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ㅈㅈㅇ
건화후거
"저 그쪽한테 관심 있어요."
음… 그러니까, 물론…
물론 처음부터 이 말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무슨 말이든 해야겠다 싶어서 홧김에 아무 말이나 꺼낸 건데, 그만 아무 말 사이에 있던 본심을 집어버리고 말았다. 후거는 딱 10분만 죽고 싶었다. 그런데 후거를 더 환장하게 만드는 일이 일어났다. 곽건화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은 것이다.
"…관심이요?"
너무 놀라 반문하는 것이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테다. 불행히도 곽건화는 정말로 무슨 뜻인지 모르는 듯했다. 후거는 침착하게 선택지를 만들었다. 지금이라도 말을 돌려 없던 일로 해버릴지, 아니면 이대로 밀고 나갈지. 후거는 물론 전자를 택하고 싶었지만, 여기서 물러나면 영영 기회를 못 잡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후거는 무슨 일이든 비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저걸 자기 입으로 다시 설명해야 하다니…. 보통 쪽팔린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까…제가 당신과…더 깊은 관계가 되고 싶다는…."
정말 사라지고 싶다. 젖먹던 힘까지 동원해 간신히 한마디를 짜냈고, 불행 중 다행히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 그 말을 들은 곽건화의 손끝이 하얗게 질린 것으로 보아, 이제야 의미를 파악한 모양이었다. 후거는 곽건화가 오물거리며 말을 고르는 짧은 시간 동안 판결을 앞둔 죄수마냥 떨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지나갔다. 그냥 모른 척 넘어가고 다음을 기약할 걸 그랬나? 너무 빨랐을지도 몰라. 좀 더 시간을 갖고 떠봐야 했는데. 아, 헤테로라면 어떡하지. 그럼 성가셔지는데. 목이 바짝 타들었다. 빨리, 빨리 말해라. 예스 아니면 노. 빨강 아니면 파랑. 어느 쪽이든 좋으니 어서 이 괴로운 순간에서 해방됐으면. 그리고 드디어 곽건화의 깃발이 올라갔다.
"저는… 그런 뜻으로 당신을 만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후거는 당장 메신저부터 차단했다. 곽건화, 차단, 곽건화, 차단…. 차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전부 차단하고는, 휴대폰을 이불 위에 던졌다. 망할 자식. 후거는 창피함과 민망함, 그리고 휘몰아치는 분노에 속절없이 흔들렸다. 폭풍우였다. 그날 곽건화가 한 말들은 두고두고 후거를 괴롭혔다.
'저는 정말 순수하게, 당신의 연기가 좋아서… 그런 이상한 게 아니라요.'
'정말 그런 불순한 목적은 없습니다.'
불순?
부울순?
후거는 아연했다. 그럼 지금 제가 불순하다는 거예요? 화가 난 후거의 한마디에 곽건화는 당황했다. 인내심이 바닥난 후거는 그 자리에서 도망쳐버렸고, 곽건화는 어두컴컴한 공원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사실 곽건화가 잘못한 것은 없었다. 팬심을 착각한 후거가 제 무덤을 팠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는 창피함으로, 창피함은 미안함으로 바뀌었다. 아무리 연애가 고팠다고 해도 팬한테 추파를 던지다니, 내가 미쳤지. 후거는 대본을 읽다가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자 매니저가 대본 열심히 읽는 것이 기특하다며 커피 캔을 하나 내려놓고 갔다. 집어들은 커피 캔은 차가웠다. 그 날 잡았던 곽건화의 손끝처럼…….
연애가 고파서 잠깐 미쳤던 거라느니 뭐니 하는 것은 모두 핑계에 불과했다. 후거는 자기가 한눈에 반한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게 하필이면 팬이고, 팬이고, 팬이었을 뿐이다. 팬심을 이용해 꼬드기려는 짓은 후거가 제일 싫어하는 짓 중 하나였다. 그러나 후거의 그런 사소한 규칙 따위, 곽건화의 얼굴 앞에선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후거는 하루에도 열 번씩 곽건화를 차단했다가 풀었다. 사과해야 하나? 아니야, 내가 왜 거기까지 해야 해. 오히려 잘됐어. 그냥 없던 일로 덮어버리자. 그래.
한편 곽건화는 무엇을 하고 있었냐면, 그 역시 휴대폰을 붙잡고 씨름하고 있었다. 전화를 걸려다 끊고, 문자를 보내려다 지우고, 그러면서 어제 후거가 했던 말을 수백 번쯤 곱씹었다. 곽건화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곽건화는 돈 많고 잘생긴 얼굴 덕에 고민이란 것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친구가 생기고, 여자가 줄을 섰으며, 모든 어른이 예뻐해 주었다. 공부도 잘했고 운동신경도 좋았다. 그의 부모는 그가 성년이 되자 오피스텔을 건물째로 주었다. 그런 인생이었다.
