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의 아르바이트로 받아 온 유통 기한 지난 자실장 진공팩을 천천히 개봉했다.

"신선도 발군!"이라는 광고 문자 그대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통 기한이 지난 거지만)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다.

"ㅌ...ㅔ..."

응? 잘못 들었나?

"테...류..."

가- 우갸ーーーーーーー스픽픽 
움직인다! 움직인다!!!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내던져 버렸다.

놀랍게도 1마리는 살아 있는 것이었다. 이 상품은 위석이 제거되고 출하되었겠지만, 제조 공정의 실수로 산 채로 포장되어 버렸을까?

그러나 위석이 들어간 채 라도 그 뒤 삶아 데치기 → 진공 팩화 공정에서 자실장 생명력으로는 죽을 것인데, 살아있다. 쇼크사 하기 전에 멋지게 가사 상태라도 됐을까. 그래서, 오랜만에 바람을 쐬니 생명 활동이 재개된 건가?

어쨌든 귀중한 샘플이므로 살-짝 팩으로부터 꺼내 수조에 넣었다. 그러나 삶겨져서 촉촉하고, 진공 팩 주름이 뚜렷하게 잡혀 있는 자실장이 실룩실룩 움직이는 것은 보기에 기분 나쁘다. 

가볍게 찔러 보니 찔린 부분이 후두둑 떨어진다. 몸의 세포 역시 삶을 때 거의 괴사한 듯. 팩에서 떼어 낼 때 일부가 떨어져 내렸는데, 신경도 죽은 탓일까 아파하는 것 같진 않다.

첫날.
죽 누워자며 실룩거린다. 가끔 "테츄..." 하며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운다. 혼자 힘으로 먹지도 못해서, 스포이드로 설탕물을 먹였다.

2일째.
많이 회복되었다. 몸이 내부에서 재생하고 있는 듯, 괴사한 표피가 벗겨지고 그 아래에 건강한 살색이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자리보전을 할 뿐이다. 별사탕을 입에 넣어 주니 아주 좋아한다. 목소리도 훨씬 좋아졌지만 자실장 특유의 시끄러운 울음과는 거리가 멀다.

3일째.
목소리는 이제 보통 자실장에 가깝게 되어 "테츄ー테츄ー" 하고 시끄럽다. 하지만 링갈로 보면 먹이 요구 이외에는 없는 것 같다. 몸은 머리카락이 박박 깎여 있는 것 외는 건강한 자실장처럼 보이지만, 왠지 일어서려고 하지않는다.

그런가, 식용실장은 태어나자마자 꼼짝 못하게 구속된 상태에서 먹이만 투여된다고 하지. 그래서 서서 걷는 것도, 주어지는 먹이를 먹는 이외의 즐거움도 모르는 거구나.

4일째.
보행 훈련을 시켜 줘야지. 나의 손가락을 손으로 잡고 걷는... 

잘 하면 먹이를 주겠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꽤 걸어가게 되어서 손을 떼려하면 "아니, 아니" 라는 몸짓을 하지만 마음을 독하게 먹고 놓았다.
 
쓰러진다.

다시 한번. 

손가락을 잡고 선다. 

떼어 낸다. 

섰다! 그리고 걸었다. 

조금 감동! 
오늘로 이 실장과 신뢰 관계가 구축된 것 같다.

"테츄ー테츄츄ー!"

하고 삶의 기쁨과 나에 대한 애정을 몸 가득히 표현하는 자실장! 



하지만,













꾸ー욱 



눌러 으깼다. 


"테베갸!!!!!!!!!!!!!!?"

스포이드로 달콤한 물을 주고, 
별사탕을 입에 넣어 주고, 
걷는 훈련을 도와준, 
나의 그 손에 찌부러졌지만 
아직 숨이 붙어있던 자실장은 

왜? 어째서!? 

라는 표정으로 원망스러운 듯이 이쪽을 바라본다.

그래봐야 넌 그냥 독라 자실장이잖아?

위석을 유지했던 엄청난 행운도 허사였다.
삶기고도 죽지 않았던 자실장으로서는 경이적인 생명력도 허사였다. 
슈퍼에 진열돼 유통 기한 경과까지 견뎌 낸 것도 허사였다. 
소생 이후, 필사의 회복도 허사였다. 
걷기 위해 열심히 한 훈련도 허사였다.

나는 자실장의 덧없음에 눈물과 흥분을 억제못한 채 
놈의 운 좋은 위석에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치엣!"

그 목소리는 내가 지금까지 들어온 어떤 실장의 단말마보다 아름다웠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