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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건화왕카이로 무순불판에 풀었던 썰인데 살을 붙여보았읍니다



 무주로 향하는 길은 외길이었다. 철마가 몇 날을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길에는 흔한 초목하나 없어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국가의 가장 북방에 있는 도시는 죄인들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쌀도 고등어도 특산물로 올릴 것이 없는 산 밖에 없는 버림받은 땅에는 쫓겨난 사람들이 살았다. 죄상은 빵을 훔친 것에서부터 총리의 암살을 계획했던 것까지 다양하여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먼 북쪽까지 온 이유를 묻지 않았다. 무주는 갈 곳이 없는 이들의 도시였다.

 '도련님'이 무주에 도착하던 날은 눈이 내렸다. 상해에 이름을 대기만 하면 무엇이든 못 가질 것이 없다고 말하는 고관대작의 외아들이라 했다. 인력거에서 내린 도련님이 눈으로 척척해진 땅을 못 밟겠다하여 수 십 분이나 마중 나온 하인들은 발만 동동 굴렀을 때였다. 산에서 지게를 지고 내려오던 소년 하나가 앞으로 나서, 등에 지고 있던 땔감들을 내려놓고 마른 등을 인력거 앞으로 숙였다. 신발도 벗지 않은 채로 소년의 등에 업혀서, 금원보는 무주의 땅을 처음으로 밟았다. '너 이름이 뭐니' 물어도 손끝만 만지작거리다가 대답하기를 한참이나 저어하던 소년의 이름은 허일림이었다. 무주에서 나고 자란 죄인의 아들이었다.


 도련님의 하루 일과는 해가 중천에 떴을 때 비척비척 일어나 밥과 국이 맛이 없다며 그릇을 뒤엎고, 얌전히 고개를 숙인채로 수발을 드는 일림을 쿡쿡 찌르다가 폐가 아파 죽겠다고 역정을 부리는 것이 전부였다. 쿡쿡 찌른다는 것은 비유적인 표현도 되고 있는 그대로의 표현도 되었다. 이파리가 다 떨어진 꼬챙이같은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다가 겨울 바람을 막아보겠다고 겹겹이 싸맨 일림의 옷자락을 이리저리 들추며 '얘 너 말을 못하는 게야?' '근데 왜 내가 말하는데 들은 척도 안 해' 말을 붙이는 게 도련님이 노상 놀이랍시고 하는 짓이었기 때문이다. 

 '너 보기에도 내가 잘생겼느냐?' 

 처음 질문을 던졌을 때 허일림의 귀끝이 빨갛게 물들었던 것이 재미있어서, 심심할 때마다 붙이는 말이 저것이었다. 서름서름하게 헤진 옷의 밑단을 손가락으로 잡아당기다가 고개를 끄덕이면 '안 들린다.' 말을 하고 그럼 더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머리통을 못 본척 하며 '안 들린대두' 추궁했다. 그러면 '네에.' 말꼬리를 길게 늘이며 대답하고는 푹 고개를 숙이는 것이 기꺼웠다.

 


헝거게임처럼 수도 외 10개 촌락이 나눠져 있는 배경으로 원보일림 보고싶다. 

수도인 가상도시 '상해'가 있고 농업을 업으로 하는 촌락, 어업을 하는 촌락 등등으로 나누어져 있음.

'상해'의 고관대작의 아들인 원보가 10개 촌락 중에 가장 못 사는 구역 중의 하나인 '무주촌'을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무주촌은 특산물이 아무것도 나지 않음. 

원래 죄인들을 따로 격리하던 구역이었던지라 무주에 한 번 들어간 사람은 그 곳에서 죽을때까지 평생을 살았음. 9개 촌락이 국가 허가 하에 왕래할 수 있었던 방면 무주에 한번 들어가면 나오는 것조차 불가능한 도시였다는 것.

그런데 그렇게 버려진 도시 척박한 땅에 다른 9개 촌락, 상해를 포함해서도 나지 않는 귀한 약초가 나는 걸로 유명했음.

무주촌 깊은 산 속에 정말 운이 좋은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귀한 약재인데, 이걸 해 먹으면 못고칠 병이 없다고 해서 원보가 그 약초때문에 무주촌으로 들어오게 된 거였으면 좋겠다. 상해에 두루 영향력을 미치는 인사의 하나밖에 없는 귀한 손이라서 원보는 사실 수도를 떠나 본 것도 처음임. 날 때부터 몸이 건강하지 못했고, 귀한 대접만 받으면서 평생 살았던지라 안하무인 성격임. 상해를 떠나오는 것도 싫었음

'이딴 더러운 곳에서 어떻게 자' 말하고 기겁하면서 무주촌 땅을 밟는 것조차 싫어해서 아버지가 붙여준 하인 등에 업힌 채로 무주촌에 마련한 숙소로 들어가는 도련님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원보가 기거하는 숙소에 시중들러 온 일림이를 만나면 좋겠다. 

