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좃병아리 시절에 비교하면 이 트레이딩시장에서 직관적인 확률과 손익비 게임을 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몇 년 간 쌓여온 안 좋은 습관과 심리들. 악성 바이러스들이다. 


시장에 흔히 말하는 "트레이딩은 심리 싸움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나는 완벽한 시스템이 있다면 심리는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라 믿었다

시스템이 없기에 심리가 개입한 것이라고. 난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화는 없다 

그렇게 몇 년간 나의 트레이딩 시스템을 만들어왔다. 


시스템이 갖춰지고 구력이 쌓이면서 시장에서 말하는 심리 확증편향, 포모, 손실회피, 군중심리 등은 나에게 아주큰 영향은 주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쥐좃병아리 시절에나 겪는 1차적인 심리요인에 지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다루지 않지만, 사실 단순 기술적인 숙련 단계에 왔을 때 오는 2차적 심리들이 존재한다.


지금 것 많은 패배와 청산으로 인해 생긴 확률불안

시장 이해도 상승으로 인한 또 다른 오만과 집착

시스템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따라오는 완벽주의 등 


시장에서 생긴 트라우마와 기억들, 실력이 점차 쌓이며 생기는 오만함들은 

또 다른 심리적 결절로 찾아와 나를 좀먹었다. 


사실 아무리 시스템을 만들어도

장이 돌아가는 원리를 애초에 완벽하게 해석하기란 불가능하다. 완벽주의가 생길 때 맞닥뜨리는 모순점이다.

이런 생각들은 결국 시스템을 만든 직후에도 또 다른 불안과 좀 더 나은 매매방법론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진다. 

갈망인지 탐욕인지 헷갈리기도 하다. 


시장에서 몇 년 간 많은 노력을 했고, 그 노력에 빛을 발하듯 나는 이제 차트에서 많은 것이 보인다. 

하지만 차트에서 많은 게 보인다고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게 아니였다. 


축구를 잘 안다고 해서 축구를 잘하는 것이다 아니며, 체스를 잘 안다고 해서 체스를 잘 두는 것이 아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진실이다. 

하지만 포기하기엔 나는 너무 먼 길을 와버렸고, 트레이딩은 나에게 애증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나는 불가능한 무언가를 증명하려 이 시장에 매달려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건 

1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나는 이 시장에 존재할 것이라는 거다. 



















아니, 사실 10년 뒤에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할지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