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2eb5d928e0c13da27cbedbb405&no=29bcc427b28077a16fb3dab004c86b6f2de39bc5b73b49e8ea32367d059dfe826df4d12646b066c54cd568d672638e99b0572ec70aa9c781bf4835a4132a90



viewimage.php?id=2eb5d928e0c13da27cbedbb405&no=29bcc427b28077a16fb3dab004c86b6f2de39bc5b73b49e8ea32367d059dfe826df4d12646b066c54cd568d672638e99b0572ec55aa994d3eb4466a4132a90


짤갤줍


*청룡전설*

ㄴㅈㅈㅇ ㅇㅌㅈㅇ 랑야방ㅅㅍ 약간ㅈㅇ 랑야방원작파괴ㅈㅇ 곽건화왕카이

BGSD 어나더 3나더 4나더 5나더


26. 경염

경염은 모란 향이 진하게 풍기는 들판을 걷고 있었다. 이렇게 모란 향이 진한 걸 보면 어딘가에 꽃밭이 있을 법도 한데 아무리 걸어도 꽃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경염의 눈에 띈 건 단순히 푸른색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신비로운 오묘한 푸른색의 커다란 용이었다. 덩치에 비해 살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조심스레 다가가 보자, 경염이 다가오는 걸 보고 있던 청룡이 고개를 내려주었다. 자신의 얼굴만한 커다란 눈은 밤새 경염을 안으며 잠 못 들게 했던 누군가의 눈빛이 떠오를 정도로 다정하고 현명한 기운이 가득했다. 눈가를 조심스럽게 문지르자 마치 경염의 손길이 주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청룡의 크기가 점점 줄어들더니 곧 경염이 품에 가볍게 안아들 정도로 작아졌다. 무릎을 굽히고 앉아서 청룡의 머리를 쓰다듬던 경염이 청룡을 안아들자 작은 청룡은 경염의 가슴에 머리를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


[어머니가 걱정하시지 않느냐. 어머니는 어디 계시느냐?]


아무리 말을 걸어도 새끼 청룡은 계속 경염의 가슴에 작은 덩치를 부비며 작은 소리로 끽끽 울 뿐이었다. 이 어린 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품 안의 새끼용을 쓰다듬으며 머뭇거리고 있자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지며 품속의 따뜻한 체온이 사라졌다.


어린 청룡이 사라진 대신 이번에는 경염이 어린 모습이 되었다. 언제나 그리웠던 풍경이었다. 소중한 기억인데도 너무 가슴이 아파서 저도 모르게 잊고 있던 기억. 남자가 율리 다식을 잔뜩 안겨주며 떠나가던 날의 풍경이었다.


[우린 다시 만날 거야.]

[언제?]

[때가 됐을 때.]

[그게 언젠데?]

[경염이 어른이 되었을 때.]

[어른이 되면 만날 수 있어?]

[그래, 내가 데리러 갈게. 약속할게.]


남자는 경염의 작은 손을 들어 단풍잎만한 보드라운 손등에 입술 도장을 찍어 주었다. 남자의 입술이 닿은 손등을 바라보던 경염은 곧 떠날 남자에게 웃어 주려고 했지만 결국 참지 못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남자는 울지 말라는 듯 경염을 품에 안고 등을 토닥여줬다. 그 품이 따뜻해서 왠지 더 슬퍼졌다.


남자는 경염을 안고 한참 달래준 뒤 눈물로 촉촉해진 뺨을 닦아주고 몸을 일으켰다.


[이제 갈게. 나중에 꼭 데려올게. 경염.]

[잘 가... 연성.]


경염은 눈을 번쩍 떴다. 연성. 꿈에서 자신이 부른 이름은 분명 연성이었다. 커가면서 자신을 데리러 오지 않는 남자에 실망해서 점차 지워졌고, 적염군 사건을 거치고 소중한 많은 것을 한꺼번에 잃으며 슬픔 속에 같이 묻어 버렸던 기억이 한꺼번에 되살아났다. 어린 시절 경염은 여러 나라의 황자들이 모여서 얼굴을 익히고 친목을 쌓는 모임에 가서 반년간 지냈던 적이 있었다. 그곳은 나라의 힘에 관계없이 서로 평등하게 지내게 하려고 나이와 국력에 상관없이 모두 이름을 부르고 말을 놓게 하고 있었다. 그래서 경염도 5살이나 많은 북연태자의 이름을 부르며 지냈었다.


[연성...]


잠들지 않고 경염이 자는 걸 보고 있었는지, 경염의 배에 손을 올린 채 비스듬히 누워 있던 연성이 경염을 보며 빙긋 웃었다.


