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 나갔다가 실장석들을 보았다.

아첨하는 비굴한 표정에는 어떤 지성도 보이지 않고, 여러군데 떨어져나간 옷과 더러운 피부는 아무리 애오파라도 도망갈 거 같다. 이는 누렇고 군데군데 빠져 있고, 입 근처에는 아침에 먹던 음식물 쓰레기가 붙어 있다. 당연히 빵콘한 팬티에서 스며나오는 냄새도 지독하기 짝이 없다.

역시 생김새로 보아도 영락없는 분충이다.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공원에는 이런 분충이 한가득인데, 이들은 딱히 새끼를 기르지 않는다. 물론 봄과 가을에 대량으로 낳기는 한다. 대충 키우다 동족에게 뺏기고, 야생동물에 잡아먹히고, 학대파에게 밟히고, 반항하다 솎아내진다. 탁아했다가 죽임당한다. 그리고 춘자는 여름에 더워서, 추자는 겨울에 추워서 친실장과 같이 죽는다. 분충이 이렇게 대량으로 죽어나가고 양충이 살아남아서 양충으로 공원이 덮이는 게 정상 아닌가? 나는 친구 토시아키에게 물어보았다.

\"있잖아, 왜 분충은 항상 공원에 바글바글한거지? 걔네는 새끼를 키우지도 못하고, 여름이랑 겨울에 대량으로 죽잖아. 정말 누구 말대로 똥에서 솟아나오기라도 하는 걸까?\"
\"하하, 그건 아니고... 분충보단 적지만, 인간 눈에 안 띄는 곳에 사는 양충도 많아. 분충은 모두 한때는 양충이었다고.\"
\"응? 걔들은 인간에게 대들지도 않고,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애들 아냐? 갑자기 왜 분충이 돼?\"
\"자기 인생에 회의가 든거지. 소중히 키운 자를 한순간에 잃어버렸다거나, 보존식을 털렸다거나. 지금껏 아둥바둥 살아온 이유가 없어진거야. 열심히 살아도 똑같으면 대충 살고 만다는 거지.\"
\"그래도, 분충으로 살면 언제 죽을지 모르고..\"
\"왜 인간도 그렇잖아? 어릴 때는 착실했다가 갑자기 펑펑 노는 사람도 있고, 여자 꼬시려고 발악하다가 포기하고 안 꾸미는 사람도 있고. 그사람들도 미래를 생각하면 안 그러겠지. 그냥 현재라도 편하고 싶다는거야.\"
\"그렇다면... 양충의 새끼로 태어난 자실장이 커서 성체가 되고, 어떤 계기로 분충이 되어서 그전 분충들의 자리를 메운다는 거네. 분충 보존의 법칙이라 봐도 되겠군.\"
\"응! 이제 구제할 때 아무리 양충이라도 남김없이 죽여야 하는 이유를 알겠지? 그럼 갈까?\"
\"알겠어!\"

우리는 햣-하. 공원을 남김없이 청소하는 학살파다.



두루마리에 올리기엔 퀄이 부족해서 올려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