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부요(附妖)
장의는 기운화에게 이 연못은 깊어서 아래쪽으로 바닥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기운화가 생각해 보니 이 십방진에서는 사방의 지면이 평평한데 그들이 있는 이곳만 유일하게 움푹 패였다. 게다가 기운화가 좀전에 주변을 한바퀴 둘러본 것으로 추측해 보건데 이 깊은 연못이 움푹 패인 구덩이의 정중앙임에 분명했다. 그녀가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 깊은 연못이 바로 십방진의 중심이고 혹은 진안(陣眼)이 있는 곳일 것이다. 만약에 이 진안만 뒤흔들 수 있다면 확실하게 십방진을 깨뜨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운화는 손바닥에 약간의 물을 움켜 뜨고 살폈다. 그리고 손으로 물을 움켜 뜨자마자 그들의 출로가 이 깊은 못에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왜냐하면 손안에 물을 쥐었을 때 기운화는 어렴풋이 자신의 쌍맥을 느꼈다. 비록 미약했지만 진짜로 존재하는 쌍맥을 말이다.기운화는 약간의 실마리라도 찾고자 손바닥의 물빛을 찬찬히 살폈다. 갑자기 장의가 눈살을 찌푸렸다.
“누군가 있다.”
기운화는 그 말을 듣고 놀래서 좌우를 둘러보며 말했다.
“어디?”
마치 기운화에게 답이라도 하듯 연못 깊은 곳에서 간간히 낮고 무겁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마치 커다란 짐승이 깊은 못에서 깨어나는 것 같았다. 기운화와 장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물밑에 매우 심상치 않는 것이 있었다. 기운화는 곧바로 장의의 팔을 덥석잡더니 온몸의 힘을 모아 손에 힘을 줘서 장의를 즉시 연못에서 끌어냈다. 기운화는 제풀에 땅으로 넘어지면서 장의를 공중에 원을 그리며 던졌다. 교인의 커다란 꼬리가 공중으로 날아오르자 한순간에 뜰에는 한바탕 비가 세차게 내리듯 물방울이 쏟아졌다.
그런데 ‘비’가 그치기도 전에 갑자기 물속에서 검은 기운이 날카로운 검처럼 수면을 뚫고 나와 솟구쳐 나와 끝없이 넓은 하늘로 뻗어 나갔다. 하지만 열 장(丈(장)도 못 나가 돌연 맹렬한 기세가 멈추더니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뜻밖에도 난조(鵉鳥)의 모습으로 변했다!
검은 난조 한 마리가 연못에서 튀어나와 공중에서 형태를 갖추었다. 난조가 머리를 쳐들고 긴 울음소리를 내지르자 구천(九天: 아홉 겹의 하늘)이 흔들리고 날개가 날갯짓을 하자 그로 인해 천지의 금빛조차 한순간에 어두워졌다. 기운화가 놀라서 하늘에 난조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이 세상에 두 번째 난조가 있다고? 당시 열 명의 어요사들이 봉인한 것이 이토록 대단한 날개 달린 커다란 새 두 마리였단 말인가?
이 생각이 기운화의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치자마자 곧바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검은 난조는 비록 앞서 밖에서 본 청우 난조와 색깔만 다를 뿐 발이 없었다. 아니면 발이 줄곧 깊은 못 속에 있어서 그 커다란 두 날개를 아무리 퍼덕여도 물 밖으로 한 발자국도 떠날 수 없든지.
그녀는 갇혔다. 깊은 못이 있는 이곳에 갇혀버린 것이다.검은 난조가 몸부림치며 내는 비명이 귓전을 계속 때렸다. 하지만 좀 오래 듣고 나니 기운화는 익숙해져서 마음속의 놀라움을 억누르고 고개를 돌려 그녀가 물에서 빼내온 장의에게 물었다.
“너 방금 물속에서 그녀랑 인사 나눴어?”
“그녀를 보지 못했다.”
“대체 어디에서 튀어나온 거지……”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중에서 몸부림치던 검은 난조가 갑자기 목을 꺽어 검은 기운에 싸인 핏빛처럼 붉은 눈동자로 지상에 있던 기운화를 쏘아보며 소리쳤다.
“어요사!”
이어 검은 난조가 무섭게 일갈했다.
“내 너를 삼켜버릴 테다!”
날개가 날개짓을 하더니 검은 난조가 형태를 바꿔 거대한 새머리가 되어 기우화를 향해 죽일듯이 달려들었다.미처 막을 틈이 없이 갑자기 닥친 살의에 기운화는 다급한 나머지 엉덩이만 겨우 빼낼 수 있었다. 검은 난조가 날카로운 부리로 단숨에 그녀와 장의 중간에 있는 땅바닥을 찍어 대는 것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날카로운 부리가 곧장 땅에 깊은 구덩이를 쪼아 뚫었는데 어찌나 깊던지 난조의 머리가 거의 다 파묻힐 지경이었다. 기운화가 그 구덩이를 보며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내 너랑 무슨 큰 원수를 졌다고…..”
