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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화가 후거를 처음 본 건 사옥에게 목덜미 끌려간 파티에서였음. 사옥은 이제 막 개업한 큰 종합병원의 원장이었고, 건화는 그 병원에서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는 외과의였음.
사옥은 매스컴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음. 젊고, 잘생긴, 실력있는 의사가 있는 병원에 환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음. 그리고 건화는 점점 사옥의 병원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음. 사람들은 건화를 얼굴값 하겠다고 오해하곤했는데 정작 건화는 유명세를 즐길줄 아는 성격이 아니었음. 오히려 피곤해했음. 그런 사람이 얼굴마담으로 본업대신 방송에 팔려다니니 견디기 슬슬 힘들어졌음. 아마도 공부하며 받은 대출금이 아니었다면 당장 그만뒀을거였음. 그리고 사옥은 어느순간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모임에도 건화를 끌고 다니기 시작했음. 그날도 그런 자리 중 하나였음.
후거는 굳이 눈여겨 보려고 하지 않아도 한 눈에 들어왔음. 온통 검고,회색인 가운데 혼자 밝은 코발트에 피치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정장을 입고 있었음. 행커칩 옆에는 보석으로 만든 작은 벌새가 하나 달려있었는데 보석을 잘모르는 건화도. 그 벌새 한마리에 파티장 밖에 새워둔 차들 몇대를 팔아치워도 안 될 보석들이 박혀있다는 거 정도는 알수있었음. 사옥이 말한 상해에서 아마도 제일 현금이 많을거라던 오늘의 호스트가 저 사람인가 건화는 생각했음. 사옥이 건화를 한명한명 인사시키기 시작했음. 다들 인물좋다는 지겨운말을 해주고, 저런 선생이 있으니 병원 더 잘되시겠다며 사옥에게 한마디 건내는걸 잊지 않았음. 얼굴팔러 나온 기분에 건화 기분이 더 곤두박질 칠 때였음.
[미남이시네요]
긴 눈을 반쯤 접고 웃으며 후거가 말했음. 그리고 그 순간 살짝 얼어붙는 공기를 건화는 놓치지 않았음. 사옥을 쫓아다니며 상대적으로 먹이 피라미드 아래 있다보니 자연스레 알게 된 거였음.
[여기, 이 분 만큼은 아니지만]
살얼음 처럼 얼어붙던 공기는 후거가 자기 옆자리에 있던 왕카이의 팔에 자기 손을 올려놓으며 눈을 잔뜩 휘고 웃을때야 깨졌음.
파티의 호스트는 왕카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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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건화는 몇 번 더 다른 파티에서 후거를 볼 수 있었음. 볼 때마다 차림새는 달랐지만 항상 화려하고, 말끔하고,부유해보이는 차림이었음.
누군가 매우 많은 돈을 쏟아부어 가꿔주는. 그리고 항상 왕카이가 그 옆에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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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건화는 지금 자기 동네 펍에서 시보리 팬츠를 입고 앉아있는 후거가 어색했음.
검은 맨투맨에, 검은 시보리팬츠에, 검은 슬립온. 스툴 받침에 올려놓고 까닥거리는 발목이 어두운 조몀에서도 눈에 들어와 박혔음, 시려보였음.
[아, 잘생긴 선생님이다.]
먼저 아는척을 한건 후거였음. 여기서 같이 아는척 하면 매우 머리 아플일이 생길거라고 머리 한구석에 경고등이 깜빡이는게
느껴졌지만 건화는 결국 후거 옆자리에 앉았음.
[...오늘은 좀 다르네요]
무슨말인가 잠시 생각하던 후거가 고개를 잠깐 숙인후에 고개를 돌려 건화를 정면으로 바라봤음.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이니까 내가 고급정보 하나 줄까요? 사옥이 왕카이한테 애달아 있죠?]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후거는 오른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음.
[왕카이는-]
갑작스럽게 귓가에 닫는 숨결에 건화는 자기도 모르게 진저리를 치며 물러났음.
그리고 물러난만큼 다시 후거의 얼굴이 쫓아왔음.
[인형놀이를 좋아해요. 특히 옷갈아 입히는거]
큰 비밀이라도 말해주듯이 속삭이고 물러난 후거를 건화는 잠시 굳어서 바라봤음.
후거는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한 것처럼 어깨까지 들썩이며 웃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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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카이와 후거는 공식적으로는 그룹사대표와 계열사 중 하나인 화랑의 관장이었음.
