 편하게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그러한 죽음 저 분충에게는 사치스럽다.

\'말했던 데스. 자를 솎아내지 않으면 오마에의 녹색 눈을 받아가겠다고. 말했던 데스. 탁아하면 그 일가를 실각시키겠다고.\'
\'실각되는건 오마에 데샤아앗!\'

분충은 팬티에서 마마의 마마의 마마로 부터 물려받은 보검 깨끗한 송곳을 꺼내들고 빅보스 실장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 보검을 오마에의 마마의 마마의 마마에게 준건 와타시인 데스.\'

빅보스실장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보검인 아트나이프로 분충의 사지를 분열시켜 달마로 만들었다. 분충은 땅에 놔뒹굴며 거하게 빵콘을 하며 주위에 적녹색 피를 흩뿌림과 동시에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데샤아아앗! 똥닌겐노예는 뭐하고 있는 데샤앗! 정처인 와타시가 핀치인 데샤앗! 빨리 구하러 오는 데샤앗!! 쓸모없는 똥닌겐!!!\'

분충은 달마가 됐음에도 아직도 행복회로를 끄지 못한채 자신이 엄지를 탁아한 인간, 토시아키를 찾았다. 물론 토시아키가 이 분충을 구하러 달려올 일은 온 평행우주를 찾아봐도 존재하지 않는다.

\'약속대로 눈은 받아가는 데스.\'

빅보스실장은 차갑게 선언하며 아트나이프로 분충의 녹색눈을 찌르고 돌려 완전히 뭉개버렸다. 한순간의 일이었다.

\'데그그그윽!! 아픈 데쇼오오옷! 무슨 짓인 데샤앗!
오로롱 오로롱 자를 못낳게 되버린 데샤앗! 아픈 데샤앗! 행복이 멀어진 데샤앗! 닌겐의 자를 낳아 행복해진다는 와타시의 계획이… 오마에가 무슨 권리가 있어서 와타시에게 이런 짓을 하는 데스카!!!\'

분충은 한쪽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빅보스실장에게 항의했다. 빅보스실장은 주먹으로 분충의 얼굴을 후려갈긴 뒤 차갑게 쏘아붙였다.

\'그런건 계획이 아니라 망상이라고 하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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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실장석이라는 존재가 아직 대중적인 혐오를 받지 않았던 시절. 제 2 아동공원에는 지금처럼 대량의 들실장이 존재하지 않았고 공원의 보스도 없었다.
  
링갈이 없었던 시절임으로 사람들은 실장석의 분충성을 잘 알아차리지 못했고 따라서 버려지는 실장석이 적으니 당연히 들실장의 수도 적은 탓이었다. 그러나 수가 적다는것은 당연히 소수지만 버려지는 실장석도 있다는 것으로 그 타고난 분충성과 시도때도 없이 빵콘하는 허약한 괄약근과 참을성에 질려 \'키워주세요 이름은 미도리입니다.\' 라는 쪽지가 담긴 상자에 여러 애호물품과 함께 네무리로 잠재워져 버려지는 케이스는 그때도 소수 존재했다.

\'유기실장\'문제는 당시 관할 관청이 골머리를 썩던 문제로 애초에 실장석을 반려동물로 봐야하는가에 대한 결론조차 의회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멋대로 처분하려고 하면 소위 말하는 \'애호파\'들이 난리를 치는 통에 공무원들은 유기실장 문제에 섣불리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실정은 링갈개발과 더불어 후쿠시마현 초선의원인 다테 아키토시의 \'실장석 유해조수지정과 그 구제에 대한 법안\'이 통과될 때 까지 계속됐으며 이러한 구제의 공백기간은 향후 들실장 폭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인간의 사정을 실장석들은 알 바 아니었다.
  
\'오로롱 오로롱 주인님은 어디인 데수까? 오로롱 오로롱.\'

그리고 여기 인간들의 사정은 잘 알지 못하지만 어찌됐건 버려진 성체실장이 한마리. 분홍색 상자에 넣어진채 살찐 볼과 분홍색 실장복을 적녹의 눈물로 더럽혀 가고 있었다.

