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귀비 처소에는 특별히 온돌형 침실도 두고
화로도 가득채워서 한겨울에도 후끈후끈하겠지


그런데 내가 보고싶은건 종주님이 자다가 기침이 자꾸 나오는 바람에 물좀 마시고 오려다 화로를 엎는거다
큰소리에 밖에선 시비가 부르실 일이라도 있냐고 묻고 경염삐샤도 깨서 보니까 엎어진 화로의 붉은재가 그만 매귀비냥냥의 고운발 위로 떨어져 화상을 입은거 다행히 불씨가 떨어진거라 큰상처는 아니었지만 삐샤입장에서야 조금이라도 덜아팠으면 하는 사람인데 작은게 아니겠지

삐샤 얇은 침의차림으로 벌떡 일어서서 귀비냥냥 안아들고 침상에 옮기고 시비보고 당장 얼음물을 준비하라 이를거야 그러고도 잠시도 못 기다려서 밖에 쌓인 눈을 붉은 용포에 담아와 삐샤는 바닥에 앉아서 귀비 발을 끌어안고 차갑게 화기를 빼주겠지

폐하. 놔두세요. 별거 아닙니다.
나한테는 별 것이요.

어딘지 부끄러워 매귀비가 농을 걸거야

이보다 더 큰 불을 제가 놓았다 의심하신 적도 있으셨지요. 제가 폐하의 마음을 알려 작은 사고를 친 것 같진 않습니까.

하고 웃었는데 마주친 커다란 눈이 너무 아릿해 제가 그만 경염에게 또 상처를 주었구나하고


...경염, 미안하다. 농이었다.

경염이 고개를 숙이고 다시 천천히 손을 움직이면서 말을 잇겠지.

지금은 이리 잘보이는 걸 그때는 수, 아니 소철이 백성이 입은 피해보다 다음 수만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소철이 앓는 백성을 보고 눈을 찡그리는 것도 보기 싫어 그러한줄 알았어. 뼈저린 교훈으로 눈이 밝아지고나니 네가 아픈 것도 숨기는 것도 힘든 것도 다 보인다. 그러니 별일 아닌 것으로 넘기지 마. 네가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돌아오지 않았다면 그것만이 나에게 네가 저지른 유일한 잘못일거다. 하지만 네가 내곁에 있지않니. 수아야.


폐하와 귀비가 눈을 맞추고 서로의 마음을 토닥이는 동안 어린 시비는 밖에서 얼음물을 들고 발을 동동거리고 있겠지.



카이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