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화후거 응삼
5-(6) (30편)
씻고나온 후거는 머리를 뽀송뽀송하게 말리고 나서 침대 위로 점프했어.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서 두꺼운 이불 꽉 끌어안고 멍 때리는 와중에 늦게 씻고 나온 건화가 한쪽 다리만 침대에 올리고 후거의 뺨과 살짝 벌어진 도톰한 입술에 쪽쪽 뽀뽀했어. 막 씻고나온 터라 입술이 축축했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살짝 상기된 뺨이나, 맨들한 코 끝, 턱에도 키스하더니 양쪽 눈꺼풀 위도 몇 번이나 입술을 내리자 결국 후거가 미간을 찌푸렸어.
“아이, 하지 마.”
귀찮아서 싫다는데도 건화는 멈출 생각이 없어. 자꾸만 여기저기 입술을 붙이곤 이마에도 쪽쪽했지. 끝내 후거가 그의 어깨를 밀어내자 씩 웃은 건화가 옆에 누워 협탁에 오른 휴대폰을 쥐었어. 귀찮은 뽀뽀공세가 사라지니 좀 편해져서 다시 멍때리다가 그것도 지겨워져서 침대 위를 데굴데굴 굴렀지. 당연히 옆에 앉은 건화에게 턱, 걸리고 끙 소리를 낸 후거가 건화 위를 올라타며 굴렀어.
“윽.”
등허리를 후거의 팔꿈치에 얻어맞은 건화가 신음해도 별 상관치 않는 후거는 건화 옆에 더 구를 자리가 없는 걸 보곤 그의 옆자리에 찰싹 달라붙어 고개를 들었지.
“나 살쪘어?”
“아니.”
웬 뜬금없는 살 이야기.
“나 살찐 거 같지 않아?”
“아니. 저번에도 물은 거 같은데 안 쪘어.”
휴대폰을 들고 있던 건화가 손을 내리며 고개를 돌려 후거와 눈을 마주쳤지. 후거는 그가 살찌지 않았다고 말을 해도 영 마음에 안 드는지 입술을 우물거려.
“아까 저녁 너무 많이 먹었나?”
“그게 보통이야. 네가 평소에 너무 적게 먹는 거고.”
“아닌데...”
살 안 쪘다는 이야기를 해줘도 믿지 못하는 후거는, 아까 낮에 명대가 했던 이야기가 마음에 걸리는지 자신의 배를 만지며 눈썹을 찌푸렸어. 기분 탓인가. 배 나온 건 아닌데.. 미간 좁힌 채로 천장을 노려보다가 침대가 너무 좁아서 다시 건화 위로 데굴데굴 굴러 넓은 쪽으로 옮긴 후, 입을 오리마냥 쭉 내밀고 옆에 누운 건화를 끌어안고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봤어.
“뭐해? 뭐해?”
게임이라도 하나 싶어 봤는데 주식 동향이야. 후거는 봐도 잘 모르는 그래프를 힐끗 보곤 금방 흥미가 떨어졌지. 시시해. 고개를 다시 내리고 건화가 입은 얇은 티셔츠 위로 척추 뼈를 손가락으로 그리다가 두 눈이 점점 무겁게 아래로 내려 앉아. 오늘 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졸릴까.
아직 열한시라 잘 때 아닌데.. 그래도 자꾸만 눈은 감기고 애써 떠 보려하지만 다시 아래로 내려가. 고개만 돌려 후거가 끔뻑끔뻑 대는 걸 쳐다보던 건화가 저기 위쪽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진 베개를 들어 후거의 머리 아래에 대어줬어.
“안 자...”
꼭 아빠가 졸면서 TV보니까 뉴스 끄지 말라고 말하는 것처럼, 신빙성 없는 이야기를 하는 후거가 귀여워서 천천히 아래로 감기는 눈가를 만지며 물었어.
“후거, 졸려?”
“아니...”
“졸면서 아니긴. 일찍 자자.”
“싫어...”
일찍 자면 손해 보는 기분이란 말이야. 덧붙여 나온 후거의 말에 작게 웃음을 터뜨린 건화는 자고 싶지 않다는 후거의 말과 반대로 이불마저 몸 위에 잘 덮어주고 불을 끈 후에 이불속에 손을 넣어 후거의 허리를 끌어안고 귓가에 속삭였어. 자자.