[기억이 났소?]

[알고 계셨습니까?]

[난 그대와 달리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소.]

[... 송구합니다.]

[그대는 그때 많이 어렸으니까. 빨리 데려오지 못해서 미안하오.]

[아닙니다. 약속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새 통 기운이 없는 것 같던데 시간이 이르니 좀 더 주무시오. 곧 가을 사냥인데 건강해야 안심하고 함께 갈 수 있지 않겠소.]

[제가 함께 갈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가을 사냥도 비를 두고 혼자 가란 말이오?]

[공식적으로는 궁이 봉쇄돼 있으니...]

[그대의 궁 봉쇄는 2-3일 내로 풀릴 것이오. 그러니 걱정 마시고 좀 더 주무시오.]


경염이 다시 눈을 감자 연성이 경염의 이마의 입을 맞추며 작게 속삭였다.


[좋은 꿈꾸시오. 경염.]


경염은 그 말을 들으며 꿈에서 본 청룡을 떠올렸고, 꿈에서 연성을 본 것 같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연성의 목소리가 마치 주문이라도 됐던 듯 의식이 빠르게 깊은 잠으로 빠져 들었다.



27.연성

경염은 좀 피곤하더라도 차라리 밤에 좀 일찍 침수에 들더라도 낮잠은 즐기지 않았다. 오전에는 조반 후에 수련을 하고 목욕을 하고 중반을 들면 오후에는 편지를 쓰거나 서책을 읽었다. 늘 몸도 정신도 깨어 있도록 철저하게 생활을 관리하는 모습이 오랜 전장 생활 탓인가 싶어 안쓰러울 때도 있었지만, 아직은 궁의 상황이 경염이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 좀 긴장을 풀어도 좋다고 말해주지는 못했다.


그런데 태자비 궁의 봉쇄를 풀고 물리적 침입을 막는 결계도 푼 뒤에 연성이 오후에 짬을 내 가끔 들러 보면 서책을 편 채로 턱을 괴고 졸고 있는 경염을 가끔 보게 됐다. 딱히 기척을 죽이지 않고 다가가도 다가오는 줄 모르고 잠들어 있는 때도 있어서 동궁의 태감총관에게 태자비 궁의 태감과 시비들을 다시 점검하라 이르고, 태의와 호위대장, 총괄대감, 총괄나인 등 연성이 지정한 몇 명만을 제외한 모두의 침입을 막는 결계를 다시 둘렀다. 갑자기 답지 않게 무방비해진 경염이 걱정됐지만 이제 겨우 긴장을 조금 풀고 살 수 있게 된 사람을 다그치고 싶지도 않아 걱정만 쌓여 갔다.


그러던 어느 날, 태자비 궁의 시비가 대전에서 형님들과 회의 중이던 연성을 찾아 왔다. 태자비 궁에 태의가 다녀갔고, 태자비가 태자의 방문을 요청했다는 소식에 연성은 회의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와 태자비 궁으로 달려갔다. 분명히 결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회임을 안 건가? 그런 거라면 괜찮지만 혹여나 누군가 연성의 결계를 어떻게든 피해 불측한 시도를 한 것이 아닐까 하여 옆으로 스치는 풍경이 뭉개져 보일 정도로 빠르게 달리고 있는데도, 심장은 발보다 더 빠르게 멋대로 뛰고 있었다. 그리고 연성이 경염의 침소로 들어가서 본 건 울어서 빨개진 눈으로 배를 감싸 안고 있는 경염이었다.


[경염, 무슨 일이오?]

[전하...]

[왜 그러시오, 태의가 뭐라고 했소?]

[모두 나가거라.]


경염이 나인들까지 물려서, 연성이 불안한 마음으로 다가가자 경염이 젖은 눈으로 연성을 올려다보며 누가 들을 새라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소리로 소곤거렸다.


[회임... 하였다고 합니다. 전하.]

[...]

[계속 몸이 나른하고 졸음이 쏟아져서 마음이 풀어진 건가 했는데, 중반에 올라온 찬의 냄새가 너무 역하여... 태의를... 아기님이...]


연성은 급기야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경염을 안아주며 향을 풀었다.


[기쁜 일인데 왜 우시오. 경염.]

[모르겠습니다. 저도 기쁜데, 울고 싶은 건 아닌데...]


