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이 실장석에게 치명적이라는 것을 토시아키는 전혀 몰랐다. 그럼에도 엄지분충 앞에 손거울을 가져다 놓은 것은 자꾸 자기 자신을 세레브하거나 고귀하다고 생각하는 분충에게 진실을 알려주려 했을 뿐이다.
-너는 정말로 못생기고 더러운 똥분충이다.-
라는 우주가 시바신의 순리대로 찰나에 흐트러져 먼지가 되어 수백번 재생성되도 뒤바뀌지 않을 진실을.
하지만 실장석에 있어 진실은 무엇보다 괴로운 것이었다. 아니 사실 철웅이 토시아키에게 선물한 중국 4천년의 역사가 낳은 초강력활성제가 없었다면 이 분충은 진실을 알고 아파할 필요가 없었겠지. 모든 강력한 활성제들이 그러하 듯 철웅의 활성제도 실장석의 목숨줄은 붙든 채로 영겁에 가까운 학대를 행한다는 목적은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엄지분충이 충분히 괴로워하고 있건 없건 토시아키는 만족할 수 없었다. 천성이 학대파인건 아니다. 단지 이러한 결말은 납득할 수 없었다. 이 분충이 싸지른 운치와 함께 달콤한 휴식이 모두 퀘퀘한 녹색 악취로 뒤덮였을 때 토시아키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쏟아져 나온 검은 욕구. 그것이 만족되지 않았다.
\"하...멋대로 남의 음식 쳐먹고 멋대로 정신붕괴하고. 시발...\"
마치 장시간에 이어진 용두질이 실망스러운 사정으로 이어진 듯한 불쾌감. 마음이 무언가를 추구하는데 영원히 충족되지 못할 것 같은 절망감. 그리고 그것이 저 3cm 밖에 안되는 미물에서 비롯됐다는 자괴감. 토시아키는 여러가지 부정함 감정에 휩싸인채 배란다로 나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달도 별도 구름에 가려져 어둡다. 토시아키는 멍하니 담배연기를 하늘로 올려보냈다.
\'난 왜 ㅅㅂ 이 지랄을 하고 있지? 그냥 저 분충ㅅㄲ를 으깨버리고 딸치고 자면 편할 것을...\'
토시아키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결말을 원하지 않기에 이렇게 찝찝한 기분으로 있는 것이 아닌가?
토시아키는 지금까지 실장석과는 별 인연이 없는 인생을 살았다. 공원에서 빠루를 들고 햣-하하는 학대파들이나 싸구려푸드를 뿌려대는 녹색 티셔츠의 애호파들이나 똑같이 시간이 차고 넘쳐나 저런 미물에 정력을 쏟아붙는 머저리라는 감상 밖에 없었다. 가끔씩 쓰레기를 버리러 가보면 큰 것과 작은 것 여럿이 어찌 열었는지는 모르지만 봉투 입구에 얼굴을 쳐 박고 무언가 먹을 건 없는건 찾고 있다가 토시아키가 인기척을 내자 당황한 얼굴로 \'데스 데스읏 데스야!\' 이라고 외치며 큰 것이 작은 것을 들고 달아나는 모습은 더러운 설치류를 보는 불쾌감과 동시에 저런 미물에게도 모정이라는게 있는가? 라는 생각이 문득 스쳤을 뿐. 그것들을 잡아 구제하려고 하거나 먹을 것을 주려고 한 적은 없었다.
실장석과 무관한 인생. 어쩌면 그 시절의 토시아키가 지금보다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비록 괴팍한 상사가 무리한 조건을 떠넘겨 야근의 야근을 반복하고도 출세의 길은 멀리 보이지도 않고 그저 나날이 건강만 해쳐가며 고향 시코쿠의 부모님이 전화를 하며 애써 피곤한 기색을 감춘 채 \'괜찮다. 괜찮다.\' 라고 성의없이 대답하는 일상. 어쩌면 하류인생이라 불러도 될 인생이었겠지만, 실장석과 관계하지 않은 토시아키의 인생은 지금보다 나았다.
하지만 더이상 그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다. 누군가 자신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쳐 기억상실증을 유발시켜 실장석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 전까지는.
\'기억을 지운다...? 그래! 그런 수가 있었지!\'
갑자기 토시아키의 머리 속이 환해지며 어떤 생각이 떠오른다. 저 분충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진짜 모습에 괴로워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모습을 지워주면 그만 아닌가?
토시아키는 불연듯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스마트폰으로 검색했던 실장석의 정보 중에 머리를 부수면 머리 자체는 복원되도 기억은 복원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떠올렸다. 친절한건지 악취미인건지 모르지만 만화까지 올려가며 설명되어있던 그 연구에 의하면 훈육직후 머리가 부서진 실장석은 그 훈육을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는 내용이었다.
토시아키는 무언가 뒤틀린 미소를 띄우며 담배불을 끄고 싱크대로 걸어갔다.
\'레에에에에... 아픈 레치... 마음이 아픈 레치... 근데 돌씨는 부서지지 않는 레치...\'
엄지분충은 싱크대 위에 방치된 체로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자신의 머리 위를 덮쳐오는 갓 핸드 크래셔를 눈치채지 못한채.