다음 날, 오전 수업은 없었지만 건화는 출근해야 하니 후거도 따라 깼어. 커피를 내리는 건화의 뒤에서 끌어안고 비비적대면서 졸린다고 칭얼거렸지. 그러자 건화가 손만 뒤로 뻗어 토닥여주며 좀 더 자라는데 그건 또 싫었어. 나름대로 배웅 해주려고 그런 건데, 배웅이라기엔 후거가 영 정신을 못 차려서 제대로 된 배웅이라고 하기에도 뭣했지. 거실 소파에 기대서 반은 잠들어있고 반은 깨어있는 상태로 옷 까지 다 갈아입고 출근을 하는 건화에겐 손만 흔들어 보이며 배웅하다가, 현관이 닫히자마자 그대로 까무룩 잠들어버렸어. 눈 떠보니 10시 30분이야. 그대로 멍하게 십 분간 앉아 있다가, 수업이 두시부터라 시간이 널널하게 남은 듯해서 운동이나 할까 싶어 위층에 올라갔다가, 러닝머신에서 10분도 못 뛰고 지겨워서 내려왔어. 아 내 배. 배 나오진 않았는데 뭔가 신경 쓰여. 운동을 해야겠는데... 운동 진짜 죽어도 싫지만... 뭔가 안 해선 안 될 것 같은 기분에 어기적어기적 밖으로 나갔어.
아파트 앞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거기서 조깅이라고 할 셈이었지. 아직 오전이라지만 날이 너무 더워서 세 바퀴 만에 지치는 것 같아. 잠깐 멈춰 서서 벤치에 앉아 손부채질을 하는데, 누군가 후거에게 말을 걸어 고개를 들어봤더니, 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누구세요?”
“학생 나 기억 못 해? 저번에 학생이 나한테 길 가르쳐줬는데.”
“....어..”
언제지? 내가 언제 길을... 곰곰이 생각해보는데 아. 명대. 명대 일이 있을 때 별장이니 어디니 거기 가려다가 아저씨 마주쳤지. 맞아. 그 때 아저씨 없었으면 자기도 꼼짝 없이 거기 별장에 가서 무슨 일을 당했을지 몰라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라 후거가 벌떡 일어나 인사했어. 어, 안녕하세요! 큰 인사에 조금 머뭇댄 아저씨도 금방 웃으며 후거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댔지. 저번에도 그러시더니 말이 많은 편인가봐. 이 근처에 사냐, 어디에 사냐, 운동하러 나온 거냐. 하나하나 성심성의껏 대답해준 후거는 근처에 있는 시장에 딸이 반찬가게를 한다는 이야기를 기억하곤 그에 대해 물었어.
“아저씨는 따님 반찬가게 찾으셨어요? 아. 당연한가.”
“찾았지. 학생 덕분에 쉽게 찾았어.”
“그런가.. 그 때 별로 한 게 없는 거 같은데.. 잘 됐네요.”
그 때 내가 못 찾아줬던 거 같은데. 뛰느라 땀냄새가 날 것 같아 아저씨에게서 조금 뒷걸음질 쳐 거리를 둔 후거가 빙긋 웃었어.
“그 때 저 큰 일 날 뻔 했는데 아저씨 길 찾아드리느라 시간 보내서 살았어요. 감사합니다.”
“큰 일?”
“네.. 그 말씀드리긴 좀 그렇고. 아, 근처에 시장 어디 있어요?”
근처에 백화점이랑 마트 밖에 못 봤는데. 후거가 시장에 대해 묻자 아저씨는 웃는 낯으로 다른 이야기를 꺼냈어.
“요새 날씨가 너무 더운데 밖에서 운동해?”
“네? 아.. 네. 집 런닝머신 있는데 창문만 보니까 지겹더라고요.”
“기계 위에서 뛰면 그렇지 뭐. 자주 밖에서 운동하나봐?”
“아니요.. 이번이 처음인데 앞으로 자주 운동하려고요.”
“잘됐네. 나도 마침 딸네 집으로 이사와서 이 근처에서 운동 자주하는데 오다가다 만나면 인사해요.”
“네. 네.”
인사하자는 말에 굳이 싫다고 할 필요는 없으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어. 그리고 너무 더워서 그냥 도로 집에 가려고 아저씨에게 간다고 인사하고 집에 들어가는데 맞아. 나 시장 묻는 거 깜빡했다. 곽건화한테 시장 구경시켜 주고 싶은데. 시장 가본 적이나 있을까? 근데 이런 부자 동네에도 시장이 있구나.
어쨌든 결국 운동 삼십분하고 지쳐서 샤워하고 나서 침대에 누웠어. 배터리가 간당간당한 휴대폰 충전기에 꽂아두고 눈만 끔뻑였지. 사실 이대로 잘려면 잘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지금 자면 2시 되서 일어날 것 같아서 참을래. 시간 보니까 11시 40분 쯤이니까 열두시 반 되면 학교 갈 준비해야지.. 그 사이 건화에게 점심 뭐 먹을 거냔 문자가 와서 뻥을 쳐서 보냈어. 사실 시리얼만 먹을 건데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잘 챙겨먹을거라 답장을 보냈는데 바로 건화에게도 답장이 왔어.