일림이는 그 무주촌에서 태어난 아이. 어머니 아버지가 전부 다 죄수였다는 말임. 바깥 세계라고는 모르는 일림이는 무주촌 밖으로 나가본 적도 한번도 없음. 산에서 캔지 12시간 안에 복용해야한다는 약초때문에 억지로 들어온 원보가 만나는 이야기 보고 싶다. 


원보를 업어서 방 안에 데려다 놓고 보니 이런 시골 촌구석에서는 본 적이 없는 살이 뽀얗고 피부가 반질반질한 도련님이라서, 예뻐서 막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는 일림이 보고싶다. 원보는 밥 투정 반찬 투정 여기는 촌스럽고 니 옷은 더럽고 제대로 상전행세를 하는데 그걸 다 묵묵히 견디면서 원보가 시키는 궃은일 다 하고 먹고 싶다는 것도 어렵게 구해주고 심심하다고 하면 놀아주고 하는 착한 일림이. 


일림이가 큰 맘 먹고 삶은 계란 두 알 같은 걸 품에 싸서 가지고 오면 원보는 흘끗 보고는 방 구석에 밀어놓고 그러면 예쁜 손가락으로 하나씩 껍질 까서 내미는 거임. 

원보는 사실 삶은계란 같은 시시한 건 먹고싶지도 않은데 일림이가 조물조물 까서 내미는 게 좋아서 그냥 가만히 두고 보고 있다가 일부러 

'이거 뭐?' '이거 어쩌라고?' 

말을 걸고 일림이 곤란하게 귀 끝을 붉히면서 '드세요' 하면 그때서야 입만 벌려서 받아먹었으면 좋겠다. 

'하나는 너 먹어.' 말하는데 일림이가 어쩔줄을 몰라서 진짜로 먹어도 되나 눈치보느라 어쩌지도 못하고 그냥 들고만 있으면 뺏아서 소금 짭조름하게 찍은 계란을 입안에 넣어주는데 볼록하게 부풀어온 볼이 귀여워 보이고 말 것이다


일림한테는 어린 동생이 하나 있는데 어릴때 제대로 못 먹고 자라서 다리를 절었음. 일림이 도련님 돌보는게 능숙했던 건 그 동생을 평소에도 살뜰하게 챙겼기 때문임.

원보는 어느새 일림이한테 점점 마음이 가서, 약초를 찾으면 무주를 나가야 하니까 애초에 목적이었던 약초를 찾는 것도 찾는둥 마는둥임. 그러다 어느 날은 마당에서 일림이한테 나비를 잡아달라는 되도 않는 부탁을 해가지고(겨울이었음) 일림이 추운 날에 손끝 빨개진 채로 화단을 뒤지는 걸 마루 위에서 구경하다가 '너 나랑 같이 상해 갈래?' 묻는데

냉큼 좋다고 대답할 줄 알았던 일림이 망설이더니 고개만 살래살래 내젓는 거임. 

잘 못 봤나 싶어서 '뭐? 안가겠다고?' 묻는데 안간다는 거. '나를 따라가지 않을테냐?' 하니까 대답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는 '내 말을 안들을 참이야?!' 하는 말에 

일림이가 입술만 꾹 물다가 '잘못했어요...'하니까 부아가 치밀어서 팽, 방문 닫고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일림이는 한참이나 밖에 서 있다가 나비 대신 잡초 사이에 핀 나물꽃 같은것만 따서 마루 위에 올려 놓고 집으로 돌아감. 

원보는 왜 화가 나는지 모르겠는데 화가 난다


다음날 일림이가 원보시중들러 왔을 때 원보가 방 안으로 부르더니 '너 이게 뭔줄 아니?' 하고 내미는데 동그랗고 매끄러워 보이는 것이 처음보는 것임. 

일림이가 멀뚱멀뚱 있으니까 원보가 씩 웃고 입 안에 그걸 넣어주는데 사탕이었음. 설탕같은 귀한 걸 먹어본 적도 없으니까 그 단맛에 눈이 휘둥래졌다가 꿀떡 삼켜버리는 일림 보고싶다. 