기운화는 난조가 머리를 쳐들자 곧바로 일어나 집으로 도망가려고 하는데 검은 난조가 머리를 휙휙 휘둘러대는 바람에 초목집이 통째로 뒤집혔다. 집을 이루던 볏짚과 나무들이 부서지면서 모두 금빛 모래가 되어 공중으로 흩어졌다.기운화는 연이어 뒤로 공중제비를 돌면서 검은 난조의 공격을 피하며 겨우 발을 안정적으로 착지를 하자마자 검은 난조는 커다랗고 날카로운 부리를 크게 벌린 채 다시 기운화의 얼굴을 향해 덮쳐들었다!
피하고자 해도 피할 수가 없자 기운화는 더이상 뒷걸음치지않고 똑바로 검은 난조의 커다랗게 벌어진 입을 바라볼 뿐이었다.난조가 날카로운 부리를 콱 다물었는데 기운화의 얼굴과는 겨우 한치 차로 떨어져 있었다.
검은 난조는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아무리 발악을 해도 날카로운 부리는 기운화와 시종 한치 차의 거리를 두고 있었다.
기운화가 몸을 틀어 뒤를 바라보니 난조가 마치 깊은 못에 박혀 있는 듯 있는 힘을 다해도 헤어나올 수 없었다. 난조는 몹시 화가 난 듯 그녀의 날카로운 부리를 기운화의 코앞에서 크게 벌렸다 닫았다 하는데 닫을 때의 소리가 마치 문짝을 내던져 부수는 소리 같았다. 기운화는 난조가 입을 다문 순간 그녀의 날카로운 부리를 한대 후려쳤다.
“이봐, 이 커다란 닭아, 진짜 말이 안 통하네. 내가 너한테 뭘 했다고 날 삼키려고 하냐.”
기운화가 부리를 건들자 더욱 화가 난 검은 난조는 부리로 기운화의 몸에 피구멍을 쪼아 뚫어내지 못해 한스럽다는 듯이 필사적으로 앞을 향해 찌르려고 했지만 여전히 이 한치의 거리를 넘지 못했다.
“겁이 없구나.”
그때서야 장의가 그의 커다란 꼬리를 끌고 난조의 머리 옆쪽에서 기운화의 곁으로 옮겨왔다.
“방금 조금만 잘못 됐어도 넌 죽었다.”
“무슨 일이 생겼을라고.”
기운화가 난조 얼굴 앞에서 두어번 손짓을 해댔다.
“ 이리 생겨서 온 몸을 쭉 펴 봐야 고작 이정도뿐이라고.”
난조는 기운화의 말에 화가 나서 끊임없이 울어댔다. 그러면서 고함을 질렀다.
“어요사! 너희들 모두 편히 죽지는 못하게 할 테다! 내가 너희를 삼켜버릴거야! 삼켜버릴거라고!”
기운화가 검은 난조를 이리저리 살피며 가까이 다가서자 그녀는 난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운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핏빛 붉은 눈동자에서 반짝이는 눈물도.이렇게 슬피 분노한다고?
“뭘 그리 울고 있니?”
기운화가 그녀에게 물었다.
“너희 어요사들은 의리가 없고 무정하기 이를 데 없어 하나같이 천하에 사랑을 저버린 자들이지. 한 놈이라도 내 눈에 띄면 다 집어 삼킬 것이야.”
아, 사연 있는 커다란 닭이구나.
검은 난조는 이 말을 마치자 온 몸에 검은 기가 빙글빙글 휘감더니 그 형태가 사라지며 사람의 모습을 변해 깊은 못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은 기운화가 앞서 바깥에서 본 청우 난조와 판에 박은 듯 똑같았고 그 얼굴은 설삼월과 상당히 닮아 있었다. 다만 여인은 흑의(黑衣)를 입고 눈동자는 시뻘건 피처럼 붉은 색이었다. 눈가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원망하고 분노하면서 이리 슬퍼하다니.
참으로 이상한 한 마리의 커다란 닭이었다.
“이봐, 당신과 청우 난조는 무슨 사이지?”
기운화가 더는 말을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왜 이 깊은 못에 갇혀 있는 것이야?”
“청우 난조?”
검은 난조가 고개를 돌려 기운화를 바라보았다.
“내가 바로 청우 난조다. 내가 바로 청희(靑姬)이니라. 바로 이 내가 이 십방진에 갇힌 요괴란 말이다.”