[거짓말 하지 말고 제대로 챙겨먹어.]
날 왜 이렇게 잘 알까. 거짓말인 거 어떻게 알았지? 흥. 휴대폰에 콧방귀를 껴주고 이불을 잔뜩 끌어안고 푸하! 크게 숨을 뱉었지. 왜 밥을 안 먹으면 배가 고픈걸까. 안 먹고 살고싶다.
***
한편 어제 저녁, 명대의 문자를 받고 동공 지진이 왔던 청명은 저녁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했어. 누나가 몸이 안 좋냐 물었지만 몸이 안 좋은 것도 아니고 독감도 완전히 나아 멀쩡하지만 그렇다고 아버지와 누나에게 명대가 연락을 안 해줘서 그런다고 말을 할 수 없는 노릇이지. 또 하나, 아직까진 명대의 문자 하나에 자기가 이렇게 동요한다는 걸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 하지만 청명이 그런 마음을 먹는 들, 언제나 본인의 마음과 현실이 일치 하진 않는 거지.
식사를 부리나케 끝내고 레스토랑에서 나온 청명은 바로 명대에게 전화를 걸었어. 혹시나 받지 않을까봐 초조한 마음에 담배를 끊은 지 이 년이 지났는데도 입술은 담배필터를 짓이기는 듯 꽉 닫혔지. 전화를 건지 삼십초가 지나고, 아. 안 받는 건가. 좌절 비슷한 감정이 청명을 내리 누를 때 쯤 툭, 하고 통화가 연결 되는 소리와 함께 낭창한 명대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닿았어.
-왜요?
멀뚱한 목소리에 솔직히 화부터 났지. 자기가 마음 졸인 것과 전혀 다르게 명대는 아무렇지도 않나봐. 대체 왜 연락을 안했는지. 왜 내 문자에 답장을 안 하다가 갑자기 독립 이야기를 꺼냈는지 묻고 싶었으나 언제나 그렇듯 청명은 모든 걸 내려두고 딴 소리를 했어.
"학교엔 왜 안 나왔어. 출석 중요한데."
청명이 명대가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에 걱정한 건 성적 따위가 아니라 어디가 아플까봐,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걱정이 되어 그런 거지만. 스스로 말을 뱉고도 후회한 청명은 벽에 등을 기대며 얼굴을 찌푸렸어. 역시나 명대에겐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지. 짧게 한숨 쉰 그가 덧붙여.
“아픈 거야?”
-안 아파요.
“그럼...”
본인이 이야기하고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청명은 혹여나 좀 전의 자신의 말에 명대가 상처받았을까 싶어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지.
-교수님은 지금 어딘데요. 집?
“아니. 아버지랑 누라랑 외식하러 나왔어. 넌?”
-집이예요.
목소리가 조금 툴툴 맞아. 틀림 없이 뭔가에 삐져있는 거지. 확실히 오늘 연락 안 한건 화가 나서 그런 게 분명해. 명치 쪽이 조금 답답하게 막혀있는 기분이 들어서 명치 위를 매만진 청명은 화난 게 있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야할지, 아니면 조금 부드럽게 간접적으로 물어야할지 고민 했어. 그 때 였지.
-교수님.
“그래.”
-저 안 보고 싶었어요?
오늘 저랑 하루 종일 연락 안 됐잖아요. 옆에서 후거가 보면 하루 종일 연락 안 한 티낸 다고 엄청 잔소리 했을 거야. 하지만 명대와 마찬가지로 연애에 둔한 청명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귀 끝을 붉혔어. 보고 싶었지. 엄청. 어엄청. 하지만 그 걸 입 밖에 말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닌데. 마음은 보고 싶었는데, 차마 입술 밖으로 보고 싶었다는 말이 안 나와. 청명이 머뭇대자 명대는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지. 어떻게든 답변을 들을 생각이었거든. 청명은 불안한 듯 레스토랑의 하얀 벽돌벽에 두꺼운 손을 올리곤 손가락을 가볍게 그 위로 두드렸어. 긴 속눈썹이 드리운 두 눈이 빠르게 깜빡였지. 명대가 재촉조차 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니까 마음이 더 급해. 결국. 눈을 질끈 감았다 뜬 청명은 커다란 짐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듯 대답했지.
“..보고 싶었어.”
-정말요?! 얼마나?!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후거가 봤다면, 등짝이라도 후려쳤을 거야. 그렇게 좋아하면 무용지물 아냐!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명대에겐 고청명이 보고 싶었다고 말한 게 더 중요했고 밀당의 위력을 깨달아서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었어. 휴대폰을 든 손가락이 근질근질해져.
