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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의 반려에게 연성이 처음 건낸 말은 동궁 깊숙한 곳에 숨겨둔 정인에 대한 고백이었다. 첩지조차 받지못한 제 정인의 처지가 애처로워  국경을 넘어온 타국의 반려에게 그를 인정하라 고백같은 강요를 했던것이 열 일곱 소년이었다면, 그에게서 후사를 보지는 않겠다 단단히 약조한 것은 그 씨앗부터 황실의 사람으로 태어나 자란 북연의 태자였다. 아주 잠깐의 적막 뒤 제 손으로 베일을 걷어올린 신부는

- 황실에 태어난 이는 혼자이되 그 혼자가 아니지요. 허나 전하는 그 뜻대로 하시길 바랍니다.

북연과 대량은 그 국경선이 닿아있을뿐 기실 입는것,먹는것,말하는 모두 딴판이었다. 똑 떨어지는 말씨는 아니었으나 짧은 사이에도 황실에 걸맞는 예를 갖춘 대답에 연성은 놀라면서도 원하는 대답에 만족했다.
훗날 연성은 이미 그때 제 비에게 한 발 빠졌던 것이 아니었을까했다.
저이는 나와 같은 황실의 그림자를 지고 있다는 동질감. 본인조차 알지못한 작은 불씨였다.

+
열다섯, 축제에 잠행을 즐기던 어린 태자는 같은 열다섯 역관의 아들인 음인을 만나 첫 열병을 앓았다. 열병은 4계절을 보내고 다시 봄을 맞아도 계속되었다. 북연의 황제는 수 많은 비빈들에게서 많은 자식을 얻고,그도 모자라 여염의 여인,음인들까지 손을 데어 필사적으로 후사를 보려 하였으나 걸음마를 하고 제 두발로 걷기까지 살아남은 양인 황자는 연성이 유일하였다. 그런 확고한 위치에도 연성이 측비로조차 제 정인을 들이지 못한 것은 그 어미가 연성의 생모인 현비와 비숫하게 배가불러 도망치듯 궐을 나가야 했던 황제의 질부였던것을 동궁의 가장 오래 된 태감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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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사를 보기 위한 색사에 언제부터 마음이 섞여든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그 마음을 깨달은 날은 분명했다. 태자비 매장소는 혼인한지 8개월만에 연성에게 첫 황자를 안겨주었다. 이국의 태자비에 달이모자란 아이. 입싼이들이 퍼트리는 지저분한 소문을 용납하지 않겠다는듯 눈도 제대로 못뜬 발간 얼굴의 황자는 연성을 그대로  줄여놓은 모습이었다. 어미의 태가 약해 먼저 나왔다고 하나 황장자는 튼튼하고 제 병약한 어미의 사정을 아는듯 인내심 많고 건강한 아이였다.  저를 쏙 빼어 닮은 첫 소생이 귀하지 않을리 없었으나 연성에겐 아직 동궁에 숨어 제 첫 소생의 탄생을 전해들어야했던 정인 역시 귀하였다.

황장자가 청명이란 이름을 받고 제발로 땅을 딛고 설때쯤.  황후가 된 매장소는 후에 기진이라고 이름받은 두번째 황자를 품게 되었다.
병약한 태라 하였으나 이미 황실에 귀한 건강한 황자를 생산했던 터라 크게 걱정하지 않었던 산실청을 비웃을 셈이었을까. 아이는 역아였다.

생각보다 눚어지는 새생명의 소식에 초조함을 내색하지 않으며 정무를 보는 연성에게 산실청의 의녀가 구르듯 달려와 산실청에 교지를 내려달라 청하였다. 황자 아기씨의 머리가 못나오고있다 숨을 헐떡이며 의녀가 고하였다. 지존의 명 없이 고귀한 황후의 배를 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산실청의 태의가 보낸것이었다.

웅성거리는 문무대신들을 뒤로하고 연성은 산실청이있는 황후의 궁으로 달렸다.

산실청엔 새생명의 울음소리가 아닌 제주인을 부르며 우는 궁녀들의 서글픈 울음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의관이 흐트러지는것도 모르고 달려온것이 무색하게 연성은 그 앞에서 멈춰섰다. 문을 열고 들어가 연성이 허락해야 할 것은 하나뿐이었다. 손이 귀한 황실에 두번째 황자였다.

