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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ㅈㅈㅇ
건화후거


후거는 제일 먼저 인신매매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선물들은 후거의 장기 값을 족히 넘었을 것이다. 남창은? 후거는 자신이 남창으로서 가치가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있다고 해도 분명 수요는 적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신매매는 아니다. 다음으로 떠오른 것은 여태까지 이만큼 해 주었으니 이젠 몸으로 갚을 차례라고 싸구려 대사를 내뱉는 남자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럴 마음이었다면 선물을 주기 전에 연락처부터 받아갔을 것이다.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가 사라졌지만, 어느 것도 이 상황에 꼭 맞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상자 안에는 시간이 적혀있지 않았다. 후거가 이 선물을 언제 확인할지 모르는데, 무슨 배짱으로 시간을 적지 않은 것인가. 이 남자가 무슨 생각인지 후거는 짐작할 수 없었다. 아니, 그 남자가 아닐 수도 있었다. 웨이보를 보고 장난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애초부터 다른 사람일 가능성도 있었다.

죽게 된다면 그것도 운명일 것이다. 후거는 반쯤 자포자기 하고 있었다. 목숨에 대한 걱정보다 호기심이 앞섰다. 무엇보다 그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사인회로부터 시일이 꽤 지나서 기억 속의 얼굴이 흐릿해졌기 때문에, 새로 덧그리고 싶었다.

고민은 택시에 타고, 호텔 앞에 내려, 카드키를 받은 호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스위트 룸 앞에 당도할 때까지 이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소득은 없었고 결말은 이 문을 노크하는 것뿐이었다. 속 편한 알고리즘이었다. 후거는 결국 노크하고 말았고, 기다리는 시간은 영겁 같았다. 이대로 안 열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때, 찰칵하며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나온 것은...

후거가 반했던 그때 그 얼굴이었다.

혹시나 다른 사람이면 어쩌냐는 마음 한구석의 불안이 사라지자 후거는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안 들어오세요?\"
\"아, 네, 네.\"

남자는 후거보다 태연한 듯 보였다. 후거는 허둥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넓고 화려했으며, 유리 벽에 상해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익숙한 듯 직원을 불러 룸서비스를 시켰다.

그러고는 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저...\"

후거는 우물거리며 상자를 꺼냈다.

\"일단 이거... 돌려드릴게요. 그동안 주신 선물, 그쪽이 보낸 것 맞죠?\"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건 내가 할 말인데요. 후거는 당황했다. 남자의 태도는 너무 딱딱했다. 도무지 좋아하는 배우를 앞에 둔 열성 팬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후거는 그의 태도에 다소 위축되었다.

\"저야말로 받을 이유가 없는데요... 이 방도 비싸지 않나요?\"
\"그런가요?\"
\"...보통은 그렇게 생각해요.\"
\"그냥 조용한 곳이 좋을까 해서 그런 것뿐인데. 파파라치도 있고.\"

아무리 그래도 5성 호텔의 최상층을 빌리지는 않겠지. 후거는 점점 어이가 없었다.

\"저같은 사람한테 무슨 파파라치가 붙어요.\"
\"...\"

말 한 사람 민망하게 남자는 입을 다물었다. 후거는 기분이 삐딱해져서, 다소 쌀쌀맞게 말했다.

\"상자 안에 날짜랑 시간이 적혀있지 않던데요.\"
\"아... 깜박했네. 그랬나요?\"
\"제가 오늘 안 왔으면 어쩌려고 그랬는데요.\"

남자는 우물거렸다. 우물거리며 사인을 받던 그 모습이었다.

\"...올 때까지 기다렸겠죠.\"

그제야 후거는 긴장해서 하얗게 변한 곽건화의 손끝을 보았다.





와인이 들어가자 곽건화는 조금씩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자신은 오래전부터 후거의 팬이었으며, 사인회가 잡혔을 때 굉장히 기뻤고, 사인에 보답 하고 싶어서 선물을 보내기 시작했으며, 웨이보를 읽는 것이 하루의 낙이 되었다는 이야기들을 우물우물하며 말했다. 내용을 듣지 않고 보면 이 남자가 화난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후거는 정신없이 곽건화의 얼굴을 뜯어보는 데 반해, 곽건화는 좀처럼 눈을 맞추지 못했다.

\"그런데 돌려주려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선물이 별로였나요?\"
\"아니, 너무 비싼 선물이라서...\"
\"비싸요?\"

곽건화가 엄청난 금수저라는 것은 확실했다. 후거는 천진하게 되묻는 곽건화의 모습에 돌려줄 의지를 약간 잃었다.

