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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ㅈㅈㅇ
ㅇㅌㅈㅇ




연성은 차안에서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길거리 한복판이라 들릴리가 없는 미약한 소리에 연성은 눈을 찌푸렸다. 내 귀가 이상한가 하고 의심한 것도 잠시였다. 운전을 하다가 차 어딘가에 숨어있던 고양이를 죽여서 시체 섞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내일이 상상 되자 더이상 운전대를 잡고 있을 수 없었다. 차를 세우고 어찌해야 하나, 한숨을 쉬었다. 출근을 하던 차라, 늦는다고 임수에게 전화를 하며 아무래도 차 안에 고양이가 숨은 듯 하다고 말하자 임수는 으하하하 웃었다. 드디어 류연성이 고양이 귀신에 씌인거냐며.

일단은 오늘 아침에 있는 중역 회의를 위해 연성은 서둘러야 했기에 임수가 비서를 보낸다고 했다. 그에게 차는 맡기고 회사로 당장 오라는 말에 숨기지 못하는 웃음이 섞여 있었다. 쳇, 연성은 제 애마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기는 것이 정말 싫었지만 별 수 없었다. 일단 고양이가 차 안에 숨은 듯해 요리조리 몸을 숙이며 불러봐도 고양이 털도 안 보였다. 번쩍이는 차체는 고양이가 몸을 숨기려 들면 숨을 수 있는 곳이 너무 많아 보였다. 고양아, 고양아, 몇번 불렀지만 화답하듯 야옹대는 작은 소리만 어디선가 들려올 뿐, 확실하지가 않았다. 결국 연성은 잠시 고민하다 소방서에 신고했다. 동물 구조도 소방관들이 해주는 것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착한 사람은 놀랍게도 출동복을 쫙 빼입고 나타난 소방관, 경염이었다. 아니, 고양이 구조인데 왜? 자신이 뭘 잘 못 전달한게 있나 싶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는데 소방관은 잠시 연성을 보다 헬멧을 벗었다. 그 이마에 선명히 나타난 분노에 연성은 자기도 모르게 경계 태세가 되었다.

"뭡니까? 고양이 구조는 너무 사소한 일이라 열받는다는 겁니까?"

당연히 말도 삐딱했다. 경염은 피곤해 보이는 이마를 손끝으로 쓸더니 다시 헬멧을 썼다. 아뇨. 무뚝뚝한 한마디를 내뱉고 바로 차로 다가갔다. 그는 연성이 마치 공기인 양 무시하고 소리가 나는 곳을 집중해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라고 했다. 경비업체에서도 손을 벌벌 떠는 비싼 차인데 내부가 어찌 되어 있는 줄 잘 아는 모양새였다. 신기하게 보는데, "생명을 아끼는 분이시니 차에 조금 기스가 나도 관대하게 넘겨주시겠죠?" 라고 묻는데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렇다고 안된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경염은 연성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무시무시한 장비들을 차내에게 꺼내왔다.
어, 하는 사이 그것이 차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눈이 튀어 나올것 같았다.

주변에 가던 사람들도, 뒤늦게 당도한 비서도 한마음으로 굳어져 경염이 연성의 애마를 아무렇지도 않게 뜯어내는 걸 심장이 멈춘 것 같은 얼굴로 바라 보았다. 비서는 힐끔 연성을 곁눈질했다. 가뜩이나 커다랗던 눈이 부리부리하게 커져있는데다 동공까지 잔뜩 확장되어있고, 숨도 멈춘 것 같았다. 저러다 우리 전무님 죽는거 아냐. 연성의 애마 사랑을 아는 비서는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정작 연성을 충격에 몰아 넣은 것은 애마 분해 사건이 아니었다.

"고양아, 어딨니? 고양아, 이리 오렴. 응, 거기 숨었네. 에구구구 추웠어요. 이리 와, 응? 아 착하다."