검은 난조가 깊은 못 한가운데서 원을 그리며 돌더니 사방을 둘러보는데, 눈가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려 흐르는 대로 전부 깊은 못의 물속으로 떨어졌다. 여인은 금빛 하늘을 가리키며 성난 목소리로 꾸짖었다.
“내가 바로 무상성자(無常聖者)에게 속아 그에 의해 십방진에 갇힌 요괴란 말이다.”
무상성자, 그는 그 해에 나머지 아홉 어요사들과 힘을 합하여 십방진을 펼쳐서 청우 난조를 이곳에 가둔 대어요사였다. 기운화는 책에서만 무상성자를 칭송하는 글을 보았을 뿐 들어본 적은 없었다.그 성자가 뜻밖에도 청우 난조와 이런 사연이 있다니. 그러나 이런 일들은 모두 기운화가 알아야 하는 일들은 아니었다. 기운화는 지금 이 상황이 매우 이상하다고만 느꼈다. 만약 이곳에 갇혀 있는 것이 진정한 청우 난조라면 십방진을 뚫고 나간 이는 또 누구란 말인가? 그 청우 난조 역시 스스로를 청희라 칭했는데 고양이 요괴 이수는 당연히 옛 친구였을 테고 그때 이수와 그 여인은서로를 보는 모습이 잘못 본 것 같지는 않았다.
기운화가 마음 속으로 미심쩍어 할 때 장의가 옆에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요괴가 아니다.”
장의가 검은 난조를 보며 말했다.
“그녀의 몸에는 요기가 없다.”
“그럼 그녀는 뭐지?”
“아마도, 본체에 의해서 분리된 감정일 것이다.”
“뭐?”
기운화는 전에 책에서 대요괴는 자신의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고 그 수행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종종 체내에서 생긴 노폐물처럼 대우대희(大憂大喜: 칠정육욕 같이 수련에 방해되는 지나친 근심과 지나친 기쁨)와 같은 감정을 떼어내 어떤 요괴는 닥치는 대로 그것을 버리기도 하고 어떤 요괴는 어느 정해진 장소에 그것을 숨겨놓기도 한다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대부분 이렇게 버려진 감정들은 자연 속으로 바람이 되어 사라졌지만 드물게 개별적으로 극도로 강렬한 감정은 특이하게도 형태를 갖출 수 있었고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부요(附妖)라 했다.
부요와 본체의 모습은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본체와 같은 힘을 가지진 못했고 그 형태도 그저 사라졌다 나타났다 할 뿐이었다. 책에 기록되길 부요는 대부분 오래 살지 못하는데 왜냐하면 본디 생명이 아니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것들은 서서히 흩어지다 사라져서 마지막에는 그 형태가 없어져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기운화는 이렇게까지 실체를 갖추고 변한 부요를 본 적이 없었다. 기운화는 주위에 부서져버린 집을 둘러보았다. 이 부요는 비록 요력은 없었지만 몸은 강건하여 난조의 형상으로 변화하면 심지어 주변까지 어느 정도 파괴할 수 있었다.
“이 부요 녀석 아무래도 좀 대단하긴 하네.”
“응, 아마도 주체의 감정이 너무 강렬해서 그럴 수 있다.아니면 깊은 못에 버려진 감정이 너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이리 된 것이다”
어찌 많지 않은 세월일 수 있을까? 청우 난조는 이곳에서 무려 백년이나 감금되어 있었는데라고 기운화는 생각했다.기운화가 흑의 여인을 바라보는데 여인이 깊은 못에서 두 바퀴를 돌면서 혼잣말을 몇 마디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대체 왜! 영약초(寧若初)! 왜 나를 저버린 것이냐!대체 왜 나를 여기에 가둔 것이냔 말이다! 아!”
여인의 무너진 감정에 따라 흘러내린 눈물이 깊은 못에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자 연못의 물이 출렁이더니 물결이 수면 위의 연꽃을 밀어내는 것은 물론 일파만파 넘쳐 온 뜰에까지 넘쳐 흘렀다. 여인의 온몸에서 검은 기운이 또다시 치솟으며 사람의 형태에서 다시 난조로 변했다.
여인은 이번에는 더 이상 기운화를 공격하지 않는 것이 마치 기운화라는 존재를 이미 잊은 것 같았다. 그저 여인은 미친듯이 사방으로 날갯짓을 하면서 쉴새없이 머리를 땅에 찔러댔다. 깊은 구덩이를 파고 또 파서 사방에 금빛 먼지가 끊임없이 일게 했다.기운화는 입과 코를 막더니 두 걸음 물러섰다.
“우리 먼저 물러났다가 그녀가 진정이 되면 다시 돌아오자.”
기운화가 미친듯이 발광하는 검은 난조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내 생각이 맞다면 출구는 아마 저 깊은 못 속에 있을 것이야.”