\"사실 면허가 없어요. 그래서 그냥...\"
\"따면 되죠. 받아두세요.\"
\"...저 유지비도 없어요.\"

곽건화가 그런 건 생각한 적도 없다는 듯 당황하자 후거는 얼굴이 달아올랐다. 유지비도 자기가 부담하겠다는 말을 꺼내려는 곽건화를 황급하게 막아섰다. 그 바람에 머릿속에 맴돌던 말이 아무거나 튀어나왔다.

\"왜 이렇게 잘해주세요?\"

내가 좋아요? 하마터면 그렇게 말할 뻔했다. 그러나 그 후의 대답은 후거를 창피하게 만들었다.

\"당신의... 연기가 좋아서요.\"






난 멍청한 놈이야. 후거는 벽에 머리를 박으며 생각했다. 후거는 내심, 정말로, 이 남자가 자기랑 자고 싶어 할 줄 알았다. 그러나 곽건화는 끝까지 팬으로서 후거를 대했다. 후거는 자신의 김칫국이 창피해졌다. 곽건화는 그저 조금이라도 당신을 볼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했다. 부담을 줄 생각은 없었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곽건화의 모습에 후거는 허탈했다. 그 후 곽건화와는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고, 심지어 그가 자리를 먼저 떴다. 스위트 룸을 빌려놓고도. 후거의 성과는 고작 번호 교환뿐이었고, 곽건화는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황송해 했다. 이런 남자를 어떻게 꼬셔야 하는지 후거는 막막했다. 얼마 없는 연애 경험에서 후거는 항상 매달리는 쪽이었다. 곽건화와의 만남 이후로 사귀고 싶은 마음은 더욱 간절해졌으나 자신감은 바닥을 치고 말았다. 이 남자가 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떠나, 남자와 하는 것이 가능한지조차 불확실해졌기 때문이었고, 그전에 손조차 잡지 못할 것 같았다. 황송해서.

그 후 후거의 부탁대로 선물 공세는 끊겼다. 모두가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하게 여겨 후거를 추궁했지만, 후거는 그저 연락이 닿아 선물을 돌려보냈다고 가볍게 말했다. 그렇게 선물에 대한 것은 잊히고 짧은 웹 드라마 촬영도 끝이 났다. 그때까지 후거는 곽건화와 메시지도 제대로 주고받지 못했다. 일단 곽건화의 답장이 너무 짧았다. 먼저 메시지를 주는 일도 없었다. 몇 번인가 넌지시 함께 밥이라도 먹자고 권했지만, 시간이 안 된다는 이유로 모조리 거절당했다. 막상 만나니까 실망스러웠나, 싫어졌나 싶을 즈음, 간신히 식사 약속을 잡았다. 후거는 이때 거의 포기 직전이었다.

\"저한테 실망하신 줄 알았어요...\"

후거는 그동안 쌓인 서러움 때문에 말이 막 튀어나왔다. 다행히 곽건화는 당황한 것 같았다.

\"제가... 뭘 잘못했나요?\"
\"만나기 싫어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냥 정말 바빠서...\"

곽건화의 손끝이 또 하얗게 질렸다.

\"저랑 만나고 싶어 하는지 몰랐어요.\"

후거는 어쩐지 얼굴이 달아올랐다. 곽건화가 눈을 계속 내리깔고 있어서 못 본 것이 다행이었다. 후거는 얼굴을 식히기 위해 아무 말이나 꺼냈다.

\"드라마 촬영이 어제 끝이 났어요. 혹시 보셨어요? 제가 웨이보에...\"
\"봤어요.\"

드물게 곽건화가 시선을 마주쳤다. 이번엔 후거가 고개를 숙여버렸다.

\"정말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곽건화가 단호하게 말하는 바람에 후거는 오히려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러자 대화는 끊겼고, 식사가 끝날 때까지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만 났다. 은은하게 음악이 흐르고 있었지만, 가사는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후거는 애가 탔다. 떠보고 싶은데 그러기가 어려웠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고, 말 수도 적어 어색했다. 간신히 대화를 시작하면 금방 대화가 끝났다. 식사가 끝나고 바로 돌아가려는 곽건화를 간신히 붙잡고 공원을 산책했다. 주변엔 아무도 없었고 절호의 기회였지만 기회가 기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공원을 세 바퀴쯤 돌자 슬슬 집에 가자고 말을 꺼낼 것만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자 정말로 곽건화의 입이 열렸다.

\"후거 씨, 이제...\"

후거는 당황하여 아무거나 붙잡았다. 아직은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저기요.\"
\"...네?\"

다행히 잡은 것은 곽건화의 손이었다. 후거는 손을 꽉 잡고 곽건화를 바라봤다. 다급해서 아무 말이나 꺼냈지만, 다음 말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후거가 말을 꺼낼 때까지 곽건화는 말이 없었다. 맞잡은 손이 점점 차가워지고 있었다. 누구의 손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저 그쪽한테 관심 있어요.\"

후거는 폭탄을 던졌다.










얘네 왜 떡 안치지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