-얼마나 보고싶었냐니까요!
“그걸 어떻게 설명해.”
-설명 못 할 정도로 엄청 보고싶었나봐요?!
그런 의미로 말 한 거 아닌데. 일단 명대에게는 청명이 무슨 말을 하던 하트색 필터에 걸려져서 들리나봐.
-그렇게 내가 보고 싶으면 진작에 연락하지 왜 아까 문자 하나만 달랑 보내요.
“전화도 안 받았잖아.”
-진작에 전화했어야지.
왜 더 빨리 전화 안 했냐고 투덜대는 명대의 목소리를 듣는데, 하루종일 불안하고 먹먹하고, 카페인 과다 섭취한 것처럼 제대로 집중도, 그렇다고 완전히 휴식할 수도 없는 그런 상태로 하루 내내 지속 됐던 청명은 그제야, 떽떽 대는 시끄러운 소리를 듣는데 그제야,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 하아아.. 휴대폰을 잠시 얼굴에서 떼고 깊게 숨을 토해낸 청명은 눈을 감고 다시 휴대폰을 귀에 댔어. 명대가 쫑알쫑알 이야기 하고 있었지.
-그래서 교수님 계속 그 집에서 살 거예요?
“뭐?”
-아니 뭐 나이도 서른인데.. 그리고 학교에서 집까지 거리도 너무 멀잖아요. 차타고 한 시간이나 걸리는데 안 불편해요? 피곤하잖아요.
“....”
-독립해도 될 거 같은데. 돈 없어서 그러는 것도 아닐 테고..
결국 이것저것 돌려 말하지만 빨리 독립 안하고 뭐 하냐는 이야기야. 산 하나를 넘으면 또 너머 산이 있고, 그 산을 넘으면 바다가 펼쳐진 것 같아. 하지만 아무리 명대가 그렇게 이야기한들 독립을 쉽게 할 수는 없는 거잖아. 집을 구하는 것도 그렇고 삼십년 넘게 가족들과 살아왔는데 결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나가서 산다는 건 좀 그래. 청명은 명대를 설득시키기 위해 꾹 다물고 있던 입술을 조금 벌렸을 때. 그 때 였어.
-교수님 나와서 살면 좋겠어요.
“그건..”
-아니면 나 교수님이랑 연락 안 해.
“...뭐?”
이게 무슨 억지야. 연락 하는 거랑 독립이랑 무슨 상관이야. 청명은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어 다시금 되물었어. 명대야. 뭐? 뭐라고?
-오늘 학교 안 간 거 교수님한테 삐져서 그런 거예요.
“....”
-근데 뭐. 교수님이 독립하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내가 독립을 안 한 게 왜 삐질 일이야?”
-몰라서 물어요? 저는 플라토닉 러브는 단어장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외우지도 않았어요. 무슨 의미인지도 몰라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청명은 눈을 크게 떴다 감으며 미간을 좁혔어.
“명대야 그래도 그건..”
-제가 교수님 누나나 나중에서 고르라는 것도 아니고 독립 하는 게 교수님한테 나쁜 건 아니잖아요.
“갑자기 독립 하는 게 쉽..”
누나 이야기에 뜨끔해서 어깨가 움찔거렸어. 동요하지 않은 척 꾸며내던 청명은 그의 말을 끊고 이어진 명대의 말에 더 이상 고민할 것도 없었지.
-그럼 우리 다음 데이트는 교수님 독립할 때 쯤 해요.
“할 게.”
명대의 억지에 넘어가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명대가 형님들과 누님에게 오냐오냐 자라서 철없는 부분도, 억지 부리는 부분도 있어서 그거 하나하나 다 받아주면 안 되는데. 분명 사귀기 전에는 관계의 주도권이 청명에게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주도는 무슨. 완벽히 명대의 손아귀에 들어 간 느낌이야.
-언제요?
크게 놀라지도 않고 도도하게 묻는 목소리에 청명은 결국 다리를 구부려 앉았어. 하. 앞날이 막막하다. 벌써부터 이렇게 휘둘리는데..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을 취소한다고 할 수도 없고. 명대 고집과 끈기를 생각하면 정말로 다음 데이트는 청명이 독립한 후가 될 수도 있겠지. 하긴.. 청명이 언제 명대를 이겨봤어. 늘 청명이 더 강하게 나가고 명대에게 이기는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봐서는 명대에게 완전히 패배했어. 좋아하지 않으려고 했고 그냥 어린애, 동생 그 이상으로 보지 않으려고 했지만, 안 됐지.