왜 감정이 북받치지 않겠는가. 한 번 제 아비의 계략으로 부서졌던 아기집이었다. 경염이 회임을 하지 못하게 하여, 머나먼 북국에서 냉대 받다가 홀로 쓸쓸하게 죽어 버리던지, 회임 능력이 망가진 걸 숨기고 혼인한 게 드러나 처형당해 버리게 하려 했던 아비가 왜 떠오르지 않겠는가. 다시 보지 못할 아들일 줄은 알고 있었겠지만, 아들이 언제까지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 있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마음을 졸이고 있을 어머니의 생각이 왜 나지 않겠는가. 연성은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는 경염을 끌어안은 채로 젖은 경염의 얼굴 곳곳에 입을 맞췄다. 성애의 의도가 없이 온전히 위로와 애정만 담아서 닿아오는 입맞춤의 비에 경염도 여전히 빨개진 눈으로 미소를 지었다.


[아기님이 사슴 고기는 입에 맞지 않나 봅니다.]

[향이 역했던 것이 사슴고기였소?]

[그러합니다. 입에 안 맞는 것 외에도 몇 가지 피해야 할 음식이 있다고 했으나 그건 시비들에게 따로 일러두겠다 하였습니다.]

[비가 요즘 기운이 없었던 것도 회임 때문이었다고 하오?]

[초기에는 그럴 수 있다고 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성실하게 대답해 주고 있던 경염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황손이 이미 여덟 분이나 계신데 전하께서도 모르셨습니까?]


연성은 경염의 얼굴에 조금 남아 있던 물기를 닦아주며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눈에 보이는 건 경염 그대뿐이라, 다른 비들이 회임했을 때는 관심을 두고 보지 않았소. 나도 모르는 것이 많으니 비와 함께 차근차근 알아나가면 되겠군.]


경염은 잠시 어이없는 얼굴을 했지만 곧 빨개진 눈만큼 얼굴도 붉힌 채 작게 웃었다.


[제 눈에도 전하밖에 안 보입니다.]


북연의 궁에서는 비들의 궁에 태의가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순간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므로, 경염의 임신도 곧 궁 전체로 퍼져 나갔다. 태자비가 궁이 봉쇄돼 있는 기간에 회임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같이 퍼져서 잠시 궁이 어수선해졌으나, 황제가 직접 태자는 자유로이 출입하도록 허용했었다고 말한 덕분에 곧 논란이 가라앉았다. 황손을 낳는 일이 매우 중요한 북연의 특성상,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기에 더 이상 말이 나오는 일은 없었다. 대신 태자비의 궁으로 회임 축하 선물이 쏟아져 들어왔으나, 그 선물은 모두 경염의 궁이 아닌 동궁으로 전달됐고 경염이 연성에게 되돌려 받은 선물은 황자들이 보낸 선물을 포함해 일부뿐이었다. 각 측비들의 세력과 연관이 있는 자가 보냈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선물들은 아무리 귀한 것이라도 모두 처분되었다.



28. 경염

경염은 자주 아주 작은 새끼 청룡이 나오는 꿈을 꾸었다. 그 어린 청룡이 연성의 모습일 거라 착각했던 꿈에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새끼용이 사실은 자신이 낳을 아이일 것이라고 생각하자 더 애틋하고 사랑스러웠다. 꿈밖의 현실에서는 황실의 법도에 따라 제 뱃속의 아이임에도 아기님이라고 불렀지만, 꿈속에서 경염은 새끼용을 아가라고 불렀다. 내 아가. 어여쁜 내 아가.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 꿈에서 새끼용을 안고 산책하고 함께 풀밭에 누워서 지나가는 구름과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을 보면서 새끼용에게 노래를 불러주거나 조근조근 이야기를 해 주다 꿈에서 깨면, 기운이 부족해진 경염에게 기를 넣어주기 위해 연성이 지켜봐 주고 있었다.


모든 것을 잃은 줄 알았던 아픈 날들을 지나와야 했기에, 더 소중한 행복한 날들이었다.


경염은 말을 타면 안 되니 사냥에 함께 가지 못한다고 할까 봐 내심 아쉬워했으나, 연성은 경염이 타고 갈 마차를 준비해 놨다고 했다.


[하운궁의 봉쇄는 그대가 황손을 낳을 때까지 풀리지 않을 것이오. 허나 황자들이 대부분 도성을 비울 것이라, 다른 측비들을 감시할 인원도 부족하고, 내가 곁에 없으면 그대의 몸이 힘들 테니, 사냥은 못하더라도 같이 갔으면 하오.]

[전하께 폐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도 꼭 가고 싶습니다.]