\"무상의 행복은 없단다 엄지짱.\"
\'메빠소? 하뮤라뽀?\'
토시아키는 엄지의 뇌를 젓가락으로 완전히 뭉개버렸다. 분명히 두개골은 있다고 하는데 엄지의 머리가 뭉개는 감각은 흡사 낫또콩 한톨을 젓가락으로 문대는 감각에 가까웠다. 뇌가 완전히 파괴된 엄지분충은 싱크대 위에 멍한 표정으로 언청이 입을 벌린채 거하게 녹색 운치를 지려대며 무언가 알 수 없는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상태에서 재생을 시작하고 있었다. 놀랍도다 철웅활성제, 놀랍도다 참피의 생명력.
토시아키는 엄지의 뇌를 파괴한 순간, 자신의 마음 속이 들끓던 검은 갈망이 다소나마 해소된 것을 느꼈다. 그래봤자 사막 한가운데서 립밤 바른 수준에 지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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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토시아키는 실장샵에 가서 중고 수조와 저급 푸드를 샀다. 그리고 학대코너에 가서 엄지학대용 물품을 몇개 샀다. 솔직히 수조중고는 거의 거저인 가격이었고 저급푸드도 엄지실장이 자실장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양을 우마이봉 5개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의외라고 할까 역시나라고 할까. 지출이 가장 컸던건 학대도구였다. 토시아키는 싸고 좋은 것이라는 캐치프라이즈를 잘 믿지 않았다. 무언가를 살때는 항상 브랜드물품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었다. 학대물품을 살때도 그 성향은 예외가 없었다.
실장샵 점원에게 학대용품으로 유명한 브렌드가 어디냐고 물었다. 점원은 친절하게 미소지으며 -아마도 흑우 하나 낚았다고 속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실장물품으로 가장 믿을 만한 브랜드는 로젠사 임다.\"
라고 하며 토시아키에게 여러 값비싼 학대물품을 추천했다. 하지만 점원의 명예를 위해 말해두자면 그것들은 가격값을 못하는 물건들은 아니었다. 단지 실장석학대라는 남들에게 자랑못할 취미에 들어가는 투자치고는 비쌌을 뿐이지.
점원이 늘여놓는 물건 중 토시아키는 가장 기본적인 학대도구인 실장석용 회초리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학대도구를 샀고 그 지출총액은 무려 2만엔이었다.
실장샵을 나서며 토시아키는 거액을 지출했다는 피로감과 함께 잔뜩산 장난감으로 어떻게 놀까 하는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그런 토시아키의 뒷모습을 보며 실장샵 점원은 점장에게 말했다.
\"단골 한명 더 는거 같은데요 점장님.\"
뒤에서 안팔린 세레브 실장 및 분충화한 개체를 분쇄기에 넣으려고 하고 있던 점장은 손을 멈추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런 장사하는 입장에서 하면 안될 말이지만, 저 사람도 불쌍하게 됐구만.\"
\"학대건 애호건 자기가 즐거우면 그만 아닌가요?\"
\"아니 그게...\"
점장은 유리판으로 덮인 상자 속에서 울부짖고 위협하며 투분하는 똥분충들을 전부 분쇄기에 쏟아넣고 스위치를 누르고 점원이 있는 카운터로 나와 말을 이었다.
\"이 똥벌래들과 관여한 인간들은 죄다 불행해지거든.\"
순간 점장과 점원 사이에 미묘한 침묵이 흘렀다. 살짝 열린 창고문 사이의 어둠 속에서 분쇄기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살려달라는 애원, 원망하는 목소리, 고통과 공포에 파킨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점원은 피식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고 학대에서 은퇴하실 생각은 없으시면서.\"
점원의 말대로 점장은 학대파였다. 그것도 그쪽 업계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분쇄기에 정신이 멀쩡한 실장석을 상자채로 집어넣는 것도 그 증거였다. 깔끔한 처리를 원했다면 그냥 네무리 한번 뿌려주고 조용한 상태에서 갈아버렸어도 무방했을 것이다. 그러나 점장은 네무리가 아깝다는 이유로 항상 정신이 쌩쌩한 실장석들에게 자신들이 곧 갈려나갈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시킨 뒤 처분 했다. 그 뒤 상자에 오물들이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더욱 가관인 것은 그런 작업을 꼭 사육실장석들이 보는 앞에서 한다는 것이다.
본인의 말로는 분충화 방지겸 훈육이라지만 마음이 약한 실장석은 작업때마다 파킨하거나 빵콘해서 처분대상이되니 설득력이 없다. 어차피 실장석따위 공원이 차 넘치고 훈육따위 좋은 활성제가 있다면 세레브 실장따윈 이틀만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말이다.
점원의 지적을 받은 점장은 머쓱한 웃음을 지어 보인 뒤 사육실장 케이지 쪽으로 돌아보며 대답했다.
\"이 충실감을 뭘로 대신할 수 있겠냐? 학대의 참맛을 알게되면 다른걸로는 충족이 안되요. 충족이. 이것도 나름 불행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냐?\"
점원은 그런 점장의 말에 납득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점장의 고개너머에 보이는 케이지의 사육실장들은 두려움에 벌벌떨며 빵콘하는 것을 겨우 참고 있었다.
실장샵 미도리. 도쿄도 네리마구에 있는 이 가게는 훈육이 잘된 실장석을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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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엄지 재등장했다...
ㅅㅂ 정신붕괴 너무 빨리시켜서 이런 수단으로 밖에는...
아 뇌붕괴가있었네
왕쿠타오 만화에도 그런게 있지. 화장실 훈육하는데 머리통 찌그러지게 때려서 기억 못하는걸 즐김
ㄴ 그거 참고함. 스크에는 한국의 연구라고 언급하려다 말았음
역작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