눈을 감은 그는 눈꺼풀 위를 매만지며 침을 꿀꺽 삼켜. 언제쯤이요? 다시 되묻는 명대의 말에 그가 쓰게 웃었지. 진짜 져도 어지간히 졌네.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떼쓰는 것 까지 귀여워 보이면.
***
갑자기 집을 사서 나가는 게 쉽지는 않지. 일단 아버지와 누나에게 따로 나가 살겠다는 말을 하는 것부터가 어려웠어. 청명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고 다시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미 식사가 끝난 아버지와 누나가 계산을 하고 있었어. 아버지는 청명의 등을 툭 치며 뭘 하기에 그리 전화를 오래 하느냐고 타박하셨고, 나가서 살겠다는 말을 1차로 실패했지.
차를 타고 집에 와서도 마찬가지였어. 아직 아홉시 밖에 안 됐는데 누나는 일 좀 봐야할 게 있다며 제일 먼저 방으로 들어갔고, 아버지도 피곤하다며 방으로 들어가셔서 결국 당일에는 말씀 드릴 수가 없었어. 그 와중에 명대는 청명에게 시도 때도 없이 메시지를 보냈지.
[방 몇 칸으로 살 거예요?]
[난 침실 엄청 크면 좋겠다. 요즘 킹사이즈보다 더 큰 침대도 있잖아요.]
[아, 물침대가 그렇게 좋대요.]
[인테리어 할 때 나도 가보면 안 돼요?]
[집구하러 갈 때 나도 볼래요.]
[사는 김에 그냥 큰 집 사요. 그래야 나중에 신혼집 차릴 때 편할 것 같은데]
리스트를 죽 내리는데 최근으로 갈수록 가관이야. 명대는 청명의 집이 아니라 아예 청명과 자신의 집이라고 생각하는 듯 자기가 원하는 가구, 색상, 배치도 까지 이야기 하고 있었지. 신혼집 이야기에 굳은 표정을 한 청명은 천천히 답장을 써내려 갔어.
[신혼 이야기는 아직 한참..]
여기 까지 쓰려다가 다시 지웠지. 뭐라고 답장해야 하지. 명대가 너무 설레발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누나 말대로 청명이 그렇게 피해 다니던 명대와 결국 사귀게 됐고, 그 감정에서 결혼에 대한 마음이 한 톨도 없다고 할 수는 없어. 하지만 그건 명대가 대학을 졸업 했을 때 이야기고. 대학 다니는 새파랗게 어린 학생과 어떻게 결혼을 해. 그러니 최소한 삼년은 더 남은 일인데 벌써부터 결혼에 신혼이라니.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속상해 하는 일 없었으면 좋겠는데.
마른세수를 한 그는 답장을 포기하고 명대에게 전화를 걸었어. 이번에는 바로 받았지. 세 번 정도 신호가 가자마자 연결되는 전화에 청명의 마음도 한시름 덜었어. 그냥.. 괜히 오늘 낮의 일 때문에 괜히 긴장이 돼서...
전화를 받은 명대는 여전히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집에 대해 떠들어 댔고 청명은 그냥 듣기만 했어. 햇빛 많이 들어오는 게 좋다. 우리 집은 주택이니까 아파트에서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생각해봤는데 지금은 작은 집 구하고 나중에 새집 사는 게 좋은 거 같다. 살다보면 질릴 수 있으니까. 뭐 그런.. 집이 아니라 새 옷 사듯이 말을 해. 거기에 하나하나 지적해봤자 본인의 기운만 빠지니 청명도 그냥 그래. 그래. 하고 대꾸만 했지. 별 이야기도 안 했는데 삼십분이 훌쩍 지나가고. 일단은 씻어야할 것 같아 전화를 끊었어. 애교가 잔뜩 담긴 명대의 끝인사에 달아오른 얼굴은 세면대의 차가운 물이 식혀줬지.
다음 날. 자면서도 명대의 성화에 시달리는 꿈을 꾼 청명은 아침 식사 시간에 독립한다는 통보를 했어. 누나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봤지. 아버지는 별 반응이 없으셨는데 누나가 더 놀랐어.
“갑자기 왜 나가 살아?”
“..요즘 학교 일이 바빠서. 집이랑 거리도 멀고..”
“지금보다 더 바빴었을 때도 잘 다녔으면서?”
“그냥 그렇네..”
영 거짓말엔 소질이 없어. 청명이 대충 얼버무리자 누나의 눈빛이 달라졌지. 뭘 의미하는 지 알 것 같아 젓가락질만 반찬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다가, 영 안 먹히는 것 같아 물을 꼴깍이던 때였어. 침묵하고 계시던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지.
