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악! 아, 악! ....간지러워."

후거는 또 귀부터 벌겋게 달아올랐다. 후거는 오늘 새 신발을 신었고, 몸집에 비례해 크기는 작으나 그렇다고 제 몫을 등한시하기에는 사명감 높은 그의 발은 쉽게 피로를 탔다. 늘어진 축축한 수건처럼 소파에 무너져 앉으며 후거가 두 다리를 쭉 뻗고 중얼거렸다. 아, 발 아파... 그게 화근이었다.

반칙이다. 샤워까지 다 마친 곽건화에게선 코롱 향까지 났다. 그에 비해 후거는 이 덥고 습한 여름날 10시간의 노동을 약 30분 전에 마친 참이었다. 씻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땀에 젖었던 머리카락이 이제야 곧 마를 태세를 취하는데. 곽건화는 후거의 발목을 냅다 쥐고 들어올려 제 손으로 양말까지 벗기고 발바닥을 꾹꾹 주무르는 것이다. 후거의 발과 곽건화의 손 사이에는 아무런 위생용품이나 보호구가 없었다. 후거는 간지러움과 더불어 부끄러움에 확 익어오르며 온몸을 움츠렸다. 이대로라면 목이 몸통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다.

"뭘 이렇게 간지러움을 타."
"...원래 그래."

그리고 후거는 뻑뻑한 틈에 끼인 마개를 빼내듯 두세 번 잡아당긴 끝에 곽건화의 손아귀에서 발목을 빼냈다. 그러자 곽건화, 나온다. 먹던 고기를 뺏긴 저 아쉽고 심드렁한 표정. 후거는 소파 위에서 굳이 책상다리를 해 무릎 아래로 발을 다 숨겨버렸다. 무슨 말을 못 하겠네.

곽건화는 그저, 한번 만지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불 아래로 삐죽 나온 잠든 후거의 발. 희고, 때때로 붉은 발바닥과 조랑떡 같이 볼록한 다섯 발가락.

또 또라인 줄 아려나.

"씻어."
"응."

옷방으로 걸어가며 허리에 두른 수건을 훌렁 벗으려 매듭에 손을 댔다 곽건화는 아차 하며 수건을 움켜쥐었다. 정략결혼, 어렵다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