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그린 인물은 실제 역사속 사마의가 아닌 아예 별개의 가공캐릭터라고 충분히 인지하고 보면




지음이라 불렸던 제갈량과의 싸움이 끝나고 살기위해 시체처럼 엎드리고 십몇년을 지내다가




가문과 자손들을 위해 악마가 되는것도 받아들이고 피의숙청 시작하면서 주변인들이 다들 실망해서 떠나거나 권력싸움에 휘말려 죽고 죽이고 희생되고 하는데




정작 지키려고 했던 자식들 중 하나가 알고보니 자신이 평생 억눌러온 욕망을 억제하지 않은 거울같은 싸패새끼임을 알고 멘탈 완전 박살 나고




평생 뒷바라지 해주고 시중들어준 충직한 후길이 색시 될뻔한 사람도 그 싸패새끼 때매 허무하게 죽고




내가 보기에 거북이는 권력과 난세의 소용돌이 속에 내던져진 쓰마이의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남은 마음을 상징하는 장치에 해당한다고 생각했음.




자기 여자를 살해당하고도 쓰마이가 복수조차 해주지 않아 후길게이도 완전 멘탈이 나감 + 가문과 자식들을 지키려 흑화하고 숙청맨으로 변해버린 쓰마이의 모습을 보고 실망해서 거북이탕 어그로 끌어서 쓰마이랑 흙밭구르기 개초딩 주먹 싸움 한판 함




근데 여기서부터 진짜 슬프고 드라마 감독 칭찬하고 싶더라. 솔직히 중드 작품별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허세+중뽕 곁들인게 대부분인데




이 드라마는 시즌1부터 시즌2 마지막까지 비록 드라마에서 거의 새롭게 창조된 가공캐릭터라곤 해도 낙천적이고 인의를 중히여기고 자비심이 있는 휴머니즘적인 태생적 성정의 주인공이 난세의 폭풍과 죽이지 않으면 죽는 권력다툼 속에 어떻게 마모되어 가는지를 보여주려는 묘사를 하려 한거 같다.




그래서 후길과 쓰마이가 한바탕 개초딩 주먹싸움 한 뒤에는 거북이가 살아있는걸 알고, 갑자기 젊었을 때의 쓰마이 발성이 잠깐 나오는데


내가보기엔 후길과 한바탕하고나서 거북이를 다시 찾은후부터 쓰마이는 자신의 정적들과 무고한 이들을 같이 숙청해온 것들 돌아보며, 권력과 난세의 구렁텅이 속에서 물들기 전의 자신의 모습을 죽기전에 조금이나마 찾아가는 걸 하게 된 것 같음.




후길게이는 여기서 죽은 소원이의 위패라도 놓고 혼례라도 치르겠다 하는데 


내가 진짜 평생 사극보면서 울어본거 어릴때 대장금때 장금이 돌봐주던 상궁 죽을때 울던거 빼곤 없었는데




쓰마이도 자기가 아직 권력암귀가 되기 전이던 때 같이 있어준 장춘화의 위패를 가지고 혼례식 치뤄주는데


평생 미련하게 열심히 일만하며 지낸거 치고는 너무 짠해서 왈칵 하게 되더라. 쓰마이도 자기가 막지못한 소원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 후길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으로 울먹이고 


한동한 피냄새와 사람을 계속 죽여온 인간백정같은 아수라에서 벗어나 출사하기 이전 조용히 가족들과 지내던 시절을 떠올리는것 같아서 짠했다. 




사마씨가 통일을 했어도 몇십년 가지못하고 다시 5호16국으로 침략당하고 쪼개지는 난세가 수백년 계속되어 대업이란것도 부질없지만,


쓰마이는 그저 난세와 피바람 폭풍 속에서 자신과 자기 식솔들을 지키며 살아남고 싶었을 뿐이지만, 타고난 지략과 능력이 발현되며 점점 공허했던 야심이 점차 생겨나고 그걸 스스로 억누르며 평생을 보내왔는데


쓰마이가 거북이를 계속 잡아두고 놓아주지 않는게 세상속에 붙잡힌 쓰마이 자신을 표현하는거 같더라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거북이를 방생해주는데 자의든 타의든 권력에 매몰된 살육귀+가문의 번영만을 생각하는 괴물이 아니라, 죽기전에 가까스로 최소한의 인간으로서의 무언가를 되찾는데 그게 후길과 소원의 혼례 사회늘 봐주고 위로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함.




즉 거북이를 방생한다는건 죽기직전에 인간적인 면을 일부나마 되찾고, 목숨이 다함으로서 겨우 그 피비린내나는 난세와 혼탁한 세상에서 해방됐다는 것을 은유한다고 생각함.






물론 역사속의 실제 사마의란 인물은 그것과는 좀 다른 삶을 살았고 그저 냉정한 지략가+권력자였지만




드라마 자체의 창작과 캐릭터 묘사, 연출은 아주 좋았고 마지막에는 슬프기까지 했다.


중뽕 국뽕 다 빼고 우리나라에 이런 섬세한 묘사가 들어있는 사극이 있었나 하면.. 내생각엔 정도전이랑 뿌리깊은나무 정도가 그나마 비슷한 레벨인듯




아무튼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