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스시집에서 알바를 했다.
사장은 낚시에 미쳐 있었고, 주에 절반은 자리를 비웠다.
바다 어딘가에서 광어를 잡느라, 가게는 늘 그의 부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했다.

30대 초반, 눈매가 짙고 유감적인 몸매 늘 촉촉하게 웃는 입가.
첫 인상은 딱 "애엄마"였지만, 어딘가 묘하게 끌리는 구석이 있었다. 가게 안 남자 알바들이 그녀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오래 일하던 알바 형이 조심스레 내게 말을 꺼냈다.

너… 사모님, 애 낳고도 계속 모텔 다닌다.

처음엔 웃고 넘겼다.
근데 사장이 나간 날이면 매번 밤늦게까지 술이 이어졌고
술김에 사모가 내 어깨에 기대거나,
시선이 가끔 허벅지에 꽂히거나,
"술 좀 따라줘~" 하고 손등을 덮는 느낌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한 번은 설거지하다가 사모의 핸드폰이 켜진 채 방치되어 있었고 그 화면을 보고 나는 하얗게 질렸다.

“어제 연하가 내꺼 너무 많이 먹었나봐~ 애가 젖을 안 먹네
ㅋㅋ”

그 문자 끝에 붙은 혀 내민 이모티콘.
그게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았다.

그날 이후, 사모의 눈웃음은 다르게 보였다.
그 눈빛은 누구에게나 흘리고 있었고,
우리가 먹는 초밥보다,
그녀가 훔쳐 먹은 ‘관계’들이 더 비릿하게 느껴졌다.

사장이 없을 때마다 벌어지는
은밀하고, 질척한 긴장감.
그 안에서 내 마음도 서서히 무너졌다.

그 사건 이후로,
나는 ‘사랑’이란 감정보다
‘숨겨진 욕망’을 먼저 의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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