곽건화는 그런 자신의 삶이 무료했다. 살면서 애착이란 걸 가져본 일이 없었다. 원하는 것이 달리 생기지 않을 정도로 양손이 항상 가득했다. 갖고 싶은 장난감, 먹고 싶은 음식, 부모님의 관심과 친구들의 선망하는 눈빛. 어떤 무리에 가도 주목받는 존재가 된다는 것은 치트키를 사용한 육성 게임 만큼이나 시시한 일이었다. 곽건화는 자신의 삶에 재미있는 것이 나타나기를 바랐지만 서른이 다 되어가도록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곽건화가 후거를 처음 본 것은 어느 드라마에서였다. 그 당시 곽건화의 친구 중 한 명이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다고 자랑을 해서, 예의상 한 번 봐 주고 있었던 때였다. 드라마는 재미있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곽건화는 금방 흥미를 잃고 보는 둥 마는 둥 했다. 그보다는 친구의 연기에 흠을 잡으며 놀려주는 것을 더 재미있어할 때 즈음, 조연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곽건화는 그 조연을 보며 생각했다. 왜 남자가 립스틱을 칠했지? 그때부터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그의 입술만 관찰했고, 그 결과 저 입술은 립스틱이 아닌 본래의 입술 색이라는 걸 알았다. 곽건화는 처음으로 배우의 이름을 검색했다. 별다른 뜻 없이 그저 호기심이었을 뿐이며, 이름을 확인하자 만족하여 곧 잊어버렸다.
두 번째로 후거를 본 것은 어느 소극장에서였다. 지금은 헤어진 애인과 사귀고 있었을 당시, 그녀가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 찾아간 곳이었다. 곽건화는 연극에 조금도 관심이 없었지만, 애인의 생일이었으므로 원하는 대로 하게 두었다. 무대는 예상대로 곽건화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곽건화는 연극에 조금도 집중하지 못했고, 따분한 나머지 배우들의 얼굴부터 무대 위의 소품까지 샅샅이 관찰하는 것으로 지루함을 달랬다. 그러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을 하나 발견했다. 곽건화는 그 배우를 어디서 봤는지 알아내는 것에 몰두했고, 연극이 끝나갈 때쯤 간신히 입술 빨간 남자라는 것을 기억해냈다.
세 번째는 곽건화가 정말로 우울했던 날이었다. 그가 기르던 고양이가 산책하러 나가서 일주일째 돌아오지 않고 있었던 때였다. 곽건화는 고양이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고, 그의 인생에 처음으로 느낀 무력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곽건화는 멍하니 티비 화면을 바라보며 시간을 축냈다. 화면을 눈으로 붙잡지도 않고 그저 흘러가게 내버려 두다가, 갑자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 화면을 보니 또 그 남자가 나오고 있었다. 특별 기획으로 제작된 2부작 드라마였는데, 이번에는 웬일로 주연인 모양이었다. 화면 속의 후거는 눈물 젖은 눈으로 곽건화를 응시하다가, 입술을 떨며 고개를 숙였다. 그때 톡 떨어진 눈물 한 방울이 곽건화의 마음을 강하게 울렸다.
우울해서 감수성이 충만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영상을 본 직후 우연히 고양이를 찾게 되어서였는지는 모르나 곽건화는 이때부터 홀린듯이 후거의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후거에 대한 정보는 정말로 적었고, 필모도 대부분이 조연이나 단역이었다. 정보가 없어 애가 타는 점이 곽건화를 불붙게 하였다. 곽건화는 후거가 생각보다 연기를 잘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여성으로 착각할 만큼 예쁜 얼굴이라는 것도 알았다. 키가 크고 훤칠한데도 어딘가 연약한 느낌이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었고, 곽건화는 그런 부분들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사인회의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는 심장이 터질 것 같다는 감각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실물로 후거를 본 곽건화의 기분은 그야말로….
곽건화는 처음이었다. 누군가의 팬이 된 것도, 사인회에 찾아간 것도, 꼬박꼬박 선물을 보낸 것도. 그래서 후거가 자신의 손을 잡고 말했을 때, 그 내용을 일반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능했다. 곽건화는 자기에게 부담을 느낀 후거가 더는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라는 엉뚱한 결론을 도출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기엔 말이 맞지 않았고, 후거의 반응도 어딘가 달랐다. 정말 믿을 수 없지만 후거가 자신과, 그러니까, 사귀어보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그의 삶을 돌아봤을 때, 곽건화가 후거의 구애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은 건 퍽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미움이란 걸 받아본 일이 없었고, 누군가가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당연하게 여겼다. 그러나 그에게 후거는 비현실적인 존재였고, 특별했다. 우상을 현실로 끌어내리니 얼떨떨할 수 밖에 없었다. 곽건화는 처음으로 타인의 애정에 의문을 가졌다. 어째서 나를?
곽건화는 고민 끝에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시엔셩 어나더
쌍방삽질 커여워서 우주뿌순다!!!!!! 억나더!!!!!!!!
화후 존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화기 붙들고 쌍방삽질 존나 간지럽닼ㅋㅋㅋㅋㅋㅋㅋㅋ
어나더!!!
화꺼 ㅋㅋㅋㅋㅋㅋ 돈 많지 순진하기가 짝이없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졸귀
센셩 어나더!!!!응??!!!믿는다!!!!!!!
화꺼 태생적 연애곶아 존나 커엽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꺼 존나 연애고자냐고 ㅋㅋㅋㅋㅋㅋ ㅅㅂ 션셩 억나더 길만 걸어
넘 풋풋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억나더!!!!!!!!!!!!!!!!!!!
ㄴㅈㅈㅇis newㄲㅈㅈㅇ?
억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