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워터파크·테마파크 개장 못하고 200여 상가도 비어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부산 해운대구의 101층 마천루 엘시티. 원래 이름은 ‘해운대관광리조트’였습니다. 민간사업자는 ‘4계절 체류형 관광단지’라는 청사진을 제시해 건축허가를 받습니다. 부산시는 토지 수용은 물론 도시계획·건축물 높이 변경 같은 특혜를 제공합니다.

2019년 준공된 엘시티는 현재 어떤 모습일까요. 엘시티의 ‘명분’인 ‘관광시설’은 아직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200여 상가 중 상당수도 비어 있습니다. 국제신문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부산시는 2006년 11월 옛 극동호텔과 국방부 소유 토지를 ‘해운대관광리조트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합니다. 민간사업인데도 ‘공공 개발’로 포장해 민간 소유 주택과 토지를 수용해 민간사업자의 수고를 덜어줍니다.


원래 엘시티 토지용도는 아파트 건립이 불가능한 ‘중심지 미관지구’였습니다. 부산시는 민간시행사인 ‘트리플스퀘어 컨소시엄(현 엘시티PFV)’의 요청에 따라 ‘주거시설’이 가능한 일반미관지구로 바꿔줍니다.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엘시티가 ‘특혜’ 논란에 시달린 이유입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 “엘시티 자체가 불법적이고, 탈법적이고, 특혜인 건물인데 그나마 관광객이나 외지인들을 유치할 수 있는 레지던스마저 그렇게(주거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건 정말로 본말이 전도된(것이다). 부산시하고 해운대구가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현재 엘시티 입주시설은 주거시설(882세대)과 관광·지원시설으로 나뉩니다. 지상 22층부터 94층은 생활형숙박시설로 불리는 레지던스 호텔로 운영 중입니다. 이 중 상당수는 숙박용이 아닌 주거용으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달에는 엘시티 실거주 입주민들이 공용 로비에 있던 안내데스크 같은 접객 시설물을 폐쇄해 달라는 ‘공용부분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법원이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주)그랜드엘시티레지던스 송민관 부장]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서 3층에 설치했던 접객대 시설을 사용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층 주차장 작은 공간에서 접객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으려고 저희 쪽에서 ‘방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을 해놓은 상태고요.”

[해운대구 김관욱 건축과장] “(레지던스를 실거주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는) 단속 부서가 있지만, 레지던스를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는 유예기간이 2023년 10월 14일까지거든요. 그때까지는 (국토부가) 단속을 유예했기 때문에….”

시행사인 엘시티PFV 측이 약속했던 워터파크·테마파크·메디컬 스파 같은 관광 콘셉트 시설은 아직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원래 2019년 말 개장 예정이었는데 2년 넘게 개장 소식이 없습니다. 지상 4~6층에 위치한 워터파크는 올해 7월 중순 오픈하려다 연기했습니다.

[엘시티PFV 관계자] “(워터파크) 시설은 다 완공이 돼 있고요. 안전 점검까지 다 받아놨습니다. (콘셉트 시설) 전체적인 면적으로 따지면 60% 이상 (시설공사를)완료 했거든요. (남은) 40%에 대해서는 어떤 콘텐츠를 넣을 것인지 계속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관광시설 개장이 미뤄지자 부산도시공사는 2020년 엘시티PFV에게 약 140억 원의 이행보증금을 물리기도 했는데요. 재판부는 최근 부산도시공사의 이행보증금 몰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 “워터파크 개장은 엘시티 측과 매수자 간 잔금 문제로 2개월 연장된 상황입니다. 시행사 측에 지속적으로 협약 이행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상가 시설을 찾는 발길도 뜸합니다. 지상 1~3층 ‘엘시티 더몰’ 267개 상가는 부동산 사무소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어 있습니다. 일부 에스컬레이터는 작동조차 멈춘 상태. 시민사회는 ”엘시티가 관광단지가 아닌 주거단지로 전락했다“고 비판합니다.

[부산경남미래정책 정춘희 대표] “상가를 분양받고 입점했을 때는 (관광시설 개장) 약속 이행이 된다고 생각하고 돌아왔을 거 아니에요. 분양받은 소유주들도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사업 내용의 정식 명칭은 ‘4계절 집적 관광시설’이잖아요. 아파트와 생활 숙박시설만 남아서 되겠습니까.”