이 부요는 어요사를 몹시 적대시하여 기운화가 연못의 물을 건드리자마자 즉시 뛰쳐나와 그녀를 공격했다. 기운화가 밖으로 나가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 부요를 없애야 했다. 그런데 이렇게나 강렬한 감정을 가진 부요를 대체 어떻게 없애야 한단 말인가?
한 여인이 남자에게 속아서 마음을 극도로 다쳤다라……
기운화는 곰곰히 생각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몸을 웅크려 전처럼 장의를 업었다. 기운화는 장의의 꼬리를 감싼 채 앞으로 걸으며 혼란스러운 이곳을 떠나면서도 마음은 오히려 도무지 떠나질 못했다.그녀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여인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방법을 궁리했다. 기운화는 먄약 자기 성질대로라면 누군가가 저를 배반한다 해도 그녀는 즉시 반드시 다른 이를 찾았을 것이다.
새것이 오지 않으면 헌 것은 못 간다.
근데 이 십방진에서 기운화가 어디로 가서 이 부요를 위로할 남자를 찾는다 말인가.
잠깐.
기운화는 돌연 발걸음을 멈췄다.
기운화는 자기 목에 감싸 안은 굵고 단단한 팔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없지만 이렇게 커다란 숫컷 한 마리가 있지 않은가?
기운화는 장의를 다시 내려놓았다. 장의가 좀 당혹하며 물었다.
“내가 많이 무거운가? 힘들어졌나?”
“안 무거워. 안 무거워. 무겁지 않아.”
기운화는 장의를 바라보며 매우 사랑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장의, 나가고 싶지? 그렇지?”
“당연하지.”
“우리가 나가려면 반드시 이 부요를 해결해야만 해. 하지만 이곳에선 너는 요력이 없고 난 영력이 없지. 게다가 검은 난조는 저렇게 커다란데, 우리는 나가기가 힘들거야, 그렇지?”
“그렇지.”
“그래서 말인데 나에게 방법이 하나 있다면 너 한번 시도해 보지 않을래?”
“자세하게 이야기해 봐.”
“너가 가서 한번 꼬셔 보아. 그녀를 사랑하는 척 한 다음에, 그녀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의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안 된다.”
시원스럽게 한 마디로 딱 거절당하자 기운화는 오히려 약간 당황했다.
“아니, 나는 너더러 가서 그녀에게 뭘 하라는게 아니고…..”
기운화가 고개를 떨구고 교인의 커다란 연꽃 모양의 꼬리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비록 그녀 역시 교인들이 도대체 어떻게 ‘꼬시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기운화는 두어 번 기침 소리를 내며 두서없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말했다.
“내 말뜻은 그냥 겉으로 듣기 좋은 말로 달래면서 그녀의 맺힌 마음을 풀어주라는 거지. 부요 같은 것들은 일단 마음에 맺힌 것이 풀어지면 금세 사라진다구. 부요한테도 어쩌면 하나의 해결……”
“안된다고.”
다시 한번 단호하게 거절했다. 기운화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왜?”
“난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속이지도 않는다.”
이 바르고 꼿꼿한 얼굴을 보며 기운화는 잠시 침묵했다.
“그냥……선의의 거짓말일 뿐이라고.”
“선의의 거짓말은 없다.”
마치 자신의 신념을 말하는 듯이 매우 결연한 표정과 목소리로 장의가 말했다.
“이른바 ‘선의’라는 것도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다.”
기운화는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럼 어쩌자는 거야? 설마 나보고 나서라는 거야?”
기운화가 조금 화가 나서 교인을 노려보자 두 사람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물처럼 맑고 깨끗한 교인의 눈동자는 기운화보고 그에게 남을 속이라는 말 같은 건 더 이상 한 마디도 말하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하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나설 수밖에 없는 것 같군.
기운화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가슴을 쓸어보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천으로 여길 싸매고 머리 모양도 바꾸고 목소리도 좀 낮추면 되겠지라고 말이다.
스스로 소매를 걷어붙이더니,
간다!
장의는 기운화에게 이 연못은 깊어서 아래쪽으로 바닥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기운화가 생각해 보니 이 십방진에서는 사방의 지면이 평평한데 그들이 있는 이곳만 유일하게 움푹 패였다. 게다가 기운화가 좀전에 주변을 한바퀴 둘러본 것으로 추측해 보건데 이 깊은 연못이 움푹 패인 구덩이의 정중앙임에 분명했다. 그녀가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 깊은 연못이 바로 십방진의 중심이고 혹은 진안(陣眼)이 있는 곳일 것이다. 만약에 이 진안만 뒤흔들 수 있다면 확실하게 십방진을 깨뜨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운화는 손바닥에 약간의 물을 움켜 뜨고 살폈다. 그리고 손으로 물을 움켜 뜨자마자 그들의 출로가 이 깊은 못에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왜냐하면 손안에 물을 쥐었을 때 기운화는 어렴풋이 자신의 쌍맥을 느꼈다. 비록 미약했지만 진짜로 존재하는 쌍맥을 말이다.기운화는 약간의 실마리라도 찾고자 손바닥의 물빛을 찬찬히 살폈다. 갑자기 장의가 눈살을 찌푸렸다.
