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ㅇ 단문
화왕 북정 연성경염




소헌비의 처소에 자객이 들었다. 연성은 태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달렸다. 그대, 내 다치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 않았어.



"폐하."

자객은 4명이었다. 하나는 도망을 쳤고 둘은 죽었으며 남은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효월궁을 지키던 시비 둘도 목숨을 잃었다. 경염은 피가 흠뻑 묻은 침의를 입고 예를 갖췄다. 침의는 찢어지고 적셔져 원 모양과 색도 알 수가 없었다. 뒤늦게 당도한 시비들의 작품으로 보이는 겉옷만이 경염의 체면을 지켜주고 있었다. 연성은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경염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축축하게 배어나오는 감각이 소름끼쳤다.

"폐하, 피가 묻습니다. 신첩은 괜찮으니 부디…"

"헌비."

"예, 폐하."

"손으로 날을 잡은것이오."

대답을 바란 물음은 아니었다. 경염은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다. 효월궁에는 검과 낭도는 커녕 그 흔한 은장도 하나도 없었다. 원래 무인이었던 부인이라, 불순한 말이 나올 것을 저어한 연성의 안배였다. 이 구중심처에 부인이 쇠붙이를 잡을 일이 생길까, 하는 안이한 생각이기도 했다. 연성은 이를 악물었다. 경염이 홀로 효월궁을 지키는 날을 기다린 침입이었다.

"태의는 불렀소."

"소아가 갔으니 곧 올 것입니다. 너무 놀라지마옵소서. 큰 상처는 아니니-"

"부인."

"예, 폐하."

"아픔에 무뎌지지 말아주오. 그대가 전장에서 살았다는 것은 잘 알고있으나… 부인을 더는 아프게 하고싶지 않으니."

경염을 달래는 부드러운 손짓과는 달리 연성의 머릿속은 차갑게 굳어가고 있었다. 누가 경염을 해치려 했는지는 이미 알고있었다. 문제는 증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