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도라고 불린 남자는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죄송합니다"하고 큰 몸을 작게 구부려 티파니에게 사과했다.

 

테츠오가 잃어가고 있는것은 인간으로서의 프라이드라는 이름의 위엄이지만 지금 테츠오에게 그 위엄이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다.

 

서투르게 위엄을 유지한다는 것은 곧, 앞으로 있을 교육에서 정신 붕괴를 자초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자 테츠오님, 티파니를 따라하는데스"

 

티파니는 갸륵하게도 우선은 아키코에게 하는 인사를 테츠오에게 해 보였다.

 

테츠오는 ", 이렇게요, 티파니님, 이렇게요?"하며 이제는 인간과 실장석의 틀을 뛰어넘어 열심히 티파니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 아키코를 만나자, 테츠오는 티파니에 배운 대로 인사를 제대로 해냈다.

 

아키코는 "?"하는 놀라는 소리를 내면서 "하면 되잖아, 그런 식으로 쭉 하면 되겠는걸"하며 테츠오를 칭찬했다.

 

본래 테츠오는 재주가 있는 편이라 이런 일은 긴장만 하지 않으면 잘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음 시련이 테츠오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 식사는 반드시 저택의 모든 사람들과 같이 먹게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아키코도 티파니도 그 곤도조차도 테이블 매너는 제대로 지키고 있다.

 

이것도 아키코의 철저한 교육에 의한 것이지만, 곤도에 이르러서는 아키코 앞에서 몇 번이고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다.

 

그 거한이 눈물을 흘리고 아키코에게 빌 정도로 단련된 결과, 곤도는 테이블 매너부터 시작해서 다른 여러 예절 교육을 받고는 이 저택의 정식 SP가 된 것이다.

 

그리고 테츠오도 큰 테이블 앞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킨만가의 테이블 매너는 어떤가하니 사실 없는 쪽에 가까웠다.

 

아버지 킨만 회장 자신이 포크와 나이프의 사용법도 모르는 사나이였다.

 

모든 장소에서 금을 들이부어 만든 자랑스러운 전용 젓가락을 꺼내서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 심지어는 요리사의 제지마저도 무시했다.

 

또한 먹을 때는 쩝쩝 하며 큰 소리를 내며 먹었다.

 

소리를 내서 먹는 게 좋다고 부자 회장은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다.

 

킨만 회장은 세간에서 말하는 비천함의 모델과도 같은 남자였다.

 

그런 킨만 회장은 아들인 테츠오가 포크와 나이프를 나름대로 쓰는 일이 좀 불만이었다.

 

남자는 호쾌하게 살아가면 자연히 돈도 여자도 따라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나이프와 포크를 찔끔 찔끔 쓰고 깔끔 떨며 먹는 것이 계집같은 소행이라고 느꼈던 것이다.

 

얘기는 조금 빗나갔지만 테츠오의 테이블 매너는 패밀리 레스토랑 정도라면 문제없다.

 

이른바 그 근방에 가장 많은 중류 이하의 서민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앉을 자리까지 젊은 하녀에게 유도되어 착석하며, 실로 엄격하게 훈련되어 있는 메이드를 보고 테츠오는 생각했다.

 

테츠오의 집에도 나이 든 하인 겸 하녀인 할머니 한명은 있지만 진짜 메이드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일본에서 메이드라는 것은 영화나 애니메이션 또는 그런 다방밖에 없는 것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저택에는 메이드와 경비원, 심지어는 집사까지 있다니, 역시 부자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하고 크게 감탄했다.

 

생각을 마치고 테이블로 시선을 돌린 테츠오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랐다.

 

눈앞에는 몇개의 포크와 나이프, 스푼 등 대소 여러가지 식기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대체 이건...뭐가 이렇게 종류가 많지)

 

티파니의 테이블을 보면 손가락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도록 팔에 장착하는 고리가 붙어 있었다.

 

(과연 티파니님은 저걸로 식사를 하는구나)

 

(그렇군! 티파니님이 하는대로 하면 문제 없을 것이다)

 

테츠오는 깨닫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실장석 따위의 테이블매너를 훔쳐보면 된다고 납득하고 있는 모습은, 인간으로서 얼마나 비참한 상황인가 하는 의문이 들만도 한 상황인 것이다.

 

자리에 앉은 자들을 둘러보니 아키코, 티파니, 집사, 곤도 그 밖에 SP로 보이는 인물이 여럿 있다.

 

인원은 나름대로 있는데, 가족은 없는 건가 하고 테츠오는 생각했다.

 

테츠오가 나중에 들은 바로는, 후계를 다툴 형제와 자매는 없었지만 친척은 많이 있었다고 했다.

 

그 친척은 아키코가 상속 싸움에서 이겼을 때 별가로 추방당한 것을.

 

아키코를 중심으로 완전한 중앙 집권을 취하고 있는 구마노코우지가에는 가족이라는 것은 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