“한 번쯤 나가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금운이 너도 한 사년 혼자 살다 집에 들어왔잖아. 혼자 살면서 배우는 것도 있어.”
“그 때야 유학 간다고 그랬죠. 청명이 너 정말 거리가 멀어서 나가려는 거 맞아?”
“...맞아.”
눈을 못 마주치고 피하는 게 정말 그 이유가 아닌 걸로 보였어. 누가 봐도 다른 이유가 있어보였지. 금운의 생각으론 90% 정도 명대가 관여 된 거 아닐까 싶었는데. 뭐.. 자기가 이미 명대와 만나는 것 까진 관여 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니 거기다 대고 한 소리 할 수는 없지.
“하.. 그래. 아버지도 괜찮으시다는데 너 알아서 해. 집은 어떻게 구하려고.”
“내가 찾아볼 게.”
“네가?”
금운은 독립하겠다는 말 보다 더 충격 적인 소리를 들은 표정으로 청명을 봐. 공부나 몸 쓰는 거 외에는 다 젬병인 애가.. 생활력은 0에 수렴하는 제 동생이 무슨 수로 최적의 집을 찾아. 아무리 중개인을 소개 시켜준대도..
“쓸 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내가 찾아줄게.”
“..그..”
“너 혼자 집구하는 건 못 믿어. 가정부 아주머니도 내가 구해줄게. 너 밥도 할 줄 모르잖아.”
명대랑 같이 보기로 했는데. 그 말은 할 수 없으니 청명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아무 말도 못하다가, 그냥 고개를 끄덕였어. 명대가 또 찡찡 대겠네..
어젯밤에 건화가랑 같이 욕조에 들어가서 거품 목욕 하다가... 하다가... 또 그렇지 뭐.. 또 했지 뭐... 분명 후거는 곽건화가 같이 씻자는 말에 가는 눈으로 뜨고 나 건드릴 거야? 건드릴 거야? 하고 물었어. 그러니까 건화가 정색하면서 절대 안 건드린다고 약속했는데. 대체 이 인간은 거짓말을 안 한 적이 있어? 있나? 없는 거 같은데요??
처음에는 거품 잔뜩 올려서 따뜻한 물에 후거가도 기분이 좋아서 건화의 어깨에 턱을 올리고 갸르릉 댔어. 건화가 그걸 보고 고양이 같다고 하며 귓불을 깨물었는데. 거기까지야 후거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 애초에 곽건화가 정말 티끌 하나 건드리지 않을 거란 생각이 없었거든. 자기도 양심이 있는데 주말에 그 지경을 만들어놓고 벌써 날 건드리진 않겠지. 하지만.. 곽건화는 양심이 없는 남자였어. 후거의 코 끝에 동그랗게 거품을 올리더니, 물에 젖은 뺨을 핥고 키스했지. 커다란 손은 어깨에서 팔로 내려가며, 미끈하게 빛나는 가슴으로 향했어. 그리고..... 그리고 그렇게 욕실에서 한 번 하고, 침실에서 한 번 하고.. 결국 늦잠 자서 둘 다 급하게 출근과 등교를 해야 했어. 덕분에 오늘 후거의 자신감은 최하로 떨어졌지.
“오늘 컨셉은 패션피플이냐?”
여자 친구와 나란히 학교에 도착한 진위는 후거의 상의가 핑크색에, 바지는 눈부실 정도로 파란 청바지에 백팩은 빨간색인 걸 보곤 후거가 손을 흔들어도 아는 척을 하지 않았어. 여자친구가 진위야 쟤 후거가 아냐? 하고 물어도 몰라. 쟤 누군데? 모르니까 말 걸지 마. 하고 외면했지. 덕분에 화난 후거가 진위에게 헤드락을 걸고 괴롭혔어. 여자친구가 강의실로 들어가고 난 뒤에야 진위가 처음으로 후거에게 말을 걸었는데, 그게 저 말이었어. 패션 피플.
“오늘 내가 좀 멋지긴 하지..”
“너무 멋져서 너랑 같이 다니면 내가 비교 될 것 같아서 오늘만 아는 척 안 해도 될까.”
“아니.”
진위의 말에 너무나도 큰 진심이 담겨 있어서, 후거는 가볍게 거절했어. 그에 진위가 좌절했지. 야. 내 옆에 앉지마. 닥쳐. 나도 나 이상한 거 알거든.
