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왔어?
살금살금, 비밀번호도 안누르고 열쇠로 들어왔는데도, 안자고 있었나보다. 카이는 후. 숨을 한번 내쉬고 어두컴컴한 집안으로 들어와 불을 켰다. 왜 안주무세요. 예쁘다해주는 미소로 쳐다봤지만 눈도 안마주친다. 카이는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을 뺐다.
많이 화나셨어요?
단조로운 일상에 특별한 일 하나 추가. 피 한방울 안섞였지만 나와 같은 상처가 있는 사람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얼른 집에가서 건화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회사 업무가 어려웠다느니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느니 그런 이야기 말고 정말 왕카이의 이야기.단한번도 해본적 없는 이야기였다. 사랑해요, 상무님을 만났어요, 저녁 맛있었어요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그 아줌마가 그러는데, 고모부의 아내되는 사람이래요. 그럼 나한테 고모잖아요 법적으로는. 맞죠? 이모인가? 가족관계는 솔직히 외우기 어려워요. 나는 일단 부를 사람도 없으니까. 근데 그사람이 나한테 내가 자식같대요. 나 그래도 고모부가 아빠였으니까 법적으로는..아,이거 진짜 어렵다. 그래도요 아무튼. 그사람이 내 엄마하겠다는 소리잖아요. 나도 엄마, 너무 필요한데.. 전무님도 아버지 뵈러 가고 그러잖아요. 나도 만나러갈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엄마면 너무 기쁠거 같아서요. 그리고 동생도 있는데, 걔가 좀 아프대요. 병이름이 되게 어려웠는데.. 어릴때 아빠한테 맞아서 그렇다고 하던데요. 근데 심장이 선천적으로 안좋대요. 어..그 아줌...그 분이, 임신했을때 잘 못먹어서 부..정맥인가. 그거 있다고. 그래서 병원비가 좀 필요하다고 하는데 제가 예전에 벌어둔거랑 2년동안 번거하면 어떻게 될거같아요. 같이 사는건 저도 어려운거 아는데, 자주 만나도 되요?
아니면 한달에 한번이라도.
숨도 안쉬고 그렇게 얘기하고 싶었다. 늦어서 정말정말 미안하지만, 휴대폰도 그렇게되서 걱정했을거 알지만, 오늘은 내가 너무 행복해서. 얘기하면 당신도 행복할거라고 생각해서..
휴대폰 그렇게 부숴뜨렸으면, 바로 회사로 왔어야 할거아냐?
..죄,죄송해요. 그때 누구를 좀 만나서..
그래. 그여자가 뭐라는데?
....
아 맞다. 그렇지.
춥지도 않았는데 살짝 상기되었던 카이의 볼이 경직되었다. 살짝 올라갔던 입꼬리가, 서서히 내려앉았다. 그랬지. 도대체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건화는 늘 왕카이의 행적을 알고있었다. 오늘 회사업무가 무엇인지,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누구와 마시며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그리고 밖에 나가서 담배를 몇개피를 피웠는지등등. 정말 사소한것까지 다 알고있었다. 이것은 곽건화가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왕카이도 알고 있었고, 곽건화도 왕카이가 이것을 안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솔직히 좋지는 않았다. 좋을리 없다. 하지만 말해봤자 사실 카이의 일상은 이것이 전부였기에, 늘 있는 일을 무엇하러 감추나. 그냥 그거였을 뿐이었다.
대답안해?
..그런것까지는 모르시나봐요. 아니면 아시면서 그냥 물어보는건가요? 늘 그랬던것 처럼?
뭐?
....
뭐라했어 지금?
늘 제가 뭘 하고다녔는지, 다 아시면서 그냥 물어보시잖아요. 오늘하루 어땠냐고.
잘했다 이거야?
건화가 목소리를 낮췄다. 단 한번도 늦은적 없던 애가 늦게 들어와서 대들기까지하니. 건화는 기가 막혔다.
-대박이다. 진짜. 그여자 2년전부터 작정하고 왕카이조사했나본데? 하긴 니가 돈이 좀많아 보이냐. 생긴것도 그렇고.. 계탔다 싶었나보네.
쉽게 말하자면 그여자는 카이의 고모부의 첩이었다. 2년전 고모부를 조금이라도 더 엄중한 처벌을 받게하기위해 건화는 여자를 자신의 쪽으로 끌여당겨 도움을 조금 받았었다. 그런 남자 첩노릇을 하고 있었으니. 당연히 형편이 좋지는 않았고, 그렇게 된 이유도 정상적이지 않았었다. 도박.