“누군가 있다.”
기운화는 그 말을 듣고 놀래서 좌우를 둘러보며 말했다.
“어디?”
마치 기운화에게 답이라도 하듯 연못 깊은 곳에서 간간히 낮고 무겁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마치 커다란 짐승이 깊은 못에서 깨어나는 것 같았다. 기운화와 장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물밑에 매우 심상치 않는 것이 있었다. 기운화는 곧바로 장의의 팔을 덥석잡더니 온몸의 힘을 모아 손에 힘을 줘서 장의를 즉시 연못에서 끌어냈다. 기운화는 제풀에 땅으로 넘어지면서 장의를 공중에 원을 그리며 던졌다. 교인의 커다란 꼬리가 공중으로 날아오르자 한순간에 뜰에는 한바탕 비가 세차게 내리듯 물방울이 쏟아졌다.
그런데 ‘비’가 그치기도 전에 갑자기 물속에서 검은 기운이 날카로운 검처럼 수면을 뚫고 나와 솟구쳐 나와 끝없이 넓은 하늘로 뻗어 나갔다. 하지만 열 장(丈(장)도 못 나가 돌연 맹렬한 기세가 멈추더니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뜻밖에도 난조(鵉鳥)의 모습으로 변했다!
검은 난조 한 마리가 연못에서 튀어나와 공중에서 형태를 갖추었다. 난조가 머리를 쳐들고 긴 울음소리를 내지르자 구천(九天: 아홉 겹의 하늘)이 흔들리고 날개가 날갯짓을 하자 그로 인해 천지의 금빛조차 한순간에 어두워졌다. 기운화가 놀라서 하늘에 난조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이 세상에 두 번째 난조가 있다고? 당시 열 명의 어요사들이 봉인한 것이 이토록 대단한 날개 달린 커다란 새 두 마리였단 말인가?
이 생각이 기운화의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치자마자 곧바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검은 난조는 비록 앞서 밖에서 본 청우 난조와 색깔만 다를 뿐 발이 없었다. 아니면 발이 줄곧 깊은 못 속에 있어서 그 커다란 두 날개를 아무리 퍼덕여도 물 밖으로 한 발자국도 떠날 수 없든지.
그녀는 갇혔다. 깊은 못이 있는 이곳에 갇혀버린 것이다.검은 난조가 몸부림치며 내는 비명이 귓전을 계속 때렸다. 하지만 좀 오래 듣고 나니 기운화는 익숙해져서 마음속의 놀라움을 억누르고 고개를 돌려 그녀가 물에서 빼내온 장의에게 물었다.
“너 방금 물속에서 그녀랑 인사 나눴어?”
“그녀를 보지 못했다.”
“대체 어디에서 튀어나온 거지……”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중에서 몸부림치던 검은 난조가 갑자기 목을 꺽어 검은 기운에 싸인 핏빛처럼 붉은 눈동자로 지상에 있던 기운화를 쏘아보며 소리쳤다.
“어요사!”
이어 검은 난조가 무섭게 일갈했다.
“내 너를 삼켜버릴 테다!”
날개가 날개짓을 하더니 검은 난조가 형태를 바꿔 거대한 새머리가 되어 기우화를 향해 죽일듯이 달려들었다.미처 막을 틈이 없이 갑자기 닥친 살의에 기운화는 다급한 나머지 엉덩이만 겨우 빼낼 수 있었다. 검은 난조가 날카로운 부리로 단숨에 그녀와 장의 중간에 있는 땅바닥을 찍어 대는 것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날카로운 부리가 곧장 땅에 깊은 구덩이를 쪼아 뚫었는데 어찌나 깊던지 난조의 머리가 거의 다 파묻힐 지경이었다. 기운화가 그 구덩이를 보며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내 너랑 무슨 큰 원수를 졌다고…..”
기운화는 난조가 머리를 쳐들자 곧바로 일어나 집으로 도망가려고 하는데 검은 난조가 머리를 휙휙 휘둘러대는 바람에 초목집이 통째로 뒤집혔다. 집을 이루던 볏짚과 나무들이 부서지면서 모두 금빛 모래가 되어 공중으로 흩어졌다.기운화는 연이어 뒤로 공중제비를 돌면서 검은 난조의 공격을 피하며 겨우 발을 안정적으로 착지를 하자마자 검은 난조는 커다랗고 날카로운 부리를 크게 벌린 채 다시 기운화의 얼굴을 향해 덮쳐들었다!