솔직히 오늘 안 나오고 싶었는데 아저씨 때문에 억지로 나왔어. 아 씨. 이게 뭐야. 급하게 일어나서 씻는 것도 엄청 빨리 씻고 나와서 드레스룸에서 아무거나 잡히는 대로 입고 나왔더니 이 모양이야. 아니 중요한건 곽건화는 내 꼴을 봤으면 옷 갈아입으라고 하던가. 자기는 멀끔하게 입어놓고 왜 내가 이 꼴인 거 보고 아무 말도 안 해? 왜? 이렇게 입어도 멋있어서? 헐. 그런가봐. 누가 후거의 머리를 들여다보면 혀를 찰 생각을 하며 최대한 바닥까지 내려앉은 자신감을 좀 끌어올리려고 하다가 교수님이 들어오셔서 수업에 집중했어. 일단 앉아있으면 조합이 안보이니까 좀 나은 것 같아.
진위가 후거의 패션 가지고 너무 태클을 걸어서 짜증나서 하루 종일 위진위 옆에 붙어 있으려 했는데 오늘은 감히 학교에 행차하신 명대님이 나타나셔서 불가능했지. 진위는 명대를 보자마자 안녕! 하고 인사하더니 쌩 하니 가버렸고 명대는 기분 좋게 후거를 부르며 다가오다가 3m 앞에서 멈춰섰어.
“너 가출했어?”
“뭐?”
“꼴이 왜 그러냐?”
“나 잡지에 나가도 될 거 같지. 스트릿 패션.”
“그 잡지로 때리고 싶다.”
“아씨..”
좀 맞장구 좀 쳐주면 덧나냐. 명대를 째려 본 후거는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며 발길을 돌렸어. 야. 어디 가? 점심 먹으러 안 가?
“옷 사러.”
“왜, 옷 예쁜데.”
“거짓말.”
“맞아. 거짓말이야.”
얘가 진짜 사람 화 돋구는 데엔 진짜 재주 있어. 더 화낼 기력도 없어서 명대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옷가게가 많은 북문 쪽으로 걷는데 명대가 자꾸 뒤따라와. 얘 데리고 옷 가게 가면 수업 시작하기 전은 무슨, 끝나고도 옷 못 고를 것 같아서 후거가 멈춰 섰지.
“왜?”
“야. 내 이야기 좀 들어봐.”
“안 들어. 나 옷 사러갈 거야.”
“가면서 들어.”
“빨리 해. 빨리.”
얠 떨어뜨리고 갈 자신이 없으니 그냥 뒤따라 붙여야지. 명대는 바로 후거의 옆에 붙어 쫑알대기 시작해.
“어제 고청명이랑 통화했거든.”
“그새를 못 참고!”
“그거 참는 거 진짜 쉬운 거 아니거든?”
“하여튼. 뭐?”
“아니 내가 고청명한테 독립해서 혼자 살라고 했거든.”
“왜?”
“예비 시아버지랑 시누이 있는 집에서 어떻게 섹스를 해?”
“아, 미친...”
나 막 이상한 소리 들은 것 같아. 후거가 경악스런 표정을 하며 귀를 막자, 명대는 지도 할 거 다 했으면서 왜 순수한 척 하나며 후거의 어깨를 붙잡았어.
“우리 집에서도 당연히 못 할 거고. 난 고청명과의 처음을 호텔에서 하기 싫단 말이야.”
“너의 그.. 그.. 그거에 대해서 저는.. 전혀 듣고 싶지 않고요..”
“그래서 고청명이 독립하는 게 빠르겠더라고. 우리 형이랑 누나는 절대 안 시켜줄 걸. 심지어 내가 자취하겠다고 하면 형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나한테 막 사람 붙일 거야.”
“니네 형들 되게 무섭다.. 그래서 저번에 나보고 빨리 가라고 한 거야?”
명대의 입에서 나온 적나라한 단어에 눈을 크게 뜨고 찌푸린 후거는 바로 형의 이야기에 진지한 얼굴을 하며 입술을 다물었어. 형들 진짜 무섭다. 후거가 정말로 정색하고 무서워하자, 명대는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고민했지. 아니. 너 보고 가라고 한 건, 그 이유가 아니야. 진짜 무서운 건 형들이 널 보고 어떤 반응을 할 까. 그거지. 하지만 말해줘봤자 후거가 이해할 것 같지도 않아서 그냥 고개를 저었어.
“하여튼. 완전 부럽지.”
“별로요.”
“너네 집 보다 더 좋은 집구할 거야.”
“교수님 혼자 사는 집인데 우리 집보다 더 클 필요가 있어?”
우리 집도 둘이 살기엔 엄청 큰데.
지갑 속에 카드를 확인하고 말하는데, 명대는 어깨를 으쓱거려.
“너 거울 방이라고 들어봤어?”
“그게 뭔데. 거울 큰 거 있어?”
“거기서 하면 장난 아니래.”
“...뭘 해?”
설마.. 후거가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명대는 기밀을 말하는 듯 손으로 입술 옆을 가리며 작게 말해.
