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채의 국물이 실려나오자 테츠오는 긴장한다. 대체 어느 스푼을 써야 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보면 티파니가 큰 스푼을 손에 끼었다.
(으음....아무리도 이 스푼으로 스프를 먹는 모양이군)
테츠오는 티파니를 곁눈질로 힐끔 힐끔 보면서 똑같이 아침 식사를 한다.
하지만 테츠오는 모른다, 티파니는 식사 내내 테츠오가 자기를 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티파니는 테츠오가 자신의 일이 궁금해서 어쩔 수 없구나라고 제멋대로 망상 하면서
"우후후 테츠오님도 참, 어쩔 수 없는 달링 데스"
티파니는 테츠오가 자신을 볼 때마다 할수 없네 하는 얼굴을 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왠지 테츠오에게도 알 수 있도록 반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스...텔레비전에서 본 데스, 좋아하는 분을 눈치채게 하려면 윙크 데스)
깜빡 깜빡....깜빡,깜빡,깜빡,깜빡
티파니는 열심히 테츠오에게 윙크를 반복했다.
그것을 본테츠오는 왜 티파니는 한쪽 눈을 껌뻑이고 있는 것일까라고 생각했다.
(?...?..저것도 어쩌면 테이블 매너인가?)
한순간 그렇게 생각했지만 마음속으로 고개를 휙휙 흔들면서 테츠오는 티파니가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 어 이거 혹시..아버지가 말하던 농담이 진심인 줄 아는 상황인가?)
테츠오는 곧 시선을 아래로 향하면, 티파니가 보내는 신호가 보이지 않는 체하였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아키코가 눈을 가늘게 뜬다.
(어머어머...테츠오도 부끄러워하는거 봐, 티파니와 테츠오 둘이 잘 되고 있구나)
이쪽도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테츠오는 매너가 안되어있네, 겨우 아침식사에서도 저 모양이면 티파니의 반려자로서는 실격이야)
(게다가 두리번두리번 침착하지 못한 모습도 마이너스. 이건 엄격하게 교육하지 않으면)
"테츠오 씨"
테츠오는 아래를 향하고 중얼 중얼 현실 도피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키코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키코가 얼굴을 찌푸리자 주위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이라고는 해도, 곤도만은 그런 분위기도 모르고 태연하게 메인의 오믈렛을 덥석덥석 먹고 있었다.
티파니도 테츠오의 행동이 아키코의 노여움을 산 것 같다고 깨닫는다.
작은 소리로 "테, 테츠오님"이라고 불렀지만 테츠오의 시선은 여전히 아래를 향한 채이다.
"킨만 테츠오!!"
쾅!!
아키코가 테이블을 치자 사방이 얼어붙어 그 곤도도 먹는 것을 그만둔 채 그 포즈로 굳어졌다.
테츠오는 "예, 예엡!!!"하며 기세 좋게 차렷 자세로 일어서면서, 쥐죽은듯한 분위기 속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하고 생각했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보며, 테츠오는 그때야 비로소 자신이 뭔가 실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아키코는 으흠 하고 한번 헛기침을 하면서 양손을 짚은 채 일어서 가만히 테츠오를 째려본다.
테츠오는 꿀꺽 침을 삼키며 영문도 모르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몇 번이나 아키코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한다.
허리를 구부릴 때마다 테츠오는 왜 이런 곳에 왔을까 후회했다.
테츠오에게 여기는 정말 바늘방석이라는 말이 딱 맞는 곳이다.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돌아 편안하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것은 이루어지지 못할 꿈이라고 스스로도 알고 있는 일이었다.
아키코는 차분한 목소리로 테츠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사원으로서의 교육이라고 했지만, 밑바닥부터 예절을 박아넣지 않으면 안 되겠네"
교육, 예절이라는 말을 듣고 다시 어제의 재현이 시작되는가 하는 생각에 테츠오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티파니도 테츠오의 너무나도 멍청한 모습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테츠오님은 곤도보다도 바보일지도 모르는데스"
이래서는 자신이 아무리 감싸고 또 감싸도, 테츠오는 속속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게다가 아키코는 테츠오에 대해서 분명히 실망의 눈을 돌리고 있다.
모처럼 몸의 열기를 치유해 줄 수컷이 왔는데 테츠오는 정말이지 미덥지 못한 성격이었다.
이대로는 자신의, 사랑하는 테츠오가 여기에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티파니는 아키코에게 애원하는 듯한 시선을 돌렸지만 아키코는 그런 티파니의 마음에 상관하지 않았다.
"티파니! 곤도! 테츠오를 지하실에 데리고 와!"
"지, 지하실데스
"지, 지하실데스!?" 지하실이라고 듣자 티파니의 얼굴이 흐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