10여년전 상해에 처음 등장한 왕카이는 불법과 편법을 오가는 고리채 회사로 돈을 만들었고, 개발붐이 불기 바로 한발 전에 소규모 주택 건설 시행사를 여러개 만들었음. 집장사로 몇백,아니 몇천배 재미를 본 왕카이는 다시 그 돈을 싹 거둬들여 분야를 쪼개서 겉에서 보기엔 다 엇비슷해 보이는 목적이 불분명한 여러개의 투자회사를 차렸음. 그리고 그 가운데 쌩뚱맞게 끼어있는게 바로 후거가 관리하고 있는 화랑이었음. 돈장사 하는 회사들 가운데 화랑이끼어있어 있을 이유라면 돈세탁,아니면 정계에 뒷 돈을 대거나인데 상해 돈줄들은 당연히 후거가 그 둘을 다 하고 있을거라고 추측했음. 또, 왕카이는 칵테일 파티를 자주 여는 편이었는데 본인이 호스트로 전면에 나서는 일은 극히 드물었음. 호스트는 대부분 후거였음. 후거는 카드로 하는 놀이는 무엇이든 잘했는데, 후거와 카드 테이블에 앉았던 사람들은 판이 끝난 다음에야 돈은 땄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 흘려선 안 될 본심을 털렸다는걸 알게되거나, 운이 나쁘면 둘 다 털렸다는걸 깨닫곤 했음. 그리고 왕카이는 그 모든걸 후거 옆에서 지켜보곤했음.
-좀 비려
왕카이가 잘라놓은 농어를 한 조각 먹은 후거가 코끝을 찡그렸음 . 왕카이는 말 없이 눈짓으로 접시를 물렸음.
새로운 요리접시 역시 왕카이 앞에 서빙 됐음. 왕카이는 다시 한입 크기들로 그것을 잘라낸 후 후거 앞에 놔줬음.
하나 집어 먹은 후거가 이제 됐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다시 왕카이도 자기것을 잘라내기 시작했음.
후거가 꼬박꼬박 대표님, 이 분, 그 분 으로 왕카이를 표현해도 저런걸 보고도 둘 사이를 고용주와 고용인으로만 볼 멍청이는 적어도 그 테이블에 모인 사람들 중엔 없었음.
후거가 왕카이의 동업자인지,대리인인지, 아니면 정부인지 아니면 전부 다인지. 사람들은 매우 궁금했지만 그걸 대놓고 물어보거나 캐낼 멍청이 역시 그중엔 없었음.
그래서, 후거는 조심히 다뤄야 할 인물로 분류되어 있었음. 정체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어쩌면 왕카이의 뇌관을 건드릴 수도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건화는 그래서 후거가 그 날 이후 자신에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것에 안심하면서도 왠지 입맛이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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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밖이 드물게 소란스러웠음
웅성거리는 분위기가 누구때문인지는 한 눈에 알 수 있었음.감색의 얌전한 색깔이지만 몸에 대고 잘라낸듯 노골적으로 실루엣을 보여주는 양복에 턱선을 넘어 뺨까지 올라올정도로 풍성한 모피를 당연하단듯이 걸쳐입은 남자의 머리가 삐죽 볼이 붉어진 간호사들 사이에 솟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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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많이 마신 것도 아닌거 같은데 후거는 균형을 제대로 못잡고 비틀거렸음.시보리와 슬립온 사이의 흔들거리는 발목이 위태하게 보여 건화는 자기도 모르게 후거의 팔을 붙잡았음.
[집 근천데... 착한 일 좀 하시죠?]
팔을 잡힌건 후거인데, 건화는 왠지 자기가 붙잡힌 느낌이었음.
얼떨결에 방문한 후거의 아파트는 어떻게 리모델링을 한건지 전실이 보통의 3,4배는 길어보였음. 그리고 그림에 문외한인 건화도 알만한 그림들이 중간중간 튀어 나왔음.
[아 그건 내취향 아니에요. 그건 카이 취향. 명색이 그림 장산데 그렇게 고식한거만 좋아하면 돈 못벌죠.]
거실까지 들어가는걸 머뭇거리며 전실에서 그림을 둘러보는 건화에게 후거가 말했음. 그리고 건화는 카이라는 호칭을 놓지지 않았음. 진짜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머리가 경고했음.
[하긴 이 집에 내 취향인게 원래 없었지, 아, 오늘은 하나있네요.]
후거가 눈을 가늘게 하며 한발짝 다가서 건화의 얼굴을 들여다 봤음.건화는 불에 덴 것 처럼. 한발짝 뒤로 몸을 물러섰음.
스스로 생각해도 민망한 반응이었음. 키득거리는 후거의 어깨를 보고 건화의 양 볼이 십수년만에 달아올랐음.
[농담이 지나쳤네요. 착한일 하셨으니 이제 진짜 상을 드려야죠.
왕카이는 사옥한테 투자 안해요. 그 녀석은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곳엔 절대 돈을 안대거든요. 그리고 사옥은...알죠? 선생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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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끔힐끔 오가는 환자들과 간호사들에게 훌륭한 눈요기 거리가 되주는 후거를 바라보며
건화는 그 날 후거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기억해냈음.
- 나랑은 다르죠. 난 착한 물주라서, 돈만 제때 주면 그런거 안따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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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카이는 상해의 고급 테일러샵에서 매우 환영 받는 손님 중 하나였음.
처음 한번만 치수를 재고 가면, 그 뒤로는 비서인 열전영을 통해서 주문을 하곤 했는데
베스트를 포함한 쓰리피스,바짓단에 커프는 반드시 있을 것,실루엣은 최신유행을 따르지 말 것.