옳지, 옳지, 하고 나지막하게 속삭이며 어르는 음성, 장갑을 벗어서 드러난 긴 손가락 같은 것이 류연성을 휘저었다. 그리고 경염이 차 내부, 따듯하고 좁은 곳에 숨은 작디작은 얼룩 고양이를 꺼내 양손으로 잡으며 활짝 웃었을 때, 연성은 그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물론 경염은 순식간에 무뚝뚝한 얼굴이 되어 고양이 처분에 대해 물었다. 웃는 얼굴이 사라져 아쉬워하던 연성이 경염의 손안에 얌전히 있는 고양이를 보았다. 맑은 눈속에 우주가 있었다. 예뻐서 물끄러미 들여다보다 눈을 깜빡여 주었다. 고양이도 마주 눈인사를 해온다.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얘를 어쩐다?

결국 고양이는 유기동물보호센터에 간다고 했다. 연성도 그 주변에 있던 이들도 고양이를 키우겠다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성은 그 고양이가 유기동물보호센터에 가게 된다고 하며 꾸욱 입술을 깨물던 경염을 떠올렸다. 보호센터에 가면 나쁠 것 없지 않은가. 길에서 추위에 떨다 쓰레기를 먹고 죽는 것보다야 낫겠지, 그리 쉽게 여겼다. 하지만 회사에 돌아와서도 너무나 씁쓸한 눈빛으로 고양이를 보던 경염을 잊을 수가 없어서 보호센터에 알아보았다. 그리고 연성은 그날 바로 정시 퇴근을 하고 고양이가 갔다는 보호센터로 향했다.

보호센터의 열악한 환경과 안락사 확률을 보니, 왜 경염이 그리 안타깝게 고양이를 봤는지 알 수 있었다. 제 손으로 구한 생명이 죽을 수도 있는 장소로 가는게 얼마나 마음 아팠을까.

"안녕, 여깄었네. 나 알아 보겠어? 응?"

몸을 잔뜩 숙이고 철장 앞에 앉아서 말을 건네는 뒷모습에 연성은 멈춰섰다. 조근조근하게 어르는 낮고 다정한 음성, 작은 뒤통수, 예쁘다 내미는 손가락. 경염이었다.

"그 고양이 제가 키울 겁니다."
"아까만 해도 키우실 수 없다고 하셨잖습니까."

그리고 둘은 고양이를 둘러 싸고 대치했다. 연성은 경염이 고양이를 대하는 어색한 동작이나, 피곤함에 그늘진 눈가를 보며 확신했다. 경염은 고양이를 키워본적도 없고. 키울 형편이 안 된다. 아마도 마음에 못내 걸려 온 것이라라. 착한 사람이네. 그런데 이상하게 자신에게만 날을 세운다. 연성은 고개를 갸웃했다. 첫인상이 나쁘다는 말은 들은 적 없는데.

아무튼 고양이와 다시 눈을 마주쳤다. 맑은 눈동자. 세상 만사에 통달한 작은 우주가 담긴 이런 눈동자를 가진 녀석을 연성은 어릴때 십년 남짓 키웠다. 그 최후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졌다. 떠나 보낸 뒤 아픔을 알기에 키우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은 영락없이 다시 빠진 모양이다.

"얘는 구구예요."
"네?"
"원래 고양이 키웠거든요. 우리 구구. 구구랑 꼭 닮았어요."
"구구..."

고개를 갸우뚱하는 남자는 사복 차림이라 오전과는 매우 달라 보였다. 부드럽고 따스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갈색 눈동자를 마주했다. 이 사람은 강아지네. 맑게 사물을 비추는 눈동자는 연성이 사랑하는 것이었다. 귀여운 고양이와 강아지. 동물들이 주변에 있으면 행복해진다. 따스한 기운이 전달되는 것이다. 거기에 사람까지 포함된 건 처음이었다.



곽건화왕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