피하고자 해도 피할 수가 없자 기운화는 더이상 뒷걸음치지않고 똑바로 검은 난조의 커다랗게 벌어진 입을 바라볼 뿐이었다.난조가 날카로운 부리를 콱 다물었는데 기운화의 얼굴과는 겨우 한치 차로 떨어져 있었다.
검은 난조는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아무리 발악을 해도 날카로운 부리는 기운화와 시종 한치 차의 거리를 두고 있었다.
기운화가 몸을 틀어 뒤를 바라보니 난조가 마치 깊은 못에 박혀 있는 듯 있는 힘을 다해도 헤어나올 수 없었다. 난조는 몹시 화가 난 듯 그녀의 날카로운 부리를 기운화의 코앞에서 크게 벌렸다 닫았다 하는데 닫을 때의 소리가 마치 문짝을 내던져 부수는 소리 같았다. 기운화는 난조가 입을 다문 순간 그녀의 날카로운 부리를 한대 후려쳤다.
“이봐, 이 커다란 닭아, 진짜 말이 안 통하네. 내가 너한테 뭘 했다고 날 삼키려고 하냐.”
기운화가 부리를 건들자 더욱 화가 난 검은 난조는 부리로 기운화의 몸에 피구멍을 쪼아 뚫어내지 못해 한스럽다는 듯이 필사적으로 앞을 향해 찌르려고 했지만 여전히 이 한치의 거리를 넘지 못했다.
“겁이 없구나.”
그때서야 장의가 그의 커다란 꼬리를 끌고 난조의 머리 옆쪽에서 기운화의 곁으로 옮겨왔다.
“방금 조금만 잘못 됐어도 넌 죽었다.”
“무슨 일이 생겼을라고.”
기운화가 난조 얼굴 앞에서 두어번 손짓을 해댔다.
“ 이리 생겨서 온 몸을 쭉 펴 봐야 고작 이정도뿐이라고.”
난조는 기운화의 말에 화가 나서 끊임없이 울어댔다. 그러면서 고함을 질렀다.
“어요사! 너희들 모두 편히 죽지는 못하게 할 테다! 내가 너희를 삼켜버릴거야! 삼켜버릴거라고!”
기운화가 검은 난조를 이리저리 살피며 가까이 다가서자 그녀는 난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운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핏빛 붉은 눈동자에서 반짝이는 눈물도.이렇게 슬피 분노한다고?
“뭘 그리 울고 있니?”
기운화가 그녀에게 물었다.
“너희 어요사들은 의리가 없고 무정하기 이를 데 없어 하나같이 천하에 사랑을 저버린 자들이지. 한 놈이라도 내 눈에 띄면 다 집어 삼킬 것이야.”
아, 사연 있는 커다란 닭이구나.
검은 난조는 이 말을 마치자 온 몸에 검은 기가 빙글빙글 휘감더니 그 형태가 사라지며 사람의 모습을 변해 깊은 못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은 기운화가 앞서 바깥에서 본 청우 난조와 판에 박은 듯 똑같았고 그 얼굴은 설삼월과 상당히 닮아 있었다. 다만 여인은 흑의(黑衣)를 입고 눈동자는 시뻘건 피처럼 붉은 색이었다. 눈가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원망하고 분노하면서 이리 슬퍼하다니.
참으로 이상한 한 마리의 커다란 닭이었다.
“이봐, 당신과 청우 난조는 무슨 사이지?”
기운화가 더는 말을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왜 이 깊은 못에 갇혀 있는 것이야?”
“청우 난조?”
검은 난조가 고개를 돌려 기운화를 바라보았다.
“내가 바로 청우 난조다. 내가 바로 청희(靑姬)이니라. 바로 이 내가 이 십방진에 갇힌 요괴란 말이다.”
검은 난조가 깊은 못 한가운데서 원을 그리며 돌더니 사방을 둘러보는데, 눈가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려 흐르는 대로 전부 깊은 못의 물속으로 떨어졌다. 여인은 금빛 하늘을 가리키며 성난 목소리로 꾸짖었다.
“내가 바로 무상성자(無常聖者)에게 속아 그에 의해 십방진에 갇힌 요괴란 말이다.”