  자를 낳아 버려졌는가? : 상자 안에 자는 없다.
  분충발언을 했는가? :이 시절에는 링갈이 없다.
  
  이 실장석은 딱히 분충은 아니었다. 주인과 말은 통하지 않아도 주인이 무엇을 자신에게 바라는지 아는 머리가 좋은 부류에 속하는 실장석이었다. 자를 원하지 않았고 지나치게 사랑과 관심을 추구하지도 않았다. 주인이 집 밖으로 나갔다 돌아오면 꼬박꼬박 인사하는 소소한 예의범절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버려졌다. 단지 질렸다는 이유만으로.

실장석이 처음 애완동물로 사람들에게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약간 돼지같이 생기긴 했지만 사람 엇비슷하며 옷을 갈아입힐 수 있고 자신들의 말을 알아듣는 동물에 열광했다. 하지만 그건 신기능이 탑재된 장난감에 대한 열광에 가까웠다.
장난감은 아무리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멋들어지게 디자인해도 언젠가는 질리게 되어있다. 그리고 질리면 점점 구석지에 몰아지다 결국 버려지게 되어있다. 더군다나 엄지의 귀여움을 보고 실장석을 산 사육주들은 중실장때부터 비대해지기 시작하는 실장석에 빠르게 애정이 식었다. 지금과는 달리 보건소는 실장석의 처분에 관여하지 않았고 단지 실장석의 사육주일뿐 자신의 손에 무언가의 피를 뭍히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은 결국 일말의 양심의 가책이 이끄는대로 대량의 먹이와 장난감을 기르던 실장석과 함께 상자에 넣어 공원에 버렸다. 이 실장석은 그러한 경과를 통해 이곳, 제 2아동공원에 버려졌다.

  집으로 돌아온 주인님을 향해 인사해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식탁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살펴보며 자신을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며 신경질적인 욕설을 내뱉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윽고 무관심해졌다.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모르지만 제발 용서해주는 데스요! 주인님... 오로롱 오로롱...\'

원사육실장은 그렇게 울부짖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미 실장석이라는 새로운 동물에 익숙해져 있었고 대부분의 부모들은 정체를 알 수 없고 배설물의 처리도 곤란한데다 키우는데 아기랑 비슷한 비용이 들어가는 돼지같은 생물체를 키우려고 하지 않았다. 어린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려고 하면 \'요시오 저런거 만지면 병 나요.\' 라고 하면서 갈 길을 재촉했다.
길고양이나 들개같은 거리의 상위포식자들 조차 실장석이라는 난생 처음 본 동물이 먹이인지 아니면 먹으면 안되는 독극물인지 판단이 서지 못한채 물끄러미 쳐다보다 지나쳤다. 원사육실장은 그 무엇의 관심도 제대로 끄지 못한채 외로움에 파킨사하려 하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오마에 혼자인 데스까?\'

동족의 목소리. 하지만 달랐다. 엄지실장의 옥타브만 높고 짜증만 유발하는 앵앵거리는 목소리도 아니고 성체실장의 걸걸하고 더러운 목소리도 아닌 청아한 목소리. 분명히 같은 목소리였지만 달랐다.

\'오로롱 오로롱 버려진 데스. 와타스가 늙어서 버려진 데스아..! 오로롱 오로롱.\'

녹색 눈을 안대로 가린 큰 실장석은 버려진 사실을 인정하고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원사육실장을 보며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따라오는데스. 오마에가 살아남는걸 도와주는 데스.비록 사육실장 생활보다는 배 꼬르륵이겠지만 이곳에서도 나름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인 데스야.\'

그렇게 말하며 후에 빅보스실장이라 불릴 애꾸눈의 실장석은 원사육실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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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가까이 엄지가 안나오는건 기분 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