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순이는 차붕이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침대 곁, 가로등 불빛이 커튼 틈 사이로 흘러들었고
그 틈에 둘의 실루엣이 겹쳐졌다.

차순이의 목덜미에 닿은 숨은,
말보다 먼저 마음을 열었다.

차붕이의 손끝은 말이 없었다.
하지만 뜨거웠고,
닿는 곳마다 차순이의 숨이 얕아졌다.

“지금 멈추면, 후회할까?”
차붕이의 목소리는 낮았고
차순이의 대답은, 손끝으로 전해졌다.
천천히, 그의 손목을 끌어당긴 것.

셔츠 단추가 하나씩 풀릴 때마다,
방 안의 공기는 느리게 끓었다.
차순이는 손으로 차붕이의 가슴선을 따라 내리며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도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몸은 망설이지 않았다.

입맞춤은 길고, 깊었으며.
숨이 닿지 않아도, 그 순간만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서로의 온기가 닿은 자리마다
불안 대신, 묘한 확신이 번졌다.

차순이는 자신의 등 밑, 이불의 주름까지도 느껴질 만큼
감각이 예민해진 걸 알았다.
차붕이가 손끝으로 골반선을 따라 훑을 때,
차순이는 아주 조용히,
하지만 분명히 몸을 열었다.

그날 밤,
둘은 말보다 많은 걸 주고받았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서툼,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목마름과
무너지기 직전의 짜릿한 떨림.

서로를 탐색하는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고, 욕망이었다.
분명히 구분할 수 없는,
아주 묘하고 뜨거운 감정이었다.

그날 이후,
차순이는 차붕이의 향기만 맡아도
그 밤의 감촉이 손끝에 되살아났다.

“사랑해.”
차붕이가 속삭일 때마다,
차순이는 그 말이 귓가가 아닌
몸속 깊은 곳 어딘가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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