함께 국정을 논하던 단정한 목소리가 떠올랐다.화로주변에 올망졸망 놓여있던 작은 귤들과 그 주인이 떠올랐다.그 다음엔 온통 파리한 몸에서 유일하게 혈색이 돌던 작은 손톱들이, 다시 다음엔 밤새 촛불에 그림자지던 긴 눈매, 촘촘하던 속눈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상념에 연성은 차라리 눈을 감았다. 오랜 시간을 살아온 태감이 연성을 재촉 하지 못하고 그저 허겁지겁 연성을 뒤쫓아온 시비들을 뒤로 물렸다.

기적처럼 새생명의 울음이 터진것은 그때였다.
웅성웅성 궁녀들이 제 주인을 기쁘게 부르는 소리에 연성은 그만 무릎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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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 그러하듯 궁에서 비밀이란 없었다. 허겁지겁 영무전을 달려나간 황제가 황후궁에서 주저 앉았다는 소문은 은밀하게 하지만 중요한 소식인만큼 빨리 퍼져나가 깊은 궁궐속에 숨죽이고 있던 한 음인의 귀에까지 들게 되었다. 2황자가 출생한지 아흐레 되던 날 알 수 없는 가마가 들어올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궐을 빠져나갔다. 한 지방관이 막대한 지참금의 음인을 처로 들이는 것은 그로부터 조금 더 지난 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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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한줌으로 산이 움직이듯 조금씩 움직이던 그 마음을 힘들게 안만큼 연성은  어린사랑이 마침내 끝났음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똑같이 어린 저의 그림자들 같았지만 가장 사랑 받는 황자는 황후를 위험하게했던 2황자 기진이었고 그보다 더 사랑받는 이는 생모인 황후였다.




...인데 사실은 매장소야말로  첫사랑 찐하게 실패하고 북연으로 도망치듯 자진해서 화친혼으로 온거 보고싶다.

공신이자 황제의 처남이었던 매석남과 기왕 소경우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뜻을 같이하는 친구였음. 기왕은 정생을 낳다 산고로 정비가 죽은 후 오랜동안 기왕비자리를 비워뒀는데 이는 아버지인 소선이 의도한 것이었음.  태자에 올리기는 할텐데 자신 역시 아직 젊으니 미리부터 유력가와 짝을지어 힘을 실어주지 않았던것. 최초에도 기왕비 자리가 너무 한미한 가문이 아니냔 소리가 나왔었지. 그런데 소선도 예상못한게 매석남의 집에 드나들면서 매석남의 늦둥이 금지옥엽인 매장소와 소경우가 서로 마음이 통하게 된거지.
매석남은 오래도록 후사가 없다가 마흔이 넘어서야 매장소를 얻었음. 기왕과는 14살 차이였음. 제 무릎에 앉혀 놀아주던 장소에 대한 소경우의 태도는 겉으로는 그저 친우의 아들을 대하는듯 했지만 그 속을 아는 이들은 기왕의 애끓는 마음을 모를 수 없었음. 혼기가 찬 17살부터 매장소에겐 혼담이 쏟아지듯 들어왔는데 이를 매석남은 장소의 병약함을 핑계로 다 물려냈음. 그리고 소경우는 소선이 다시 제 입맛대로 짝지어주는 혼사를 피해 해적이던.산적이던.적군이던 금릉에 발을 딛지 못하고 늘상 전장을 떠돌아 다녔음.
이는 매석남의 제안이었는데 어차피 시기가 문제이니 소경우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 맹세한다면 지금 당장 둘을 이어주기엔 매석남도 힘이 모자라지만 전장을 떠도는 황자와 몸이약한 아들의 혼사는 소선의 권력욕이 시들해질때까지 막아주겠단 거였지. 그랬는데 기왕이 어이없게 풍토병으로 객사를 하고만거지.

부고를 들은 매장소는 그날 제 별채 작은 연못에 몸을 던졌는데 정신을 차린 뒤 제손을 놓칠새라 움켜쥐고 통곡하는 어머니를 보고 마음을 돌리게 됨. 하지만 풀한포기,바람하나 소경우를 떠올리게 하는 그 어떤것도 견디기 힘들었던 장소는 때마침 북연에서 요청한 화친혼에 자원해서 양나라를 도망친거지.
연성에게 오래 된 정인이있던 그 정인이 궁궐에 한자리를 차지하고있던.그건 장소에게 중요한게 아니었음. 그냥 자기를 양나라에서 끌어내준 것만으로도 장소는 연성이 고마웠던 것.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고 갈라졌던 심장 붙여서 사는데  연성의 탄신일 축하사절로 이제 막 성인이 된,어린 장소가 처음 보았던 소경우를 빼어닮은 정생이 방문하게 됨. 그리고 소정생은 사실 안주인 없이 거친 기왕부에서 가끔 들렸던 유일하게 보드랍고 향기로운 7살 위의 매장소가 첫사랑이었던게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