연성이 옆에서 향을 풀어주면, 아닌 게 아니라 기분이 상쾌해지고 나른하던 몸에 기운이 돌아오는 것도 사실이라, 낮부터 민망함을 무릅쓰고 연성의 옆에 붙어 있던 경염은 지난 해 가을 사냥을 떠올리다가 황자들에게로 생각이 이어졌고, 그날 이후로 다시 못했던 경왕과 의왕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경왕 전하는 이번에도 안 가십니까?]

[아니오. 다행히 경왕비의 건강이 많이 좋아진 터라 올해는 같이 갈 것이오.]

[전에 경왕 전하께 하운궁이 황손을 낳은 뒤로 사람이 많이 변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황손을 낳으면 바로 청룡의 아이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까?]

[청룡의 아이가 태어나면, 청룡의 후예가 탄생했다는 것을 북연의 모든 백성이 알 수 있소.]

[어떻게 말입니까?]

[그건, 그대가 청룡의 아이를 낳는 순간 직접 확인해 주면 안 되겠소? 앞으로도 쉽지 않은 시간을 견뎌야 할 테니, 직접 그 기적 같은 장면을 확인하는 것이 작은 보상이라 생각하고 말이오.]


경염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으나, 마음으로는 꿈속의 그 귀엽고 예쁜 새끼용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런 사랑스러운 생명을, 그것도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도 아닌, 연성과 자신의 아이를 제 뱃속에 품고 있고 그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더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쁜 일이라 보상이 없어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말은 왠지 민망하여 차마 하지 못했다.



29. 연성

가을 사냥에서 경염은 말을 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경염이 뱃속에 아이를 품은 채로 동물을 죽이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고 해서 사냥도 안 했지만, 푸른 풀과 나무가 가득한 사냥터에서 바람을 쐬는 것만으로도 좋아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경염이 독을 먹을 상황이 오면 지켜달라고 잠시 만나게 했더니, 독을 먹어주는 대신 그새 친해진 건지 연정이 계속 경염 옆에 와서 어릴 때 연성이 연정을 괴롭혔던 이야기를 늘어놓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연성은 매일 연정을 곁에 불렀다. 경염이 연정이 무슨 고자질을 하든 태자 전하께서 그러셨을 리가 없다, 태자 전하는 어릴 때부터 굉장히 다정하고 친절하신 성품이었다고 조용조용 반박하는 모습이 예뻤던 탓이었다.


사냥이 끝나고 돌아오자 경염은 올해도 온천에 다녀오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태의가 목욕도 조심해야 한다고 하자 바로 포기했다. 청룡의 후예는 그리 약하지 않으니 괜찮을 거라 했지만, 경염은 소중한 아기님인 만큼 조심하고 싶다고, 내년엔 꼭 같이 가자고 되레 연성을 위로해 왔다. 하지만 태자비의 궁을 준비할 때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꽃나무들로 채워놓은 정원도 만들어 두었기에 그 정원이 내다보이는 방에서 화로를 피워놓고 봉긋해진 배를 함께 쓰다듬으며 겨울을 맞는 것도 온천에서 보낸 겨울 못지않게 좋았다.


언제까지나 그림처럼 평화로울 것 같았던 일상을 깬 건 세 통의 편지였다.


한 통은 연욱 공주에게 온 것으로, 양나라 태자가 폐위됐고 헌주로 내려가게 됐기에 아이도 없는 자신은 북연으로 돌아가도록 윤허를 받았으니 부황의 생신연에 맞춰 돌아오겠다는 내용이었다.


두 번째 편지는 양나라 황실에서 보낸 것으로 북연 황제의 생신을 축하드리며 축하 사신단을 보내겠다는 내용이었다. 양나라에서는 한 번도 북연에 황제의 생일 축하 사신단 따위를 보낸 적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사신단이라니 꿍꿍이가 있는 게 틀림없었고, 그 꿍꿍이는 분명히 경염에게 해로운 것일 게 뻔했다.


그리고 그 두 번째 편지가 더 꺼림칙하게 만든 건 매장소가 보낸 편지였다.


- 북연 황제 생신 축하 사신단을 예왕이 이끌게 됐습니다. 저와 함께 태자비 마마께서 믿을 수 있는 이를 사신단에 함께 넣었으나, 만일을 대비해 태자비 마마 주변의 경계를 강화하십시오.


경염은 13년 전 이후로는 거의 얼굴을 마주친 적도 없다는 소경예와 언예진 따위의 이름은 간혹 입에 올렸어도 형들의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다. 남보다 못할 형제 관계일 텐데, 굳이 말도 안 되는 핑계까지 대면서 예왕이 북연에 오는 건 소선의 뜻일까. 소경환의 뜻일까...


연성은 매장소가 보낸 편지를 신경질적으로 찢어 화로에 던져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