건화는 여자의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자료와 증언을 확보할수 있었고 당연히 연은 여기서 끊기는 줄 알았지만 여자는 그게 아니었나보다. 번지르르한 건화를 보고 신분세탁을 꿈꾼건지 오늘 여자는 어디서 신원미상의 아이까지 데려와 카이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퇴근해서 밤늦은 시간까지 안와서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 오자마자 갑자기 성질을 내니. 무슨 소리를 들은건가 싶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카이가 야속해 건화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 됐어. 나도 듣기싫어. 들어가서 자고 내일부터 당분간 출근하지마.
처리해놨으니까. 건화는 질린다는 듯 들어가라며 손사래를 치곤 서재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탁.
....
영원할것 같은 정적속에 카이는 헛웃음이 나왔다. 씁쓸했고, 쓸쓸했다. 주먹을 꾹 쥐고 까무잡잡한 피부가 하얗게 될때까지 힘을 주었다.
이게 사랑인가?
카이는 갑자기 미칠듯이 느껴지는 외로움에 가슴을 움켜쥐었다. 왈칵,하고 검은 울혈덩어리가 쏟아질것 같았다. 쓰라릴정도로 아픈 가슴이 슬펐다. 이게 사랑인가? 수도 없이 자신에게 물어본 말.
넌 친구 없냐?
카이씨는 특별히 어울리는 동료가 없네. 회식도 안나오고. 친구가 많나?
몇없는 지인들이 항상 물어보는 말. 도대체 뭐하고 사니?
당신만 보고 살아요. 당신이 그러라고 해서 그렇게 살아요. 당신이 다니는 회사 다니고, 당신이 사주는 밥 먹고, 당신집에서 자요.
눈물 한줄기가 주르륵 흘렀다. 늘 꽃같이 예쁘다고 두손으로 내 얼굴을 만져주며 웃는 당신이 아름답다는것을 알아요. 그치만 나는 꽃이 아니에요.
카이는 닫힌 문을 바라보며 여전히 서서 슬픈 눈빛으로 말했다.
이건 사랑이 아니에요.
아니야 사랑이야
센세 어디다녀왔어ㅎㅎ 거기좋아? 내 지하실보다 좋아? 말해
헐 벙레벌떡
내 시엔셩이 돌아왔네ㅠㅠㅠㅜㅠ
드디어 감정이 폭팔하는건가ㅠㅠㅠㅜㅜ카이순진해ㅠㅜㅜ 상처받을까 겁난다..
차라리 둘이막싸웠으면ㅜㅠ일단 카이가 싸움을 피하는성격같아서ㅠㅠㅠㅠ속터져ㅠㅠㅠ 저러다 진짜 갈등깊어질까 무서워요..
아ㅠㅠㅠㅠㅠ이게우머우우우ㅜㅠㅠㅜㅜㅜㅜㅜ아오ㅑㅜㅜㅜㅜㅜㅜ꽃이아니야ㅜㅜㅜ카이 이제 독립적이에오ㅠㅠㅠ
내자기 입갤ㄹㄹㄹㄹㄹㄹㄹㄹ
센세 아 해봐 웰치스야
지하실밖은 위험하니까 이젠 도망가지 않기야
ㅠㅠㅠㅠㅠㅠ어케ㅠㅠㅠㅠㅠㅠㅠ
으아 둘이 엇갈린다ㅠㅠㅠㅠ
어나더
카이야ㅠㅠㅠㅠㅠㅠㅠ 그 여자 사기꾼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둘이 얘기 많이해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날이 쌀쌀하지? 지하실에 보일러 틀어놨어. 군만두 웰치스 떨어지지 않게 해줄게 ㅇㄴㄷ ㅇㄴㄷ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카이심정....전무님 너무 구구키우듯 카이를..
찌통
센세 어나더!!
미국가면 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 내아내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주끝까지 쫓아갈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대로 억나더!
ㅠㅠㅠ마음아파ㅠㅠㅠㅠㅜㅠㅠㅠㅠㅜㅠ
센세 오셨군요 ㅜㅜㅜㅜㅜㅜ 화왕 행쇼하는 거 같았는데 틀어지다니 ㅜㅜㅜㅜ
가슴에 묻지 말고 차라리 진짜 말을하고 소리지르고 풀어내면 나을거 같은데 ㅜㅜㅜㅜㅜㅜ 센세 억나더 주십시오 ㅜㅜㅜㅜ 내일 오실 거죠? 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