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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고딩이랑 서른넘은 후거랑 아슬아슬 썸 타는데 후거는 이거 썸 아니고 그냥 조카 보듯 귀엽게 보는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곽고딩한텐 존나 텐션 팽팽한 썸임 ㅇㅇ 후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뿐 ㅇㅇ 


근데 후거도 ㄹㅇ 거의 스스로 세뇌 하듯 아니야. 아니야. 하는데 실제론 둘이 눈 마주치면 둘 다 굳어서 아무 것도 못하다가 후거가 급하게 고개 돌려서 딴 소리하고 손 좀 스치면 둘다 찌릿찌릿한 거 같고. 몇 달을 그러다가 곽고딩이 후거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데 후거가 덜덜 떨면서 "아니야. 건화야 그거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냥 아는 사이니까 좋다. 그런거야. 내가 어떻게 너한테 그런 상대가 될 수 있어. 장난 하지 마." 하고 거절하고 집에 가버리고 곽고딩이 뒤 따라가서 자기는 형한테 장난 친 거 없다고, 한 순간도 농담으로 말 한 적 없다고 소리침. 그거 무시하고 후거 집에 들어가자마자 가방 바닥에 떨어뜨리고 비척비척 걸어서 소파에 엎드리는 거. 


"아직 고등학교 졸업도 안 한 놈이 좋다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받아줘..."


곽고딩이랑 자기 나이 차이 생각하면서 한숨 쉬고. 솔직히 곽고딩이 자길 삼촌이나 아저씨가 아니라 형이라고 불러주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 해야하는 거 아닌가 생각도 들고. 근데 나잇값 못하고 순간 건화가 고백했을 때 심장 쿵쿵 뛰고 얼굴 빨개졌던게 창피함. 또 곽고딩이 자긴 단 한번도 형 앞에서 농담한 적 없다는 말 생각하니까 자꾸 귀 끝이 뜨겁고, 전에 있었던 일이 하나 둘 생각 나는 거야. 눈만 마주치면 형은 왜 이렇게 예쁘냐, 태어나서 형 만큼 예쁜 사람 처음 본다, 그렇게 입버릇 처럼 남자한테 예쁘다는 말 입에 달고 산 거나 건화네 부모님 잠깐 할머니댁 내려갔을 때 후거가 감기몸살 걸려서 할 줄 아는 요리는 새카맣게 탄 계란후라이 밖에 없으면서 죽 만들어준다고 손 데면서 요리하고 밤 새면서 물 수건 갈아주고 간호해줬던거나 그런거 생각하니까 설레는 한편 자기가 너무 바보같이 건화를 어린애 처럼 대했다는 게 떠올라. 


또 한편으론 어린 곽고딩이 자길 좋아하는 게, 곽고딩 앞에서 보였던 활기차고 밝은 면 때문인 것 같아서 속이 쓰려. 사실 그건 남한테 보여주는 용이고 후거는 굉장히 우울하고 또 비관적인 사람이었음. 한 번 그 우울한 말을 시작하면 듣는 사람마저 우울해져서 그만하자는 말 까지 들을 정도. 그래서 후거는 남한테 그런 모습 안 보이려고 감추고 살았고 곽고딩 앞에서도 그랬거든. 꾸며낸 자기 모습만 보고 좋아하는 걸까봐 좀 슬프고, 그렇다고 이 우울한 본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아.


곽고딩 한참 어리고 세대차이 날 정도로 나이가 많이 차이 나는데 진짜 지금껏 후거가 봤던 남자들 중에 곽고딩이 제일 젠틀 했음 ㅇㅇ 후거가 키우는 고양이 이름이 앨리스인데, 다른 사람이 들으면 서른 넘은 남자가 고양이 이름을 앨리스로 짓냐고 이상하게 보는데, 곽고딩이 처음 후거네 집에 온 날 하얀 고양이 보고 웃더니 가까이 가서 얘 이름이 뭐예요? 하고 묻는 거야. 순간 망설이던 후거가 어쩔 수 없이 "앨리스." 하고 대답하는데 곽고딩은 그냥 씩 웃으면서 "안녕 앨리스." 하고 고양이 톡톡 건드리는데 그거 보고 후거가 되게 간질간질한 기분 들어서 차 우리다 말고 한숨 쉬겠지.


하여튼 뭐 그러다가 금세 앨리스랑 친해진 곽고딩이 앨리스 안아들고 주방 들어오더니 얘가 앨리스면 둘 째는 캐셔가 좋겠어요. 하는 거야. 순간 후거가 캐셔..? 하고 되물으니까 곽고딩 식탁 의자에 앉으면서 그, 앨리스 소설에 나오는 고양이 있잖아요. 하는 거야. 채셔캣을 캐셔캣으로 헷갈린거 ㅇㅇㅋㅋ 후거 웃겨서 웃음 터지려는거 꾹 참고 


"맞아. 둘 째 들여야겠다."


그러고 웃는데 곽고딩 품에서 앨리스 난동 피워서 아래로 내리면서 곽고딩이 말함. 웃지마요. 눈부시니까. 그렇게 말하는데 후거는 익숙해서 이제 돋을 소름도 없으니 고개 까딱하면서 묻는 거야.


"너희 어머니는 네가 그렇게 무뚝뚝하고 말이 없다고 하셨는데."

"집에선 입만 열면 공부하라고 하니까 조용히 하는 거죠."

"네 친구들도.."

"형, 앨리스 장난감 어디있어요?"


은근히 말 돌린 곽고딩이 일어나서 앨리스랑 놀아주고 오겠다고 하고 가버리고, 후거는 턱 괴고 눈만 깜빡깜빡하다가 또 한숨 쉼. 그 때 일이 떠오른 후거가 소파에 이마 쾅쾅 찧다가 등 타고 기어오른 앨리스가 정수리에 앉으니까 그대로 멈춰서 눈가 문지름. 이제 다시 건화 못 보는 건가. 그 생각하니까 울적해지고 손에 닿는 전부가 물 처럼 흘러내리는 것 같아 괴롭고 속이 갑갑한데 그 때 초인종 소리 들리는 거야. 앨리스 붙잡고 고개 돌려보니 인터폰 화면에 곽고딩이 보여서 심장이 쿵 떨어질 것 같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