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화면을 보던 그의 손이
점점 내 쪽으로 기울어졌다.
마우스를 잡던 손이 내 손등을 덮었고,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내 허벅지를 쓸었다.
“싫으면 말해.”
그 말조차 느긋하게 무례했다.
근데 나는,
싫다고 하지 않았다.
자취방.
좁은 원룸 침대 위,
나는 여전히 남자친구의 사진을 배경으로 깔아놓은 핸드폰을 무음으로 던지고,
그의 손에 온몸을 열었다.
“너 애인 있잖아.”
“……응.”
“근데 왜 이러는 건데?”
그때 나는 대답을 못 했다.
왜냐면 정말로 이유가 없었다.
그냥, 이 남자 몸이 미친 듯이 좋았을 뿐.
수업이 끝나고,
애인이 나를 데리러 오는 길에
그는 내 귀에 속삭였다.
“오늘 밤엔 핸드폰 무음 풀지 마.
내가 너 안에서 울릴 테니까.”
그 말에 나는,
말도 안 되게 젖었다.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보다,
더럽게 욕망받고 있다는 감각이
그날의 애무보다 더 깊게 스며들었다.
나는 여전히
남자친구와 손을 잡고 캠퍼스를 걷고,
SNS에는 우리 사진을 올리지만
그 사진을 올린 손가락은,
그의 입 속에서 더 오래 있었던 걸 나는 안다.
몸이 먼저 배신했지만,
지금은 마음도 그에게 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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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눈을떴구나. 바텀갤로 - dc App
오늘 밤엔 핸드폰 무음 풀지 마. 내가 너 안에서 울릴 테니까 - dc App
더럽게 욕망받고 있다는 감각이 그날의 애무보다 더 깊게 스며들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