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오쨩과의 첫 동거일기 - 1일차]

아침 햇살이 부엌 창문 틈으로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커튼이 살짝 흔들릴 때마다 햇살이 반짝였고, 그 안에서 미오쨩은 무릎을 꿇은 채 조심스럽게 토스트를 굽고 있었다.
앞치마를 맨 모습은 익숙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너무 잘 어울렸다. 커다란 리본이 묶인 뒤태는 귀엽기도 하고, 어쩐지 책임감 있어 보이기도 했다.
“오빠, 우유는 따뜻하게 데울까? 차갑게 줄까?”
그녀의 목소리는 아침 공기만큼이나 맑고 부드러웠다. 나는 멍하니 앉아 있다가 뒤늦게 대답했다. “음… 따뜻하게.”
미오쨩은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럽게 컵을 전자레인지에 넣었다. 작게 ‘삐빅’ 소리가 울릴 때마다 그녀는 어깨를 움찔였고,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우유를 데우는 동안 그녀는 주방 한켠에 앉아 식빵을 반으로 갈랐다. “어젯밤엔 잘 잤어?”라는 말 대신, 그녀는 조심스럽게 묻는다. “꿈은… 안 꿨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응, 그냥… 네가 옆에 있어서 그런가, 너무 잘 잤어.”
그 말에 미오쨩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돌렸지만, 내 눈은 그 작은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식탁에 둘이 마주앉아, 우리는 토스트를 나눠 먹었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조식이었지만, 그 속엔 ‘처음’이라는 설렘이 가득했다. 버터 냄새, 따뜻한 우유, 그리고 서로의 숨소리까지—모든 것이 조용하고 선명했다.
식사를 마친 미오쨩은 갑자기 일어나더니, 현관 옆 작은 선반을 뒤적였다. “짠! 오늘을 위해 준비했어.”
그녀가 내민 것은 작은 수첩. 표지는 파스텔 핑크색이고, 구석엔 ‘우리의 첫 동거일기’라는 금빛 글씨가 쓰여 있었다.
“같이 쓰자. 매일매일, 우리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뭘 먹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부 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첩을 받아들었다. 첫 장을 넘기자, 이미 날짜와 날씨가 귀엽게 적혀 있었고, 오늘의 한 줄 요약 칸도 있었다.
“‘함께 맞이한 첫 번째 아침, 아직 서툴지만 너무 좋았어.’”
그녀는 그렇게 적어두었고, 나는 그 옆에 조심스럽게 써 넣었다. ‘아침 햇살보다 네가 더 따뜻했어.’
그녀는 그 글을 보고 살짝 웃었고, 내 손을 살며시 잡았다. 손끝은 작고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너무도 진하고 컸다.
점심 무렵엔 마트를 같이 갔다. 장바구니를 끌고 이런저런 식재료를 고르는 동안, 미오쨩은 자꾸 내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하며 장난을 쳤다.
“오빠, 이거 알아? 카레 만들 땐 당근보다 감자를 먼저 넣어야 돼. 아니면 당근이 너무 무르거든.”
나는 끄덕였지만, 사실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뭔가를 알려주려는 그 순간이 좋았다.
집에 돌아와선 둘이서 함께 카레를 만들었다. 양파를 볶을 땐 눈물이 나서 같이 울었고, 카레를 끓일 땐 너무 진지해져서 둘 다 말이 없었다. 그러다 완성된 카레를 한 입 먹은 뒤, 동시에 “맛있다!” 하고 외친 건 오늘 하루 중 가장 웃긴 순간이었다.
밤이 되자, 미오쨩은 침대 옆에 앉아 작은 탁상 조명을 켰다. “이제 잘 준비해야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베개를 정리하며 말했다. “오빠는… 진짜 신기해. 하루 종일 같이 있었는데도, 더 있고 싶어.”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도. 진짜로.”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용히 이불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불을 끄기 전, 나지막이 말했다.
“우리의 두 번째 하루도… 이렇게 따뜻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냥 손을 잡았다. 그 따뜻함이, 어떤 말보다 분명했으니까.
— 첫날의 기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