“당연히 그걸 하지.”
“....그래서 교수님 집에 거울 방 만들겠다고?”
“역시 못하게 하겠지?”
“너랑 말 안 해.”
사색이 된 후거가 고개를 도리질 치다가 이내 뛰었어. 아 미친. 변태 명대 새끼한테서 도망쳐야해. 곽건화 수준의 변태가 주변에 하나 더 있었다니. 근데 몸 쓰는 거에 있어선 명대가 후거보다 한수 위였어. 뒤따라 뛰었는데 오히려 후거를 앞서나가며 옆에서 계속 말을 거는 거야.
“네 남편한테도 말해줄까?”
“닥쳐!”
“물침대가 그렇게 좋대!”
“시끄럽다니까!!”
곽건화가 명대에게서 새로운 신문물을 접하게 될까봐 소름이 끼쳐. 그냥 그거만 해도 몸이 괴로운데 거, 거울.. 물...물침... 돌았나봐. 제정신 아니야.
체력 때문에 내내 뛰진 못하고 중간에서 부턴 빠르게 걸으며 명대를 피해 다니다보니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각에 옷 가게에 도착했어. 역시나 명대가 후거가 고르는 옷 마다 훈수를 둬서 후거의 입이 삐죽 나와. 조용히 혼자서 고르고 싶은데.. 명대는 자꾸 이것저것 후거에게 옷을 대어봤지.
“아, 옷걸이가 영...”
영 안 좋다고 말하려던 명대는, 가게의 거울이 붙어있는 기둥 속에 비치는 후거와 제 얼굴을 보곤 말을 말았어. 아. 아무리 객관적으로 보려고 해도 너무 똑같이 생겼잖아. 이 상태에서 후거의 얼굴을 욕했다간 누워서 침 뱉기라 안하는 게 맞아. 어쨌든 안 어울리는 건 사실이라 들고 있는 옷을 원래 옷걸이에 꽂는데 바지를 티셔츠 옷걸이에, 티셔츠는 외투 있는 옷걸이에 걸어버리곤 다른 옷을 고른다며 반대편으로 갔지. 그 꼴을 못 보는 후거만 극혐하며 명대가 대충 꽂은 옷을 제대로 원상태로 복귀시켰어. 명대 이 자식 때문에 일만 두 배잖아. 뒤통수라도 후려치려고 하는데 명대가 전화를 하고 있어서 참고 옷을 고르던 때였어. 전화 통화를 끝낸 명대가 후거의 어깨를 치며 말했지.
“나 교수님 보러 간다. 안녕.”
“뭐어?”
“교수님 수업 오늘 끝났어. 데이트할 거야.”
후거가 뭐라고 더 말하기도 전에 잔뜩 들뜬 명대가 빠른 속도로 가게를 나가버렸고, 후거는 혼이 빠진 것 같은 정신을 겨우 차리고 문득 든 생각에 고개를 갸웃했지.
“근데 쟤 수업 안 들어?”
아무리 고교수님이라도 명대를 한 달 이상 꼬박꼬박 수업 듣게는 못하는 구나. 역시.. 괜히 경제과 노답이 아니었어.
내아내ㅠㅠㅠㅠㅠㅠ선설리ㅠㅠㅠㅠ
허미 시펄 세상에...?이게 꿈인가...?
시엔셩 오늘 아침에도 눈뜨자마자 전편들을 읽었어요 이러케 반가울수가ㅜㅜㅜㅜㅜㅜ
헐...센세..와줬구나...이리와...지하실 가야지..요번에 업그레이드해서 뷔페도 있어...
아니 시엔셩 왜 이제 와써ㅜㅜㅜㅜ - dc App
?! 시엔셩!!!!!!!!!!!!!!!!!!!!!!!!!!!!
시엔셩 저 지금 턱 n개 됐어요 함박웃음 짓고있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센세 돌아왔어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이럴수가.. 시엔셩이 미국에서 돌아왓어ㅠㅠㅠ
하 이따 각잡고 읽어야지 끼약 좆나 좋아ㅏㅏㅏㅏㅏㅏ
헐ㅠㅠㅠㅠㅠㅠㅠ
유후!! 내아내가 돌아왔다ㅠㅠ
내 시엔셩 미국 안갔어!!!!!
아니 내시엔셩???????? ㄹㅇ??????????????????????????병병이 꿍꾸는건가??????????????????????????????????
이게모지??????????????????????????????????????????????ㅁㅊ 병병이 눈 계쏙 비벼봐도 꿈아니야 쉬바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ㅠㅠㅠㅠ안오는줄 알았잖아 지하실 리모델링 해줄께 가지마
시엔셩 이게 꿈이 아니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