무상성자, 그는 그 해에 나머지 아홉 어요사들과 힘을 합하여 십방진을 펼쳐서 청우 난조를 이곳에 가둔 대어요사였다. 기운화는 책에서만 무상성자를 칭송하는 글을 보았을 뿐 들어본 적은 없었다.그 성자가 뜻밖에도 청우 난조와 이런 사연이 있다니. 그러나 이런 일들은 모두 기운화가 알아야 하는 일들은 아니었다. 기운화는 지금 이 상황이 매우 이상하다고만 느꼈다. 만약 이곳에 갇혀 있는 것이 진정한 청우 난조라면 십방진을 뚫고 나간 이는 또 누구란 말인가? 그 청우 난조 역시 스스로를 청희라 칭했는데 고양이 요괴 이수는 당연히 옛 친구였을 테고 그때 이수와 그 여인은서로를 보는 모습이 잘못 본 것 같지는 않았다.
기운화가 마음 속으로 미심쩍어 할 때 장의가 옆에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요괴가 아니다.”
장의가 검은 난조를 보며 말했다.
“그녀의 몸에는 요기가 없다.”
“그럼 그녀는 뭐지?”
“아마도, 본체에 의해서 분리된 감정일 것이다.”
“뭐?”
기운화는 전에 책에서 대요괴는 자신의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고 그 수행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종종 체내에서 생긴 노폐물처럼 대우대희(大憂大喜: 칠정육욕 같이 수련에 방해되는 지나친 근심과 지나친 기쁨)와 같은 감정을 떼어내 어떤 요괴는 닥치는 대로 그것을 버리기도 하고 어떤 요괴는 어느 정해진 장소에 그것을 숨겨놓기도 한다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대부분 이렇게 버려진 감정들은 자연 속으로 바람이 되어 사라졌지만 드물게 개별적으로 극도로 강렬한 감정은 특이하게도 형태를 갖출 수 있었고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부요(附妖)라 했다.
부요와 본체의 모습은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본체와 같은 힘을 가지진 못했고 그 형태도 그저 사라졌다 나타났다 할 뿐이었다. 책에 기록되길 부요는 대부분 오래 살지 못하는데 왜냐하면 본디 생명이 아니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것들은 서서히 흩어지다 사라져서 마지막에는 그 형태가 없어져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기운화는 이렇게까지 실체를 갖추고 변한 부요를 본 적이 없었다. 기운화는 주위에 부서져버린 집을 둘러보았다. 이 부요는 비록 요력은 없었지만 몸은 강건하여 난조의 형상으로 변화하면 심지어 주변까지 어느 정도 파괴할 수 있었다.
“이 부요 녀석 아무래도 좀 대단하긴 하네.”
“응, 아마도 주체의 감정이 너무 강렬해서 그럴 수 있다.아니면 깊은 못에 버려진 감정이 너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이리 된 것이다”
어찌 많지 않은 세월일 수 있을까? 청우 난조는 이곳에서 무려 백년이나 감금되어 있었는데라고 기운화는 생각했다.기운화가 흑의 여인을 바라보는데 여인이 깊은 못에서 두 바퀴를 돌면서 혼잣말을 몇 마디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대체 왜! 영약초(寧若初)! 왜 나를 저버린 것이냐!대체 왜 나를 여기에 가둔 것이냔 말이다! 아!”
여인의 무너진 감정에 따라 흘러내린 눈물이 깊은 못에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자 연못의 물이 출렁이더니 물결이 수면 위의 연꽃을 밀어내는 것은 물론 일파만파 넘쳐 온 뜰에까지 넘쳐 흘렀다. 여인의 온몸에서 검은 기운이 또다시 치솟으며 사람의 형태에서 다시 난조로 변했다.
여인은 이번에는 더 이상 기운화를 공격하지 않는 것이 마치 기운화라는 존재를 이미 잊은 것 같았다. 그저 여인은 미친듯이 사방으로 날갯짓을 하면서 쉴새없이 머리를 땅에 찔러댔다. 깊은 구덩이를 파고 또 파서 사방에 금빛 먼지가 끊임없이 일게 했다.기운화는 입과 코를 막더니 두 걸음 물러섰다.
“우리 먼저 물러났다가 그녀가 진정이 되면 다시 돌아오자.”
기운화가 미친듯이 발광하는 검은 난조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내 생각이 맞다면 출구는 아마 저 깊은 못 속에 있을 것이야.”
이 부요는 어요사를 몹시 적대시하여 기운화가 연못의 물을 건드리자마자 즉시 뛰쳐나와 그녀를 공격했다. 기운화가 밖으로 나가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 부요를 없애야 했다. 그런데 이렇게나 강렬한 감정을 가진 부요를 대체 어떻게 없애야 한단 말인가?
한 여인이 남자에게 속아서 마음을 극도로 다쳤다라……
기운화는 곰곰히 생각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몸을 웅크려 전처럼 장의를 업었다. 기운화는 장의의 꼬리를 감싼 채 앞으로 걸으며 혼란스러운 이곳을 떠나면서도 마음은 오히려 도무지 떠나질 못했다.그녀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여인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방법을 궁리했다. 기운화는 먄약 자기 성질대로라면 누군가가 저를 배반한다 해도 그녀는 즉시 반드시 다른 이를 찾았을 것이다.