저 3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내에서 원단,부자재만 최고급으로 해서 배달하면 왕카이는 군말없이 대금을 치뤘음. 아주 가끔 왕카이의 피지컬이 아까워 불필요한 장인정신이 발휘 된 흡사 런웨이와 구분이 안가는 옷이 배달 되는 일도 있었는데 왕카이는 군말없이 입지 않을 옷에 대한 대금을 치뤘음. 옷을 다시 돌려보내는데 시간과, 자기 사람을 쓰느니 그냥 하던 일을 하는게 더 생산적이기 때문이었음. 왕카이는 그것 때문에 까탈스럽지 않기까지한 손님으로 오해를 받았음.
그리고 그런 왕카이 보다 더 환영 받는건, 후거를 동반하고 직접 방문한 왕카이였음.
왕카이는 후거에겐 본인과 달리 어떤 제약도 두지 않았음. 후거에게 어울린다면 그게 어떤것이라도 허용했는데, 조금 과장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후거가 본인에게 각종 원단,모피,가죽이 둘러지고 별 관심없는 디자인을 선택해야하는 것에 인내심이 바닥나는 순간까지 분단위로 돈을 쓴다고 생각하면 됐음. 그리고 눈치빠른 장사치들은 후거가 온다는 연락을 받으면 그동안 사갈 사람이 있을까 싶어 사용하지 못했던 값비싸고 희귀한 자재들을 준비하곤했음. 덕분에 후거의 차림새는 갈수록 화려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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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골라내는 왕카이 옆에서 감흥없는 표정으로 흡연중인 후거를 보며 전영은 다음 예약지인 보석상과의 거리를 계산했음. 사실 왕카이가 사무실로 사람을 보내달라고하면 상해의 가게들은 기꺼이 샘플이나 룩북을 들고 줄을 설 것이었음. 그런데도 왕카이가 굳이 후거를 끼고 돌아다니는건 그냥. 본인이 원해서 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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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전영은 햇수로 9년째 왕카이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음. 그것에 대해 사람들은 약간의 경의를 표하곤했는데 세간의 추측과 달리 왕카이는 적어도 전영에겐 그렇게 까다로운 상사가 아니었음. 왕카이는 거의 본능의 영역에서 머리가 아둔한 인간들을 혐오했는만, 전영에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음. 왕카이는 감정의 기복이 없고, 내리는 지시는 간결하고 명확한 상사였고 지시대로만 해내면 보통보다 많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조금 지나치게 많은 보수를 지급했음.
후거와 관련된 일만 아니라면 왕카이는 거의 100%에 가까운 상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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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오늘처럼 왕카이가 후거를 옆에 끼고 상해에 돈을 뿌리고 다니고 있을 때였음. 이미 다섯번째 가게에서 그날 분의 인내심이 바닥난 후거가 앞으로도 그 만큼을 더 방문해야한다는걸 알고 드레스룸에 더 이상 들여놓을 곳도 없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했고, 그게 열전영의 1달짜리 악몽의 시작이었음. 그날 저녘 왕카이는 팬트하우스를 사들였음. 새로 짓는거 보다는 빠르지 않겠냐며 전영에게 키를 맡긴 왕카이가 요구한 리모델링 조건은 3개였음.
매우 긴 전실,후거가 몸에 걸치는 모든 것이 한 눈에 파악될 수 있는 드레스룸,작은실내정원
전영은 그 날 부터 왕카이가 시행사를 하던 시절보다 더 많은 건축설계사와,공무원들을 만나야했는데 너무 정신없이 바쁘다보니 자기가 하고 있는 짓이 미친짓인지도 몰랐음. 1달뒤에 이사를 위해 완성 된 아파트를 방문한 후거가 미간을 찌푸리며. 전영에게 처음 보여주는 날 것의 표정으로 [수고 많으셨겠네요] 했을때야 자기가 진짜 미친짓을 해낸걸 실감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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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열전영이 군말않고 미친짓을 한 건, 왕카이가 자기에게 지불하는 보수의 대부분이 후거와 관련 된 왕카이의 의중을 잘 파악해서 따라줬기 때문이라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음. 처음 후거의 일을 맡길때 왕카이가 했던 \'잘 보살피고, 특별한 일이 있을때만 보고하면 된다\'는 말의 뜻을 열전영은 감시하되 감시당하는 사람의 비위를 거슬려서는 안되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왕카이에게 후거를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줄 필요는 없다- 라고 이해했고, 저 말도 안되는 일을 나름 훌륭하게 수행했음. 그리고 왕카이가 지불하는 보수로 전영은 자신이 제대로 이해했다는걸 확인했음.
헐 ㅁㅊ 존잼ㅠㅠㅠ
헠헠헠헠 존좋.... 제발 어나더!!!!! ㅠ
~대작의 시작~ - dc App
어나더 빨리요 한쿡사람 급해ㅠㅠㅠㅠㅠ미친ㅠㅠㅠㅠㅠ - dc App
미친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 본줄
어나더요 제발 뒤가 너무 궁금해요ㅠㅠㅠㅠㅠㅠㅠ
어나더ㅠㅠㅠㅠ
어나더가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