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아
호가는 서랍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약들을 몽땅 꺼냈다. 호르몬제, 억제제, 각종 브랜드별로 뒤섞여 있는 것들을 쓰레기통에 처박으며 속으로 저주를 퍼부었다. 그건 정면으로 맞닥뜨린 제 업보나 마찬가지였다.
침대에 드러누워 있다, 문득 배 쪽을 흘깃 바라보았다. 아직은 (물론) 평평할 그 위에 살짝 손을 갖다 대 본다. 어제까지만 해도 제 몸이었고, 오늘은 전혀 제 것이 아닌 것처럼 낯설었다. 당연하게도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도 임신에 대한 정보는 머릿속에 전혀 없었다. 임신을 해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사실 애를 낳는 게 가능한 몸이라는 것을 실감한 것조차 지금이 처음이다.
왜 하필 지금이냐. 침울한 얼굴로 주머니를 뒤졌다. 막상 손에 담배가 걸리자 멈칫했다. 임신하면 담배는……당연히 안 되겠지? 호가는 울상이 된 얼굴로 약이 처박힌 쓰레기통에 담배와 라이터를 집어던졌다. 왜 하필 지금이냐, 왜.
다음날 촬영장에 나타난 류천을 멀찍이서 보며 호가는 속으로 한탄했다. 왜 지금이냐고, 왜. 가슴이 답답했지만 무슨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괜스레 한숨만 크게 쉬었다. 제 생각에 사로잡혀, 멀찍이 떨어져 대본을 보고 있던 곽건화가 자기 눈치를 살피는 것도 몰랐다.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습니까.”
“몸은 괜찮아 보여 다행이네요. 앞으로 수고해주세요.”
류천은 태연했다. 오히려 사람 좋은 웃음을 띠고 있었는데, 그 미소가 오히려 가슴 한 구석을 서늘하게 찌른다. 호가는 그 앞에서 평정을 잃지 않기 위해 표정을 단속했다. 그 인생 최대 연기 중 하나였다.
불편한 건 호가만이 아니었다. 거의 모든 스태프들이 류천에게 예의를 가장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그를 외면하고자 노력했음에도, 그에게 쉬이 눈을 떼지 못했다. 폭탄이 언제 터질까 걱정하면서도 불똥이 튈까 무서워 멀찍이 떨어져있는 꼴이다.
호가로 말할 거 같으면, 그 폭탄을 끌어안고 진작 투신해야 할 입장이었다. 가능만 했다면 그랬을 테다. 아마 그 폭탄이 터진다면 버튼을 누르는 자는 곽건화일 테니까.
“촬영 시작합시다!”
이리저리 눈치를 보던 조연출이 호가의 언질에 주변을 정리했다.
류천의 단독씬은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촬영하는 내내 호가는 신경이 곤두서 소리를 빽 지르고 싶을 지경이었다. ‘임신을 하면 감정기복이 오르내리고 어쩌고’ 문제는 호르몬이 아니라, 뒤에서 거리를 둔 채 팔짱을 끼고 촬영을 주시하는 곽건화였다.
“좀, 제발 들어가라.”
곽건화를 구석으로 끌고 간 후 호가는 사정했다. 이미 임신 사실을 숨기는 것만으로 켕기는 것이 차고 넘쳤다. 류천까지 엮어서 자극당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울고 싶기까지 하다는 그의 얼굴에 곽건화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정을 모르는 건 아니나, 제 속도 속이 아니었다.
“어떻게 그냥 내버려두고 가.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일이 생기면 어쩔 건데, 또 사고 칠래?”
“안 해, 안 쳐. 그냥 보고만 있을게.”
내 눈 앞에 안 두면 마음이 안 놓여서 그래. 곽건화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었다. 호가는 머리를 감싸곤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니 촬영도 아닌데 뒤에서 눈을 세모로 뜨고 감시하겠다고? 니가 공안이야? 인터폴이냐?”
“걔 아무렇지도 않더라. 나도 그래. 왜 너만 이렇게 안달복달인건데.”
뭐 숨기는 거 있어? 곽건화의 말에 바늘에 찔린 듯 호가는 움찔했다. 곽건화의 발언이야 순전히 류천을 염두에 둔 것이겠지만, 실제로 다른 것을 숨기고 있는 입장인 호가로선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숨기긴 뭘 숨겨. 뻘짓하지 말고 들어가. 거슬리게 굴지 말고.”
완강히 부인하려는 마음에 저도 모르게 말이 싸늘하게 나갔다. 호가의 냉랭한 태도에 곽건화의 시선에 희미하게 의구심이 스친다. 이내 그것을 지우곤 온화한 얼굴을 했지만.
“이리와 봐.”
호가를 잡고 제 품으로 이끄는 손길이 은근했다. 호가는 인상을 썼지만 못이기는 척 그의 손에 끌려들어갔다.
“뭐하는 짓인데, 일하던 중에.”
“내가 뭐 한데? 뭐 기대하고 있어?”