새것이 오지 않으면 헌 것은 못 간다.
근데 이 십방진에서 기운화가 어디로 가서 이 부요를 위로할 남자를 찾는다 말인가.
잠깐.
기운화는 돌연 발걸음을 멈췄다.
기운화는 자기 목에 감싸 안은 굵고 단단한 팔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없지만 이렇게 커다란 숫컷 한 마리가 있지 않은가?
기운화는 장의를 다시 내려놓았다. 장의가 좀 당혹하며 물었다.
“내가 많이 무거운가? 힘들어졌나?”
“안 무거워. 안 무거워. 무겁지 않아.”
기운화는 장의를 바라보며 매우 사랑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장의, 나가고 싶지? 그렇지?”
“당연하지.”
“우리가 나가려면 반드시 이 부요를 해결해야만 해. 하지만 이곳에선 너는 요력이 없고 난 영력이 없지. 게다가 검은 난조는 저렇게 커다란데, 우리는 나가기가 힘들거야, 그렇지?”
“그렇지.”
“그래서 말인데 나에게 방법이 하나 있다면 너 한번 시도해 보지 않을래?”
“자세하게 이야기해 봐.”
“너가 가서 한번 꼬셔 보아. 그녀를 사랑하는 척 한 다음에, 그녀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의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안 된다.”
시원스럽게 한 마디로 딱 거절당하자 기운화는 오히려 약간 당황했다.
“아니, 나는 너더러 가서 그녀에게 뭘 하라는게 아니고…..”
기운화가 고개를 떨구고 교인의 커다란 연꽃 모양의 꼬리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비록 그녀 역시 교인들이 도대체 어떻게 ‘꼬시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기운화는 두어 번 기침 소리를 내며 두서없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말했다.
“내 말뜻은 그냥 겉으로 듣기 좋은 말로 달래면서 그녀의 맺힌 마음을 풀어주라는 거지. 부요 같은 것들은 일단 마음에 맺힌 것이 풀어지면 금세 사라진다구. 부요한테도 어쩌면 하나의 해결……”
“안된다고.”
다시 한번 단호하게 거절했다. 기운화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왜?”
“난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속이지도 않는다.”
이 바르고 꼿꼿한 얼굴을 보며 기운화는 잠시 침묵했다.
“그냥……선의의 거짓말일 뿐이라고.”
“선의의 거짓말은 없다.”
마치 자신의 신념을 말하는 듯이 매우 결연한 표정과 목소리로 장의가 말했다.
“이른바 ‘선의’라는 것도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다.”
기운화는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럼 어쩌자는 거야? 설마 나보고 나서라는 거야?”
기운화가 조금 화가 나서 교인을 노려보자 두 사람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물처럼 맑고 깨끗한 교인의 눈동자는 기운화보고 그에게 남을 속이라는 말 같은 건 더 이상 한 마디도 말하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하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나설 수밖에 없는 것 같군.
기운화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가슴을 쓸어보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천으로 여길 싸매고 머리 모양도 바꾸고 목소리도 좀 낮추면 되겠지라고 말이다.
스스로 소매를 걷어붙이더니,
간다!
운화는 자연스럽게 업고 인어쨩은 자연스럽게 업히곸ㅋㅋㅋㅋ
办事:일을 처리하다인데 sex의 의미도 있는데 차마 그렇게 번역 못하고 기운화가 꼬리를 바라보는데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고 의역함.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알아듣길 바라며 ㅋㅋㅋㅋㅋ
기운화ㅋㅋㅋㅋㅋㅋ 역시 티저에서 갠히 뽀갈한게 아니군
미쳐 ㅋㅋㅋㅋㅋㅋ 시발 줖붕이들이 똑똑하다니까 "인어는 야스를 어떻게 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 커다란 닭요괴 ㅋㅋㅋㅋㅋ 꼬셔 ㅋㅋㅋㅋㅋ 싫어 ㅋㅋㅋㅋㅋ 니가해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디완용은 남장을하고 여자요괴를 꼬시는데 성공을 하는것인가 나였음 홀딱반할듯 아 ㅋㅋㅋㅋㅋㅋㅋ
사연이있는 커다란 닭이라니 ㅋㅋㅋ 시트콤인가 ㅋㅋㅋ
오늘도 고마워~~
큰닭이나 왕닭이 어울렸으려나 ㅋㅋㅋ ㅜㅜ 어려워
그냥 대계(大鷄)할거 그랬나
왕닭 ㅋㅋㅋㅋㅋㅋㅋㄴㄴㄴ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