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건 아닌데, 아니 너무 하고 싶은데. 그 마음도 모르고 연성은 몸을 일으켰다. 괜찮아, 싫으면 싫다고 말 해야지. 연성이 경염의 머리를 쓸어넘겨주었다. 눈가에 살짝 와닿는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에 괜히 서러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러니까, 익숙치 않아서 그랬다. 물론 저도 차 안에서부터 손을 살살 쓰다듬으며 쥐는 악력에 흥분되었던건 사실이지만, 현관에 들어서 문이 닫히기도 전에 끌어안고 입맞춰오는 기세가 무서웠다. 그래서 침대로 밀쳐 넘어져 몸이 겹쳐쳤을 때, 눈을 꼭 감고 찡그렸기로서니 그만둘것까지야.

"그렇게 놀랐어? 미안해."

연성이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으로 눈물을 보이는것에 어쩔줄을 몰라했다. 이 상황을 어색하고 민망하게 만들어버린건 저인데, 경염은 다급해졌다.

"그게 아니구요.."
"응, 미안."
"...자꾸, 미안하다고,하지, 마요."

울먹이는것을 달래주느라 조금 불편한 자세로 끌어안고 있자니 몸을 틀어 저의 목을 감싸와 연성은 안도하듯 한숨을 내쉬었다. 어리광 부리듯이. 그러면서도 할 말은 또박또박 다 하는 경염이다.  


"나도 아저씨 많이 보고 싶었구요..방금 싫은거 절대로 아니었어요."
"그랬어?"


그럼 다시하면 되지, 천천히. 그렇게 말하고는 연성이 일어나 드레스셔츠의 단추를 두어개 풀었다. 씻고 할래? 경염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까운 욕실로 쏙 들어가 문을 닫아버린다. ...같이 씻는건 아직 무리였나. 그럴 의도로 물었던 연성이 입맛을 다시고는 다른 욕실로 들어갔다. 물론 바디샤워를 퐁퐁 짜내고있는 경염은 생각 할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나이트가운과 잠옷 차림으로 둘은 마주앉았다. 슬슬 또 긴장하는것 같아서 와인 한 두모금 정도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어 따라주었더니 홀짝홀짝 잘도 마신다. 지난 두 번은 맨정신이었지만. 따지고보면 경염은 제정신은 아니었다. 입천장을 훑어오는 연성의 뜨끈하고 말캉한 혀에 뇌가 녹아버리듯, 퓨즈가 끊겼던가.


술기운이 도는지 경염의 표정이 풀어졌다. 이거, 어디가서 술 못 마시게 해야겠네. 와인 반 잔 마셨다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연성은 스스로도 놀랐다. 애들 연애질에 애인 단속하는것마냥 구는것이 우스워서. 그래서 좋았다. 늦바람이라도 부는지 이렇게 보는것만으로도 간질거리게 만드는 제 어린 오메가가.


손에 들린 잔을 베드 테이블에 내려놓고 천천히 경염을 눕혔다. 촙, 촙 물기어린 입맞춤 소리 그 사이로 은사가 길고 짧게 늘어졌다.


"아까요오....좋았는데, 엄청 두근거렸는데. 이렇게 밀치고 한거 현관에서어..막 드라마같구, 으응, 아저씨이, 좋아.."

취했구만, 연성이 피식 웃으며 마저 옷을 벗겼다. 주사가 이건가 평소보다 말이 많아진 경염이다. 날 두고 그런 생각도 했단 말이지. 꼬인 발음으로 듣는 취중고백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너무, 멋있어서, 배우같아..아흑,"
"여보. 해야지."
"으응, 여보오.."


나이, 경험 등 여러가지에서 경염에게 연성은 조금 벅찬 상대였다. 어린 아내가 짧은 시일내에 받아들이기에는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물론 지금도, 여리고 여린 길들여지지 않은 음부는 길을 트는것이 버거운지 한참 공을 들여야했다. 조급하긴 했지만 그럴만한 가치는 충분했다. 작고 붉게 단단해져 솟아오른 음핵이 연성의 손가락 사이로 쓸릴때마다 경염이 진저리를 치며 학학거렸다. 이러한 종류의 쾌감은 경염에게는 아직 낯설기만 했다. 그 틈을 타 연성은 깊숙히 경염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지난 번 보다는 적나라한 체위였지만 연성은 적당했다고 생각했다. 이만큼 따라준것도 기특해 연성은 잠든 얼굴에 한 번 더 입맞추었다.
다음날 아침에 깨었을때는 저를 감상하듯 살피는 경염의 시선이 느껴져 모른척 오래도록 눈을 그대로 감고있다가 십여분이 넘어가자 푸스스 웃으며 아침인사를 했다. 경염이 이불속으로 얼굴을 묻었다. 다시 팔을 끌어당겨 이불을 걷어내고 입을 맞추었다. 아주 조금씩 친밀해져가던 관계가 어젯 밤 사이에 몇십 배로 가까워진 기분에 가슴이 벅차왔다.






"점심먹으러 갈까?"
"...집에서 먹으면 안돼요?"
"응? 시킬까?"
"아니..해주고 싶어서요."
그렇게 말하고는 바로 연성의 눈치를 본다. 그러고 보니 저의 어머니가 등록해 준 쿠킹클래스에 다닌다고 했었지, 지난날에 몇 번이나 경염이 해 준 음식을 차게 식혀두었던 전적에 연성이 부러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더 좋지, 하고 대답하는 찰나에 연성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지금? 어.."

딱 봐도 회사 일이었다. 연성은 정말 일주일이 전부 바빴다. 통화하는 자리를 피해 방에서 나왔지만 문가를 서성거리며 그를 살피는 경염의 얼굴엔 표정 변화는 없어도 커다란 두 눈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

"..월요일에 보도록 하죠. 파일만 메일로 보내놔요. 저녁에 확인할테니까."


나 배 고픈데. 연성은 전화를 내려놓고 문쪽을 향해 말했다.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서 경염의 얼굴이 환해진다. 금방 할께요, 후다닥 부엌으로 사라지는 뒷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앞으로 시간 좀 더 내야겠네. 신혼부부 소꿉놀이같은거 하기 싫다고 했던건 취소하기로 연성은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