그를 끌어안고 어깨에 턱을 괸 곽건화의 입에서 이제는 습관 같은 능글거리는 소리가 나갔다. 은근슬쩍 허리를 쥐는 손에 호가가 눈을 샐쭉하게 뜨곤 내려쳤다. 야, 아파 좀. 별로 세게 치지도 않았음에도 곽건화는 부러 엄살을 피웠다.
곽건화는 호가의 귀 아래에 입술을 붙였다.
“그제는 니가 상해 있었고, 어제도 따로 잤잖아. 허전하니까 그렇지.”
“하루만 더 떨어져 있다간 아주 울겠다.”
“그러니까 내쫓지 마. 나한테 잘해.”
곽건화는 부러 소리 내 연달아 얼굴에 입을 맞췄다. 치대는 그의 등을 다독이며 호가는 심란한 속을 내색하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했다.
남의 눈을 의식해 텀을 두고 나가기로 했다. 곽건화가 먼저 나가고 십분 쯤 후에 호가는 슬쩍 몸을 빼냈다. 사내연애는 고달픈 법이고 그게 곽건화처럼 조건반사적으로 모든 이의 고개를 자석마냥 제 쪽으로 돌아가게끔 하는 사람이라면 말 다한 셈이다. 이제야 이골이 났다 치지만.
그리고 바로 앞의 류천과 딱 마주쳤다. 바야흐로 애 떨어질 뻔 했다는 게 뭔지 깨달은 순간이었다.
숨도 못 쉬고 저를 뻔히 바라보는 호가에게 류천이 비스듬히 웃었다. 비로소 사고 전, 호가가 알고 있던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이 많이 좋아졌네, 연애라도 하나봐?”
“……기왕 입원한 거 허튼소리 하는 병도 같이 고치지 그랬어요.”
애써 갈무리하고 싸늘하게 저를 지나치는 호가를, 류천은 한 마디 말로 간단하게 붙잡았다. 그는 그 정도의 능력은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요즘 투자 받기 많이 힘들지? 듣자하니 너 한 십년 어영부영 하다가 이걸로 제대로 간판 세우는 거라며?”
호가는 딱 멈춰섰다. 아까완 전혀 다른 의미로 숨이 쉬어지질 않았다. 류천은 빙긋 웃으며 그의 볼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호가는 저항도 못했다.
“십 년 동안 바닥에서만 구르는 기분이 어떤 거냐? 난 실감이 안 난다, 야.”
“…….”
“기회 되면 다음에 이야기 좀 듣자. 너 한가해지면, 어?”
숙소로 돌아온 호가는 격양된 감정을 쉽사리 가누지 못했다. 치솟는 흥분과 울화로 그는 보는 사람이 정신 산만할 정도로 빠르게 방 안을 오갔다. 눈가에 열이 오른다. 찌푸린 이마를 누르는 손끝이 파르르 떨린다.
침대에 앉아있던 곽건화는 그런 그의 눈치를 볼 뿐 이렇다 할 말이 없다. 섣불리 말리는 것조차 엄두를 못 내고 그저 언제 터질지 시간만 재고 있었
“왜 거기서 맞고만 있어, 왜!”
..는데 터질 게 터졌네. 곽건화는 겸연쩍은 얼굴로 말했다.
“그럼 거기서 전처럼 치고 박고 싸울까?”
“또 사고치기만 해봐, 너도 다시는 안 봐!”
“그러니까 가만히 있었잖아.”
“그러니까 왜 얻어맞을..아 진짜!”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곽건화의 얼굴, 그러니까 왼쪽 뺨은 벌겋게 부어올라 있었다. 그나마 직전보다 훨씬 가라앉은 게 저 정도였다. 조심스럽게 얼굴에 얼음 팩을 갖다 댄 채 제 눈치를 보는 모습에 호가는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사함에게 잡힌 보 교수가 폭행을 당하는 씬이었다. 말만 폭행이지 뺨 한두 대 맞고 끝낼 씬이었고, 곽건화나 류천이나 연기엔 이골이 난 사람들이니 별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안이한 발상이었다.
컷 사인이 내려지자마자 류천의 손이 인정사정없이 곽건화의 얼굴을 갈겼다. 엄청난 파열음에 촬영감독이 카메라에서 눈을 뗀 채 멍하니 입을 벌릴 정도였다.
고개가 완전히 돌아간 곽건화에게 대고 류천이 손목이 아프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손목이 좀 뻐근하네, 너무 오랜만에 몸을 써서 그런가.’
그러고는 제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슬쩍 웃음을 흘리는 류천에, 호가는 그대로 그에게 달려들 뻔 했다. 금세 고개를 돌린 곽건화가 태연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면 아마 진짜 그랬을 것이다.
호가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식식거렸다. 곽건화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곤 얼음을 옆으로 던져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 쪽으로 다가오는 인기척에 호가가 한 발 앞서서 말한다.
“건드리지 마.”
“나 괜찮아, 어?”
“너도 꼴 보기 싫어, 진짜!”
버럭 화를 내며 호가는 그를 휙 떠밀었다. 갑작스러운 고함에 곽건화가 당황한다. 그 얼빠진 얼굴조차 속이 뒤틀렸다. 오로지 싫고 짜증스럽다는 감정밖에 들지 않았다.
