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바람이 유독 매섭고 추운 날입니다. 하지만 텅 빈 강호에 홀로 서 있는 내게는, 화면 속에서 무심히 흔들리는 저 옷자락이 세상 그 어떤 추위보다 더 시리게 다가옵니다.


곁을 지켜주던 당신이 없기에, 손끝에 닿지도 않는 이 바람조차 내 마음을 사정없이 할퀴고 지나갑니다.


기억하시나요. 함께 맵을 가로지르던 시절에는 이 작은 흔들림조차 따스한 당신의 숨결 같았습니다. 당신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갈 때면, 그 사소한 움직임만으로도 온 세상이 당신으로 가득 찬 듯 벅차오르곤 했습니다. 그때 내게 불어오던 바람은 모두 당신이 보내는 다정한 안부였습니다.


이제 바람이 불 때마다, 당신이 머물던 빈자리는 더 잔인하게 도드라집니다.


밖은 영하의 추위라는데, 화면 속 저 바람은 온도를 알 길조차 없습니다. 아무리 세차게 불어도 내 뺨에 닿지 못하는 저 바람처럼, 당신에게 닿고 싶은 나의 그리움 또한 허공에서 흩어질 뿐입니다.


바람은 여전히 불고 있는데, 왜 내게 들리던 당신의 소식만 멈춰버린 걸까요.


가장 춥다는 이 겨울날, 나는 이 지독한 정적 속에 서서 당신이라는 온기가 머물다 간 자리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바람이 거세질수록 당신이 더 사무치게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