너 그걸 삼키면 어쩌냐고 쑥 화를 내려다가 참고 하나 더 꺼내서 일림 입안에 넣어주는데 말캉한 혀가 손끝에 닿으니까 원보는 기분이 요상해 질것이다. 그렇다 물량공세로 원보는 작전을 바꾼거임

무주에서는 구할 수도 없는 솜으로 누빈 질 좋은 옷이랑 따뜻한 신발 같은 걸 선물하면 그걸 얌전히 품에 안고 돌아가서는 다음날 똑같이 얇은 옷 낡은 신발을 신고 오는 일림이. 

알고보니 좋은 것들은 동생한테 주고 자기는 편하다며 입던 옷을 입어서 매번 선물은 꼭꼭 두개씩 챙겨줌. 사실 일림이 상해로 가기 싫다고 한 것도 동생을 두고 갈 수 없었기 때문임. 

곱게 자라서 원하는 건 손에 안 쥐어본 적이 없던 원보가 못생긴 게! 감자같이 생긴 게! 하면서 일림이 예뻐죽는 거 보고싶다. 

그러다 정분이 나겠지. 원보가 손끝으로 건드려 보던 말캉한 혀를 곧 제 혀로 건드리고 사탕으로 달큼해진 혀도 빨고 그랬겠지.

이때쯤에는 일림이도 원보가 좋아져서, '이제는 나랑 상해에 갈테냐?' 라고 원보가 물을 때마다 싫다고도 좋다고도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 함. 


그러던 어느날 사건이 벌어져야 한다. 

일림이가 품삯을 벌려고 산에 일을 해주러 갔다가 원보를 무주까지 오게 만들었던 그 영험한 약초를 찾아버리게 되는 거임. 

원래대로라면 그걸 원보네 집으로 바쳐야 함. 처음부터 원보의 치료와 수발을 들기 위해 그 집에 고용되었던 일림이는 근데 거기서 갈등해버림. 

다리가 불편한 동생도 그걸 먹으면 나을 수 있을텐데 하고.

하나밖에 없는 혈육이랑 처음으로 정을 알려준 사람가운데에 어떻게 선택을 할 수 있겠음. 머리랑 가슴이 터질 것 같았던 일림이는 결국 그 약초를 품 안에 몰래 숨겨서 집으로 가지고 옴. 이때는 누구를 딱히 선택했다기 보다는 선택을 유보한 거. 

그런데 그날 밤에 약초를 숨겨가져간 것이 바로 들통이 나서 집 밖으로 끌려나와 내동댕이쳐짐. 

약초는 빼앗기고 무슨 마음으로 그걸 숨겼냐. 어디다 팔아버릴 작정이었냐. 잔뜩 취조당하고 얻어맞아서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퉁퉁 부러버린 얼굴로 원보랑 마주하게 될 것이다.

원보는 도망갈 생각이었나.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나. 온갖 감정이 소용돌이 치는데, 엉망이 된 얼굴로 감옥에 갖힌채로 말도 못하고 눈물만 줄줄 흘리고 있는 일림을 보자마자 그런 생각일랑 하나도 안나고 그냥 가슴이 아플 뿐이라서. 손을 잡아주고 '내가 너를 여기서 꺼내주겠다.' 말함. 

열흘이면 상해에 도착할 수 있다고 아버지한테 말해서, 구해주겠다고. 국법이 있지만 그만한 세도는 된다고 자신한 원보가 열흘만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무주를 떠나게 됨


그리고 그것이 두 사람의 마지막 만남이 될것이다. 

이미 약초를 달여 먹여서 무주에 볼일이라곤 없는 원보의 아버지가 무주촌 출신의 이름도 모르는, 죄인의 아들을 위해 힘을 써줄리가 없었던 거지. 

원보는 안된다, 살려달라 떼를 쓰고 매달려 애원을 했다가 종내에는 무주로 다시 돌아가겠다 난리를 쳤지만 하나밖에 없는 귀한 손을 그 죄인소굴 더러운 동네로 보내줄리 없었음.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시간이 흘러버려, 두 사람은 영영 만나지 못 함

한참 뒤에야 아버지 몰래 도망친 원보가 무주로 갔을 때, 

열흘이 수십번이나 반복된 까마득한 날 후에야 무주에서 도망친 소년 하나가 촉산으로 숨어들어갔다는 소문 한자락만을 들었음. 

도망치다가 화살을 맞아 다리를 절뚝거리며 뛰어갔다고 했음. 소년이 꽃잎처럼 흘려놓은 붉은 핏자국이 하얀 눈 위에 점점이 피어 있다가 어둔 밤 쏟아진 함박눈에 지워져 찾을 수 없었다고.









화와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ㅏㅏ앙 일리미 예쁨받아라 행복해라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