“둘 다 똑같아, 너나 류천이나 똑같다고, 알아?!”
“소리 좀 그만 질러라, 목 안 아파?”
“니가 더 싫어, 그 새끼가 때린다고 거기서 그대로 맞고 있어? 너는 벨도 없어? 니 얼굴은 배우 얼굴 아니야? 너 그 꼴로 내일 촬영은 어떻게 할 건데?”
아닌 게 아니라 있는 대로 맞은 탓에 입 안쪽이 다 터져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망정이지. 무슨 말을 들은건지 모르겠지만 준걸은 지켜보기만 할 뿐 별 말 하지 않았지만, 손에 기관총이라도 있었다간 류천을 갈겨버릴 기세가 역력한 얼굴이었다.
“니 매니저는 뭐하고! 왜 가만히 있는 건데!”
“내가 나서지 말라고 했어. 준걸이한테까지 화는 내지마라. 안 그래도 걔 말리느라-”
“왜 말려, 못할 말 해? 내가 말 못하면 그 사람이라도 나서서 항의를 해야 되는 거잖아!”
“너 신경 쓰이게 하기 싫어서 그랬어, 나만 참으면 되는데 왜-”
“니가 왜 참아, 니가! 니가 이러는 게 더 신경 쓰여!”
너무 한꺼번에 감정을 쏟아내 머리가 어질거렸다. 양손으로 이마를 싸맨 채 침대에 주저앉자 곽건화가 기겁을 하곤 달려든다.
“괜찮아?”
“건드리지 마, 니가 제일 싫어!”
“알았어, 잘못했어.”
저를 후려갈기는 주먹에도 선선히 제가 잘못했다 말하는 곽건화의 모습을, 호가는 붉어진 눈으로 한참을 쏘아보았다. 분기는 이내 눈물로 주륵 흘러내린다.
“왜, 왜 울어?”
안쓰럽다는 듯 눈물을 닦아내는 곽건화의 손을 쳐내며 호가는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다. 곽건화는 잘못 없고, 오히려 자신과 류천의 갈등 사이에 치여 엄한 꼴을 당한 셈이나 마찬가지라는 걸 안다. 자신은 류천을 제지할 방법이 없고, 제게 오는 불똥을 고스란히 맞으면서도 오히려 자신을 달래는 그에게 사실 미안함이 컸다. 문제는 그 감정이 짜증으로 발산되었다. 화와 원망 외에 다른 언어를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떨리는 호가의 어깨를 잡은 채,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그를 들여다보는 곽건화의 눈엔 애틋함만 있었다. 호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만 속상해해, 어? 어깨를 어루만지는 손이 결국 호가를 품으로 끌어당긴다. 못이기는 척 기댔지만, 실은 진작 그의 품을 붙잡고 울음이라도 터트리고 싶었다.
이건 다 망할 놈의 호르몬 때문이었다. 아마 그럴 것이다.
최고의 새해선물이에요 시엔셩
그런데 후거 상황 진심 존나 짠내...
그때 원홍이 알아서 류천을 청도 바닥에 묻어줬어야 하는 거였는데...
새해된지 30분도 안됐는데 센세가 입갤이라니 나병 올해 운수대통이다ㅜㅜ
류천 저새끼 빵먹어야하는데 고소빵 감빵 죽빵 시빵
내 시엔셩이 새해 선물을 들고오셨어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ㅠㅠㅠㅠㅠㅠ
곽건화 호가 땜에 맞아도 참았어ㅠㅠㅠ 존나 쩔어ㅠㅠㅠ
하흣 병병이 새해 스타트 시엔셩과 함께 ˚✧₊⁎❝≀ˍ ❝⁎⁺˳✧༚V(찰칵)
화꺼 잘하고 있쒀
시엔셩 해피 억나더!
헐 내 시엔셩 새해선물을 들고오샸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시엔셩 복 많이 받으소서
신년엔 내 시엔셩 ㅁㅅ이 더 술술 써질 수 있게 해주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제가 신년벽두부터 류천새끼 족치고 지옥가겠습니다 화후랑 센세는 꽃길만 걷길 ㅠㅜ
류천새끼 주겨버려 시발 ㅠㅠㅠㅠㅠ 호가 임신했는데 저렇게 스트레스 받아서 어떡하냐ㅠ ㅠㅠㅠㅠ 근데 화꺼가 후거 임신 알고있는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ㅋㅋㅋ 존잼 ㅠㅠ 센세 새해복 많이 받으세오 어나더 기다링게오
시엔셩이 새해 선물 들고 와써ㅠㅠㅠㅠㅠ 이시간에 입갤한 나병샛기 치얼스!! 시엔셩 정유년 닭털갯수만큼 어나더~!!!
시엔셩이 새해 선물을 ㅠㅠㅠㅠㅠㅠㅠ 으아아아앙 좋아서 2017년 뿌시고 싶다 광광광
아시발 저새끼 죽었으면 시발 보는 내가 스트레스 받는데 후거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ㅠ좆ㄷ같은 새끼가ㅠㅠㅠㅠㅠㅠㅠㅠ감히 곽건화 얼굴에 손을 미친 새끼 이시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