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롤 켜고 있었는데, 옆자리 아저씨가 모니터 두 개로 뭔가 열심히 보고 있길래 슬쩍 보니까 바이낸스 선물 켜놓고 있더라. 차트에 초록 빨강 촛대가 미친듯이 춤을 추는데, 아저씨 표정에서 이미 인생이 걸려있다는 게 느껴졌지.

한쪽 손으론 마우스로 롱 박고, 다른 손으론 컵라면 국물 들이키고 있는데
그 국물 들어가는 각도 보니까 지금 -120%는 기본임.
모니터에 “청산 위험” 팝업 뜨는데도
입술 꽉 깨물고 손가락은 F9 연타.
거의 기도메타임.

“가1즈아… 제발 가1즈아…”
속삭이는 목소리에서 절박함이 뚝뚝 떨어짐.

그 절망의 기운이 방구에 실려 날아왔던 걸까.

갑자기
부와아아아아악!!!!!!!!!!!!!!!

진짜 그 방구, 그냥 방구 아니었다.
레버리지 X125 들어간 청산 방구.

의자랑 바닥이 공명하면서
내 심장도 레버리지 먹은 줄.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생화학적 악취 폭풍.
이건 그냥 냄새가 아니라
탈출한 손익분기점이 날 미친 듯이 추격함.

차트는 아래로 떨어지고,
그에 맞춰 아저씨 장내 가스도 폭락각.
호흡기 파산 직전.

마지막엔 아저씨가 모니터에 대고
“아이씨… 또 물렸다…”
이러더니 의자 뒤로 힘없이 젖힘.

그때 확신했다.
저 방구는…
청산 수수료였다.

난 결심했다.
다음부터 옆자리 앉기 전에
모니터에 바이낸스 켜져 있나부터 확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